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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남의 일이 아니다@!@...
2017년 12월 07일 22시 53분  조회:3690  추천:0  작성자: 죽림

...[앵커]

요즘 감 농사가 대풍년입니다. 그런데 농민들 한숨이 깊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으시지요. 애써 농사지은 감들을, 그것도 수백 톤씩이나 죄다 뭉개서 버려야 하는 처지라는데요.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감나무가 늘어 서 있는 국도변을 따라 한참을 달리다 보니, 큼지막한 지역 특산품 광고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봉감 전국 최대 산지인 전남 영암군으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이렇게 대로변에는 지난달쯤에 수확이 끝났어야 할 감들이 아직도 이렇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확철이 지나면서 조금씩 말랑해지고 있는 모습인데요. 안쪽 농가들의 사정은 어떨지 지금부터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겨울 제철 과일 중 하나인 대봉감은 올해 대풍년을 맞았습니다.

지금쯤 출하로 한창 바빠야 할 시기지만 올해는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인근의 한 감 재배농장, 농부들이 화물차에서 상자에 담긴 감을 연신 바닥에 쏟아붓습니다.

잠시 뒤 요란한 소리를 내며 트랙터가 그 위를 지나갑니다.

수확량이 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애써 농사지은 감들을 폐기처분 하는 겁니다.

인근 두 개 농가에서 오늘 하루 폐기하기 위해 내놓은 감 물량만 약 8톤 정도에 이릅니다.

놓여있는 감들을 한번 살펴봤더니요. 크기도 크고 상처 없이 이런 깨끗한 감들이 놓여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평소라면 특급으로 분류돼야 할 감들이지만 지금은 모두 이렇게 폐기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대봉감 재배농민 : 감 농사를 36년째 짓는데 이렇게 폐기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에요. 속이야 사정없이 상하지. 소농 같은 경우는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봐야죠.]

15kg 한 상자에 4만 원대였던 대봉감 가격은 최근 2만 원대까지 절반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수확과 선별과정, 포장에 발송료까지 부담하려면 농민들은 적자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려워 아예 수확조차 포기하는 농가도 있습니다.

감은 보통 딱딱한 상태에서 출하가 이뤄집니다. 그런데 나뭇가지를 보면 감이 익을 대로 익어서 이렇게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번 이렇게 살펴봤더니요. 말랑말랑해져서 이미 홍시화가 진행 중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풍년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이 농장 같은 경우는 감 수확을 아예 포기해버린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농협이 산지 물량 2300톤에 대해 시장에 내놓지 못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시장으로 유통되는 산지 공급 물량을 절반으로 줄여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겁니다.

산지유통센터 곳곳에 감 상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상품 가치를 오래 유지하기 위한 저온 저장시설도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김정현/전남 영암 금정농협 : 원래 대봉감은 홍시로 해서 먹는 후숙과일인데, 실제로 유통되기 위해선 굉장히 딱딱해야만 상품가치가 있거든요. 저온 창고에 보관할 수 있는 여력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농산물 수급 조정책도 한계는 있습니다.

산지에서 농작물을 폐기하는 일은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측본부 관계자 : 기상이 가장 큰 문제에요. 최근에 100년 만에 폭염도 왔고 30년 만에 한파도 왔고 이런 부분들은 관측을 아무리 잘한다 하더라도 기상 자체가 맞지 않으면 사실 수급 예측이라는 게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요.]

매년 수확철만 되면 들려오는 농산물 폐기 소식, 정부의 실효성 있는 수급 정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농민들의 시름도 매년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덤으로 시 감상하기...

조문弔問 

홍일표

 

 

 

휘파람 부는 날은 비가 오거나 앞산에서 구렁이 우는 소리가 안개로 풀립니다 산 채로 생매장 된 혼령들이 우는 걸 숨어서 봅니다 죄가 무서워 가까이 가지 못한 적이 많았습니다 물속에 잠긴 아이의 머리카락이 물풀처럼 자라고물 밖으로 나오지 못한 달은 퉁퉁 불어 해파리처럼 떠다닙니다

 

열흘 굶은 아이가 비틀거립니다 쇠파이프로 맞아 머리가 터진 낮달이 붉게 젖어 가라앉습니다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단풍나무가 묻습니다 발 아래가 흥건합니다 텔레비젼이 혼자 중얼거리다 새벽이 오고 바닥에는 모래알만 우수수 쌓입니다 버석거리는 말들을 모아 불을 지펴봅니다

 

어두운 숲이 까마귀처럼 짖어댑니다 목매 죽은 귀신들도 하나둘 모여듭니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립니다 밤처럼 어두운 대낮을 망토처럼 끌고 가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땅이 열리고 죽은 나무에서 푸른 눈빛이 살아납니다 몸에 불을 달고 달리다 쓰러지는 저녁해도 있습니다 칼에 찔려 피 흘리는 평화도 있습니다 어디선가 그들은 계속 오고 있지만 아무도 보지 못하여 암전입니다 몇몇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눈 감은 하늘을 조상하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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