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작문써클선생님들께] -우리 말 공부, 난제를 풀며 공부해야...
2017년 06월 01일 23시 32분  조회:2897  추천:0  작성자: 죽림
음성인식 어려운 우리말…
세종대왕은 왜 ‘쌍리을’ 안 만들었을까
(ZOGLO) 2017년5월27일 
['AI 4총사' 써 봤더니...] 수많은 예외적 발음, 디지털 음성인식 난제


#1
L-R에 뜻 구별되는 영어와 달리
‘ㄹ’ 발음 따라 의미 다른 한국어 없어
굳이 쌍리을 만들지 않았던 것
#2
“들리는 대로 사전 찾으면 없어”
외국인들 어려워하는 발음 규칙
AI도 곤란해하긴 마찬가지

한국인은 영어 L 소리와 R 소리를 분명히 구분해 인식하고 발음하지만 한글은 이를 구분하지 않고 ‘ㄹ’ 하나로 표기한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면서 각각의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를 따로 만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국 여행 중 옷을 한 벌 사러 쇼핑센터에 들른 정모(44)씨는 점원에게 “라지 사이즈”를 달라고 말했다가 말이 안 통해 당황했다. 그래도 대학을 졸업했는데 ‘라지(Large)’에서 막히다니? 정씨는 그러나 곧 자신이 ‘Rarge’에 가깝게 발음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한국인이 L 소리와 R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명확히 구분하고 발음할 줄 알지만, 한국 말에서 L 소리는 받침(종성)에서만, R에 가까운 소리는 초성에서만 나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두 발음을 혼동하는 것이다. 

리을 발음의 저 복잡다양함

만약 세종대왕이 ‘나랏말씀이 영국과 다를 백성마저 딱하게 여겨” 한글 창제시 L 소리를 표현할 글자를 하나 더 만드셨다면 어땠을까. 가령 ‘ㄹ’에 가획한 어떤 글자나 쌍리을(ㄹㄹ) 같은 것으로 L 소리를 표기했다면? ‘Large’를 ‘ㄹ라지’로 쓴다면 정씨처럼 무의식적으로 R 발음을 하는 실수는 줄지 않았을까. Hotel을 ‘호텔ㄹ’로 쓰고, Paper는 ‘페이펄’로 쓴다면 종성의 L과 R을 정확히 발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종대왕은 쌍리을을 만들지 않으셨다. 수백년 전 컴퓨터 키보드와 휴대폰 문자판을 예상하고 한글을 만드셨다는 (소문이 있는) 세종대왕이, 도대체, 왜? 

한글은 표음문자다. 28자만으로 매우 다양한 소리를 표기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상 우리나라 말은 표기와 발음 사이의 괴리가 매우 크다. ‘ㄹ’만 놓고 얼마나 다양한 발음이 나는지 보자. 우선 ‘ㄴ’ 받침 뒤에 ‘ㄹ’이 올 경우 두 가지 발음규칙이 있다. ‘난로[날로]’처럼 ‘ㄹ-ㄹ’로 발음하는 유음화와, ‘생산량[생산냥]’처럼 ‘ㄴ-ㄴ’으로 발음하는 비음화다. 받침 ‘ㄹ’ 뒤에 ‘ㅂ, ㄷ, ㅅ, ㅈ, ㄱ’가 이어질 때에는 ‘물고기[물꼬기]’처럼 된소리로 바뀔 때도 있고, ‘불고기[불고기]’처럼 안 바뀔 때도 있는데 어떤 경우에 된소리가 되는지 규칙이 없다. 한국어 음성학 전공인 김종덕 박사(전 도쿄외대 부교수)는 “‘ㄹ’ 뒤에 ‘ㅅ’이 오는 경우 90% 정도가 된소리로 발음한다는 경향은 있지만, 어떤 조건에서 된소리가 나는지 규칙을 찾기 어렵고 사전을 통해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며 “한국어에서 가장 발음법칙이 복잡하고 어려운 글자가 리을”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끝이라면 좋겠다. 벌써 머리가 아프면 이 단락은 읽지 말고 건너뛰자. ‘서울역[서울력]’, ‘알약[알략]’처럼 ‘ㄹ’ 뒤에 모음이 이어지는 단어에서 ‘ㄴ’이 첨가돼 다시 ‘ㄹ’로 발음이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규칙을 찾기 어렵다. 예외 없이 적용되는 보편 발음규칙도 있는데 ▦‘칼날[칼랄]’ ‘달나라[달라라]’처럼 늘 ‘ㄹ-ㄹ’로 발음(받침 ‘ㄹ’ 뒤에 초성 ‘ㄴ’이 올 경우)하거나 ▦’심리[심니]’ ‘종로[종노]’처럼 ‘ㄹ’을 늘 ‘ㄴ’으로 발음하거나(‘ㅁ, ㅇ’ 받침 뒤에서) ▦‘합리[함니]’ ‘석류[성뉴]’처럼 받침과 ‘ㄹ’이 함께 비음(‘ㅁ-ㄴ’, ‘ㅇ-ㄴ’)으로 바뀌는 경우(‘ㅂ, ㄷ, ㅅ, ㅈ, ㄱ’ 받침 뒤에서)가 그렇다. 

발음대로 쓰지 않는 한국어

이쯤 되면 단지 한글에 쌍리을 없는 게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한국어가 과연 표음문자가 맞기나 한 건지 의심스럽다. 아이나 외국인이 처음 한글을 배울 때 어려운 점이 이 대목이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인 학생 쥐이신(鞠鑫)씨는 “처음 한국어를 배울 때 받아쓰기 시험을 치면 늘 틀렸다. 발음 나는 대로 쓰면 맞춤법에 맞지 않았다”고 말한다. 듣기만 해서는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기도 쉽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인다. “한국인과 대화를 하거나 드라마를 볼 때 모르는 단어가 들리면 사전을 찾고 싶은데 받침으로 뭘 쓰는지를 알 수가 없어요. 예를 들어 ‘혁명’이라는 단어를 찾아야 할 때 ‘형명’ ‘현명’ 등으로 들려서 이런 단어를 찾으면 사전에는 안 나오는 식이죠.” 그는 “특히 겹받침을 쓰는 단어가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같은 과 석사과정 중인 일본 학생 니시오카 리나(西罔莉菜)씨도 같은 이유로 “사람 이름이나 지명처럼 처음 듣는 고유명사를 가장 알아듣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을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글이 표음문자인데도 발음과 표기 사이의 차이가 상당해 배우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일어와 비교하면 갑자기 한국어를 배운 게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일어에서 다리(橋)는 ‘하시’로 읽고 ‘はし’로 쓴다. 새 다리(新橋)는 ‘신바시’로 읽는데 표기 역시 발음 그대로 ‘しんばし’로 쓴다. 소리 나는 대로 쓰고 쓴 대로 읽으니 복잡한 발음법칙과 맞춤법 문제가 없다. 한국어에서도 ‘끄치’ ‘끈나다’ ‘끄테’처럼 소리 나는 대로 쓴다면 아이들은 쉽게 받아쓰기 100점을 맞을 것이다. 

바쁘면 이 단락도 건너뛰어도 된다. ‘끝이’ ‘끝나다’ ‘끝에’를 표기법에 맞다고 하는 것은 한국어가 형태소(의미를 가진 최소 단위)를 유지해 표기하는 원칙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뿌리는 음소 개념을 발견하고도 초성-중성-종성을 모아 한 음절로 표기하는 모아쓰기 원칙을 정립한 세종대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어는 음소글자가 아닌 음절글자(한 음절이 한 글자)여서 발음을 표기에 반영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때문에 한글을 배우는 아이들은 받아쓰기 시험을 치르느라 힘들어졌지만, 대신 ‘끝나라’와 ‘끈나라’처럼 의미가 다른 단어들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세종대왕, 알고도 만들지 않았다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 세종대왕은 왜 쌍리을을 만들지 않았을까. 전세계 언어학자들이 인정하는 천재적인 언어ㆍ음성학자였던 그가 음가를 구분 못해 ‘ㄹ’ 한 자에 만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종대왕을 깎아내리고 싶어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대 국어학자들이 내놓는 답은 “’ㄹ’의 음가가 둘 이상이라는 것을 세종대왕이 몰라서가 아니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추가 글자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무슨 ‘세종대왕 무오류성 원칙’ 같은 소리란 말인가. 

‘ㄹ’ 하나만으로 충분한 이유는 우리나라 말 중에 R/L 소리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발’과 ‘팔’은 ‘ㅂ-ㅍ’만 다른데 전혀 다른 의미의 단어가 된다. 그래서 한국어는 ‘ㅂ’과 ‘ㅍ’을 별개의 음소로 구분한다. 그러나 ‘ㄹ’의 경우 이처럼 L/R의 소리 차이로 의미가 구별되는 단어쌍이 전혀 없다. ‘ㄹ’은 한 글자로도 충분했던 것이다.

천재적인 언어학자였던 세종대왕은 음소의 개념을 바탕에 두고 한국어 음가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훈민정음 28자를 만들었다. 세종대왕이 L 소리와 R 소리를 구분해 표기할 글자를 따로 만들지 않은 이유는 한국어에서 이를 구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음성인식의 최대 난제는 한국어

발음법칙이 복잡하고 예외도 많고 규칙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한 한국어의 현실은 최근 발전하는 디지털 음성인식에도 난제를 안긴다. 경계가 명확치 않은 ‘아’와 ‘어’ 소리를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해, ‘성뉴’를 ‘석류’로 이해하고, ‘소주’ ‘쏘주’ ‘쐬주’ 등 다양한 발음을 알아듣는 것 모두 난관이다. 

발음만 문제가 아니다. 한국어는 동사의 어미 활용으로 시제, 존칭, 사동/피동 등을 표현하는 등 접사 활용으로 단어의 의미와 문법적 기능이 달라지는 몇 안 되는 언어다. 가령 ‘찾으셨으리라’는 단어를 듣고 동사의 뜻(찾다)과 높임(시), 시제(었), 추측(리라)을 모두 파악하는 것이 AI에겐 만만치 않은 과제다. 하물며 한국인 중에도 어른이 아닌 물건을 높여 말하는 이들이 허다함에랴. 강승식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는 한국어 어휘를 기술적 난제로 꼽았다. 강 교수는 “‘노랗다’는 뜻의 영어 단어는 ‘Yellow’로 대표되지만, 한국어에는 ‘노랗다’ ‘누렇다’ ‘노르스름하다’ ‘누리끼리하다’ 등 무수히 많다 보니 AI가 이런 어휘를 다 인식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세종대왕은 쌍리을을 만들지 않았지만 그는 잘못이 없다. 기계와의 소통이 어렵다고 한국말을 탓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나면서부터 한국말을 써온 이들끼리도 소통은 어렵고 오해는 쉽다. 

/한국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10 오늘의 시는 하나의 시적 세계어의 성립을 지향해야.. 2017-04-18 0 2062
409 시가 려과없이 씌여지면 시가 산만해지고 긴장감을 잃는다... 2017-04-18 0 2007
408 불쌍한 시들을 위하여 시인들은 장인정신을 갖추어야... 2017-04-18 0 2377
407 시는 쉬지않고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체여야... 2017-04-18 0 2272
406 시는 소박하고 꾸밈없는 필치로 속이 꽉차게 써야... 2017-04-18 0 2490
405 시는 삶의 희노애락이 얼룩진 보물상자에서 나온다... 2017-04-18 0 2614
404 시는 상투적인 설명에 그치지 말아야... 2017-04-18 0 2571
403 시인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오늘도 많이 떨어지고... 2017-04-18 0 2329
402 초현실주의는 문학예술운동을 넘어선 삶의 한 방식이다... 2017-04-11 0 3958
401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영화를 본후 시쓰기... 2017-04-10 0 3087
400 단시 모음 2017-04-10 0 3287
399 시는 온몸으로 온몸을 다해 밀고 가는것이다... 2017-04-10 0 2344
398 장 콕토는 시인이자 화가이자 영화감독이였다... 2017-04-10 0 3186
397 "...뼛가루 한점이라도 원쑤의 땅에 남길수 없다"... 2017-04-09 0 3612
396 "부끄럼 없는 인생"과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 2017-04-08 0 2568
395 시는 압축과 생략의 문학이다... 2017-04-08 0 2973
394 시작은 조탁(彫琢)과 사랑이다... 2017-04-08 0 2754
393 윤동주의 무기는 "시"였다... 2017-04-06 0 2559
392 시는 정서의 흐름으로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야... 2017-04-06 0 2653
391 [시문학소사전] - "그로테스크"란?... 2017-04-05 0 2886
390 [시문학소사전] - "아라베스크"란?... 2017-04-05 0 3730
389 현대시를 알려면 현대시의 구조를 알아야... 2017-04-05 0 3484
388 시인은 추한 명예를 베고 눕지 않는다... 2017-04-05 0 2618
387 시를 쓰는 기본자세는 사물에 대한 애정이다... 2017-04-04 0 2801
386 현대시는 전통과 현대 서구적인것의 접목작업을 공감하기 2017-04-04 0 2470
385 시작하기전 철학공부를 하지 안아도 된다?... 꼭 해야 한다!... 2017-04-03 0 2455
384 시작은 섣부른 감정을 억제하고 간접화법으로 노래하라... 2017-04-03 0 2361
383 시는 멀리에 있는것이 아니라 가까운 삶속에 있다... 2017-04-03 0 2894
382 어머니의 말은 풍성한 시의 원천 2017-04-03 0 2285
381 시에 우리 겨레의 숨결을 옮겨 놓아야... 2017-04-03 0 2549
380 시작은 생활로부터의 도피이며 해방이다... 2017-04-03 0 2895
379 시를 짓기전 들여마셔야 할 공기와 내뱉어야 할 공기가 어떤지 생각해보기... 2017-04-03 0 2526
378 "쉬운 시"는 눈으로 쉽게 읽히고 가슴속에 깊은 향기를 풍긴다... 2017-04-03 0 2596
377 시는 정보의 전달 수단이 절대 아니다... 2017-04-03 0 2945
376 시인은 한편의 좋은 시를 위하여 수백편의 시를 쓰고 버릴줄 알아야... 2017-04-03 0 2770
375 혼을 불사르지 못하는 시인은 그 생명력이 짧을수밖에 없다... 2017-04-03 0 2568
374 시인은 구도자로서 억지를 부려 결과물을 얻어서는 안된다... 2017-04-03 0 2547
373 시적 령감은 기다리는 자의것이 아니라 땀흘려 찾는 자의 몫... 2017-04-03 0 2702
372 시를 쓰는 행위는 신과의 씨름이다... 2017-04-03 0 2514
371 시는 시인의 삶을 반추하는 그 시대의 사회적 산물이다... 2017-04-03 0 2425
‹처음  이전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