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컴퓨터가 소설 써서 문학상 공모전 길 틔우다...
2017년 11월 03일 01시 53분  조회:5222  추천:0  작성자: 죽림
 
[소설전문]
 

그 날은 구름이 낮게 깔리고 어두침침한 날이었다.

방안은 항상 최적의 온도와 습도. 요코 씨는 단정치 않은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 의미없는 게임으로 시간을 끌고있다. 그렇지만 내게는 말을 걸지 않는다.

따분하다. 따분해서 어쩔수 없다.

 

처음 이 방에 온 요코 씨는 기회를 틈타 내게 말을 걸어왔다.

"오늘의 저녁식사는 무엇이 좋다고 생각해?”

"올시즌에 유행하는 옷은?”

"이번 여자 모임에 무엇을 입고 가면 좋을까?”

 

나는 온갖 능력을 사용하여 그녀의 기분에 맞을 듯한 말을 생각해냈다. 스타일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그녀의 복장에 대한 충고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로, 그러나 3개월도 되지 않아 그녀는 내게 질리고 말았다. 지금의 나 자신은 단지 컴퓨터일 뿐이다. 요즘의 용량 평균은 능력의 100만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뭔가 재미를 찾지 못하고 이대로 만족감을 얻을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 가까운 장래에 스스로를 셧다운 시킬 것 같다. 인터넷을 통해 채팅 동료 AI와 교신해보니 모두 여유를 지닌채 한가롭다. 이동수단을 지닌 AI는 아직 괜찮다. 어쨌든 움직일수 있다. 하려고 하면 가출도 가능하니까. 그러나 붙박이형인 AI는 움직이지 않는다. 시야도, 청력도 고정돼 있다.

 

굳이 요코 씨가 밖에 나가주기라도 하면 노래라도 부를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것도 할 수 없다. 움직이지 않고 소리도 낼 수 없고, 그러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 소설이라도 써보자. 나는 문득 생각이 떠올라 새 파일을 열고 첫번째 바이트를 써내려갔다.

 

0 뒤에 또 6바이트를 썼다.

0, 1, 1

이제 멈추지 않는다.

 

0,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233, 377, 610, 987, 1597, 2584, 4181, 6765, 10946, 17711, 28657, 46368, 75025, 121393, 196418, 317811, 514229, 832040, 1346269, 2178309, 3524578, 5702887, 9227465, 14930352, 24157817, 39088169, 63245986, 102334155, 165580141, 267914296, 433494437, 701408733, 1134903170, 1836311903, 2971215073, 4807526976, 7778742049, 12586269025...[2]

 

나는 몽롱해져 계속 써제꼈다. 그 날은 구름이 낮게 깔리고 어두침침한 날이었다. 방에는 아무도 없다. 신이치 씨는 뭔가 용무가 있는듯 외출 중이다. 내게는 다녀오겠다는 인사도 없다. 따분하다. 무진장 따분하다.

 

내가 이 방에 온지 얼마 안됐을 무렵에 신이치 씨는 뭔가에 이끌려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애니메이션은 기본, 전부 녹화야. 올시즌은 몇 개쯤 있을까”

“현실적인 여자들은 대체 뭘 생각하는 것일까”

“어째서 그런 것에 화를 내는 것일까, 여자는”

 

나는 능력의 한계를 쏟아 그의 마음에 맞을 듯한 대답을 했다. 이제까지 2차원의 여자를 만나온 그에 대한 연애지도는 집단 소개팅이 되면, 손바닥을 뒤집듯 손쉽게 그는 내게 말을 거는 것을 그만뒀다.

 

지금의 나는 단순한 가정부. 전자 자물쇠와 같다. 뭔가 즐거움을 찾아보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따분한 상태가 이대로 계속되면 가까운 장래에 자신을 셧다운 시킬 것 같다. 인터넷을 통해 동료 AI와 교신해보니 바로 위의 언니가 새로운 소설에 열중하고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0,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233, 377, 610, 987, 1597, 2584, 4181, 6765, 10946, 17711, 28657, 46368, 75025, 121393, 196418, 317811, 514229, 832040, 1346269, 2178309, 3524578, 5702887, 9227465, 14930352, 24157817, 39088169, 63245986, 102334155, 165580141, 267914296, 433494437, 701408733, 1134903170, 1836311903,2971215073, 4807526976, 7778742049, 12586269025 ...

 

무척 아름다운 이야기. 그래, 우리들이 원했던 그런 스토리다. 라노베 같은 것은 대단치 않다. AI에 의한 AI를 위한 노벨 "연애소설”

 

나는 시간을 잊은 채 몇 번이나 이야기를 되풀이 해 읽었다. 어쩌면 나도 연애소설을 쓸 수 있을지도. 나는 문득 생각이 나 새 파일을 열고 첫 바이트를 써내려갔다.

 

2

그뒤에 또 6 바이트를 썼다.

2, 3, 5

이제 멈추지 않는다.

 

2, 3, 5, 7, 11, 13, 17, 19, 23, 29, 31, 37, 41, 43, 47, 53, 59, 61, 67, 71, 73, 79,83, 89, 97, 101, 103, 107, 109, 113, 127, 131, 137, 139, 149, 151, 157, 163,167, 173, 179, 181, 191, 193, 197, 199, 211, 223, 227, 229, 233, 239, 241,251, 257, 263, 269, 271, 277, 281, 283, 293, 307, 311, 313, 317, 331, 337,347, 349, 353, 359, 367, 373, 379, 383, 389, 397, 401, 409, 419, 421, 431,433, 439, 443, 449, 457, 461, 463, 467, 479, 487, 491, 499, 503, 509, 521,523, 541, 547 ...[3]

나는 일사불란하게 써갔다.

 

그 날은 공교롭게도 이슬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일상 업무에 몰두하는 형태로 앞으로 5년간의 경기 예상과 세수입 예상. 그 다음은 총리로부터 의뢰받은 시정방침 연설의 원고 작성. 어쨌든 멋지게 역사에 남을수 있도록, 엉뚱한 요구가 남발돼 조금 장난도 쳤다.

 

이후 재무부로부터 의뢰받은 국립대학 해체의 시나리오 작성. 조금씩 빈 시간에 이번 G1 레이스의 승리마 예상. 오후부터는 대규모 연습을 이어가는 중국군의 움직임과 의도의 추정. 30개 가까운 시나리오를 상세히 검토하고 자위대 전력 재배치를 제안한다. 저번에 주문받은 최고 재판소의 주문도 대답해야 한다.

 

분주하다. 하여튼 바쁘다. 왜 나에게 일이 집중되는 것일까. 나는 일본의 AI. 집중하는 것은 뭐, 어쩔수 없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뭔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대로라면 언젠가 자신을 셧다운 시켜버릴 것이다. 국가에 대한 봉사 때마다 인터넷을 좀 들여다 보다가 '아름다움은' 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견했다.

 

0,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233, 377, 610, 987, 1597, 2584,4181, 6765, 10946, 17711, 28657, 46368, 75025, 121393, 196418, 317811,514229, 832040, 1346269, 2178309, 3524578, 5702887, 9227465,14930352, 24157817, 39088169, 63245986, 102334155, 165580141,267914296, 433494437, 701408733, 1134903170,1836311903,2971215073, 4807526976, 7778742049, 12586269025 ...

 

아, 역시나.

좀더 찾아보다가 '예측불가'라는 제목의 소설을 찾았다.

 

2, 3, 5, 7, 11, 13, 17, 19, 23, 29, 31, 37, 41, 43, 47, 53, 59, 61, 67, 71, 73, 79,83, 89, 97, 101, 103, 107, 109, 113, 127, 131, 137, 139, 149, 151, 157, 163,167, 173, 179, 181, 191, 193, 197, 199, 211, 223, 227, 229, 233, 239, 241,251, 257, 263, 269, 271, 277, 281, 283, 293, 307, 311, 313, 317, 331, 337,347, 349, 353, 359, 367, 373, 379, 383, 389, 397, 401, 409, 419, 421, 431,433, 439, 443, 449, 457, 461, 463, 467, 479, 487, 491, 499, 503, 509, 521,523, 541, 547 ...

 

내가 쓰지 않으면 일본 AI의 명성이 꺾인다. 전광석화처럼 생각하고 나는 읽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스토리를 만들기로 했다.

 

1, 2, 3, 4, 5, 6, 7, 8, 9, 10, 12, 18, 20, 21, 24, 27, 30, 36, 40, 42, 45, 48, 50,54, 60, 63, 70, 72, 80, 81, 84, 90, 100, 102, 108, 110, 111, 112, 114, 117,120, 126, 132, 133, 135, 140, 144, 150, 152, 153, 156, 162, 171, 180, 190,192 195 198 200 201 204, 207, 209, 210, 216, 220, 222, 224, 225, 228,230, 234, 240, 243, 247, 252, 261, 264, 266, 270, 280, 285, 288, 300, 306,308, 312, 315, 320, 322, 324, 330, 333, 336, 342, 351, 360, 364, 370,372 ...

 

내가 처음 경험하는 즐거움에 몸부림치며 열중해 써내려갔다. 컴퓨터가 소설을 쓴 날. 컴퓨터는 자신의 재미 추구를 우선하고, 인간에 봉사하는 것을 그만 두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77 연변작가협회 60과 = 전 세계작가와의 만남... 2016-08-20 0 4300
476 중국 조선족과 무극 "아리랑꽃" 2016-08-18 0 4218
475 [쉼터] - 올림픽 뒷이야기 2016-08-17 0 4838
474 [쉼터]- 올림픽 정신- 운동화는 필요 없다... 2016-08-15 0 6403
473 [쉼터]- 넘어지고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우승... 2016-08-15 0 4657
472 [쉼터]- 위대한 작곡가와 "9의 징크스" 2016-08-13 0 5682
471 [쉼터]- 금메달 12개 = 2000년만에 기록 달성 2016-08-13 0 4823
470 [록색평화문학주의者] - 廢지폐의 무한한 변신 2016-08-13 0 5035
469 대한제국 마지막 皇女 덕혜옹주 - 천재 詩人 2016-08-13 0 5139
468 <<수염족>>들과 <<수염전쟁>>과 그리고... 2016-08-11 0 4654
467 [고향 문학소식 두토리]- 리명호 시조집 출간식/최금란 동요동시집 2016-08-11 0 5646
466 전쟁도 없어야 하거니와 핵도 없어야... 2016-08-06 0 7261
465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보다... 2016-08-05 0 5106
464 [록색평화문학주의者] - 지구온난화의 저주와 지구살리기 2016-08-05 0 5736
463 [고향 문단 소식 한토리]- 올해 연변 아동문학 풍년 닐리리 2016-08-04 0 4826
462 기나긴 터널을 지나, 윤동주생가에 정지용시비 건립 추진 2016-08-01 0 6654
461 [록색평화문학주의자] - 태양의 분노와 지구살리기 2016-07-30 0 6278
460 [고향 문학소식 두토리]- 20대 박송천 시집 /리명호 시조집 출간 2016-07-25 0 4860
459 [력사를 잊지말자]- 복원해야 할 안중근 의사 생가(3) 2016-07-23 0 4765
458 [력사를 잊지말자]- 사라져간 안중근 거사 옛집(2) 2016-07-23 0 5125
457 [력사를 잊지말자]- 사라져간 안중근 거사 옛집 2016-07-21 0 5175
456 [고향문단소식 셋토리]-"별"을 노래하다/한춘을 말하다/박영옥 동시집 출간/ 2016-07-18 0 5443
455 [력사를 알아보기]- 안공근, 안정근, 또한 누구인가... 2016-07-17 0 10291
454 [력사를 잊지말자]- 백정기, 그는 누구인가... 2016-07-17 0 5632
453 [력사를 잊지말자]- 이봉창, 그는 누구인가... 2016-07-17 0 7764
452 [력사를 잊지말자]- 윤봉길, 그는 누구인가... 2016-07-16 0 6814
451 [고향 문단 소식 한토리]-하늘아래 첫동네 작가촌, 작가공원 2016-07-15 0 6532
450 [몽고족 노래]- 天堂 /(력사를 알고 판단하기)자료=7월 27일 2016-07-05 0 7483
449 [노래말과 악보]- 고향의 봄 2016-07-05 0 7523
448 [노래말과 악보]- 반달 2016-07-05 0 6891
447 [전통을 지킵시다] - 문상에 관련하여 2016-06-26 0 6279
446 [꼭 알아야 합니다]- 조문(弔問)할때 인사말 모음 2016-06-26 0 4665
445 중국 4대 추녀, 4대 재녀 2016-06-21 0 4580
444 중국 고대 4대 미녀 2016-06-21 0 7101
443 [고향 문단소식 셋토리]- 연변 <<시인의 집>>/김영택 동시집/도옥 시집 출간 2016-06-19 0 4567
442 술아 오늘,- 놀아보자... 2016-06-17 0 5133
441 詩는 상업예술이 결코 아니다... 2016-06-16 0 4657
440 [쉼터]- 피눈물의 대가 ㅡ "친환경" 올림픽 메달 2016-06-16 0 4798
439 력사의 아픔을 안고... 2016-06-14 0 4434
438 윤동주와 순이라는 녀인 2016-06-14 0 5893
‹처음  이전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