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고 기치로 씨가 발굴한 윤동주 사진. 현존하는 윤동주 최후의 사진으로 알려져 있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윤동주. [연합뉴스]
최근 『생명의 시인 윤동주- 모든 죽어가는 것이 시가 되기까지』를 펴낸 일본인 다고 기치로(62·多胡吉郞)씨는 26일 "일본에 유학하러 왔다 옥사한 윤동주 시인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이웃 나라의 고통을 일본국민에게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기치로씨는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윤동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윤동주의 시를 그대로 읽고 싶어 한국어도 공부했다"고 했다.
'생명의 시인 윤동주'의 작가 다고 기치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찻집에서 열린 한국어판 출간기념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30년 넘게 윤동주의 삶과 시를 취재한 그는 일본 NHK에서 PD로 일하며 KBS와 공동으로 다큐멘터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일본 통치하의 청춘과 죽음'을 제작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일본 공영방송 NHK PD 출신인 그는 30년 넘게 윤동주를 취재해왔다. 1995년 KBS와 공동으로 다큐멘터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일본 통치하의 청춘과 죽음'을 제작한 경험도 있다. 기치로씨는 "당시 시청률이 그해 방송된 프로그램 중에서 뒤에서 두 번째였으나 이제는 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며 "'욘사마(배우 배용준)'보다 '윤사마(윤동주)'가 더 잘생겼다는 여성 팬이 많다"고 했다.
그는 현존하는 윤동주 최후의 사진으로 알려진 사진을 발굴하기도 했다. 기치로씨는 "윤동주는 부끄럼을 잘 타는 성격이라 조선에서 찍은 사진에는 늘 가장자리에 있다. 그런데 이 사진에선 앞줄 가운데에 있다"며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한 윤동주를 위해 일본 친구들이 송별회를 해줬고, 친구들이 주인공을 윤동주를 가운데에 서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치로씨에 따르면 윤동주는 이날 '아리랑'을 불렀다. 당시는 조선어로 '아리랑'을 부르는 게 금지였던 때였다고 한다.
/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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