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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태 기자 ]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340일간 머문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인 스콧 켈리가 우주에서 생활하는 동안 유전자에 영구적인 변형이 일어났다는 최종 결론이 나왔다.
NASA는 지난해부터 켈리의 신체 변화를 연구해온 10개 연구진이 작성한 아홉 가지 분야의 연구보고서 요약본을 올해 상반기에 발표하고 연말까지 최종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켈리는 2015년 3월27일부터 2016년 3월1일까지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시험하기 위해 지상 400㎞ 상공의 ISS에 머물렀다. ISS는 미국 러시아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EU) 영국 등 17개국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곳으로, 각국 우주인들이 돌아가며 상주하고 있다. 켈리는 340일 동안 지구 5440바퀴에 해당하는 2억3174만㎞를 날며 미국 우주인 가운데 최장기 우주 체류 기록을 세웠다. 켈리는 앞서 1999년에도 ISS에 체류한 경험이 있어 통산 520일간 우주에 머물렀다.
켈리는 우주에서 일어나는 신체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우주로 향했다. 현재 ISS에 있는 우주인들은 평균 6개월씩 머물고 있다. 우주인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이유는 화성 같은 먼 거리 행성으로의 유인 탐사를 앞두고 장기간 체류 과정에서 일어나는 신체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켈리의 DNA가 바뀌었다고 확인할 수 있었던 건 미국 뉴저지에 사는 쌍둥이 형 마크 켈리 덕분이다. 일란성 쌍둥이 유전자는 똑같기 때문에 우주가 아닌 땅에 머물던 형 켈리 유전자와 비교하면 신체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 수 있다.
NASA는 켈리 형제를 대상으로 동생이 우주로 향하기 전과 돌아온 뒤 신체검사를 진행했다. 10개 팀에 이르는 연구진은 형제의 혈액·침·소변 샘플을 채취했고 눈·뇌·근육·뼈 등의 신체 조직을 검사했다. NASA는 “스콧 켈리가 지구로 귀환한 직후 형의 DNA와 비교한 결과 7%가 차이 났다”고 설명했다. 되돌아오지 않은 7%의 DNA는 유전자 복구와 면역계, 뼈 형성, 산소 부족에 관한 부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DNA에 영향을 준 건 산소 부족에 따른 스트레스, 우주방사선에 따른 염증 증가, 유전자 발현에 관련된 영양환경 변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부 DNA는 지상으로 돌아온 뒤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6개월 이후에도 정상으로 오지 않은 경우도 나타났다. 특히 우주에 머무는 동안 염색체를 보호하는 염색체 끝 ‘텔로미어’가 길어졌다가 지구에 돌아온 지 2주 만에 다시 줄었다. 텔로미어를 길게 유지하면 오랜 기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켈리의 신체에 일어난 변화는 지난해 열린 NASA 인간연구 프로그램의 조사관 워크숍(IWS)에서 잠시 공개된 일이 있지만 당시는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텍사스에서 열린 NASA 워크숍에서 사실로 최종 확인됐다. 연구진은 올해 말까지 일부 내용을 보완해 공식적인 보고서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2020년대 달에, 2030년대에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간 우주회사 스페이스X는 당장 올해 달 궤도에 두 명의 우주관광객을 보내고 2024년에는 화성에 첫 우주인을 보낸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구와 화성을 왕복하는 데는 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1년 이상 우주에 머문 우주인은 많지 않다. 어떤 일이 신체에 벌어질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생리학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화성 유인 탐사 같은 장시간 우주 비행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앞으로 충분한 자료를 더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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