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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 마음의 소리, 문자 - 마음의 그림
2020년 04월 03일 21시 41분  조회:3422  추천:0  작성자: 죽림

동양의 고전을 읽는다

문심조룡

마음과 언어의 예술적 만남

 ]

『문심조룡(文心雕龍)』의 본문

『문심조룡(文心雕龍)』의 본문

언어-마음의 소리, 문자-마음의 그림

언어는 마음의 소리이며 문자는 마음의 그림이다.

『문심조룡()』의 작가 유협()은 『문심조룡』의 「서기」편에서 양웅()이라는 고대 작가의 말을 인용하여 언어문자와 마음의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문심조룡』의 서문에 해당하는 「서지()」편에서는 『문심조룡』이라는 책이름()이 갖는 의미를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문심()'은 문학창작이나 문학 감상 또는 문학비평 등의 활동을 하는 인간마음의 전체적인 움직임, 다시 말해서 언어를 매개체로 하는 예술 활동을 위한 인간의 정신과 감정 및 영감의 작용을 말한다. '조룡()'은 문학은 언어예술이고 예술이 추구하는 것은 미적인 가치라는 것에 근거한 상징적인 용어로서 용을 조각하듯 문학을 구상하고 창작하는 전 과정은 세심한 주의력과 기교 등이 요구됨을 말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문심조룡』이라는 책이름을 오늘날의 용어로 재해석해 본다면 '문학 활동에 있어서의 마음의 작용과 언어문자의 예술적인 표현' 정도가 되겠다. 이제 간단한 해제를 통해 이 책의 주제는 다 밝혀진 셈이다.

유협은 이러한 그의 기본 논지를 단지 추상적인 이론으로 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국 고대의 문학현상을 시대 순으로 고찰하여, 구체적이고도 풍부한 실례를 바탕으로 객관성 있게 전개해 나갔다. 『문심조룡』은 그 구체적인 실례들을 통해서는 중국 고대문학 현상의 변화와 발전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문학예술을 가능하게 하는 양대 지주인 '문학 활동에 있어서의 마음의 작용'과 '언어문자의 예술적 표현'에 관한 이론의 전개를 통해서는 시공을 초월하여 이 책의 요지를 파악하고 활용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예술정신이 충만한 시대를 살았던 작가 유협

『문심조룡』은 중국 진시황의 진나라가 건국되기 이전인 기원전 12~13세기경에서 『삼국지』의 배경이 된 삼국 시대를 조금 지난 서기 6세기 무렵까지의 문학 현상을 시대 순으로 관찰하고 연구하여 이론으로 집대성시킨 중국 고대의 문학이론서이다. 역사적인 저작 연대는 501~502년 사이로 추정되며, 작가는 5세기에서 6세기에 걸쳐 살았던 유협()이라는 사람이다. 중국의 미학자인 종백화()는 그의 『미학과 의경』이라는 책에서 이 시기의 시대적인 특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한나라 말엽에서 위진ㆍ육조 시대-중국의 4세기에서 6세기-는 정치적으로는 가장 혼란스럽고 사회적으로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대였다. 그러나 오히려 정신사()적으로는 최고의 자유와 해방을 구가하고 지혜와 열정이 가장 풍부하고 농후했던 시기였다. 때문에 예술정신 역시 가장 풍요로웠던 시대였다.

작가 유협은 당시 소외된 지식인의 신분으로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던 정림사()라는 절에서 중국의 고적들을 정리하는 일을 하였다. 중국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문심조룡』 저작에 커다란 밑거름이 된다. 유협은 가난하여 결혼도 하지 못했으며 일생 고적을 정리하고 문서를 살피는 낮은 관직에 종사하였다. 당시 유협은 문장실력을 인정받아서 유명한 승려들의 비문을 쓰기도 하였다. 『문심조룡』을 제외한 유협의 저작 중 『멸혹론()』과 「양건안왕조염산석성사석상비()」 한 편이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다.

유협은 역대의 문학 활동에 대한 반성과 사색을 통하여 기존의 문학이론서들과는 차별화 된 종합적인 문예이론서를 창작해냄으로써 후대의 문학연구에 보탬이 되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이름이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랐다. 안타깝게도 유협은 생전에 『문심조룡』으로 인한 명성을 누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중국 고대 문학이론의 집대성이자 동양의 문예학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문심조룡』을 완성함으로써 비록 사후이기는 하지만 후대의 문학연구에 대대적인 기여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불후의 명성도 얻게 된다.

육조()1) 시대의 지식인들은 개인보다는 단체가 우선이었던 이전 가치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개인의 감정과 삶의 가치를 긍정하고 중시하게 되었다. 감상활동의 주체가 되는 '정신', '뜻', '감정' 등 개인의 내면적인 가치를 중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미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의 형식 자체, 외적인 모습, 언어 문자 표현 자체, 언어 문자의 수식적인 아름다움이나 외적으로 드러나는 여러 장식들()의 미적인 특질도 중시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인물의 아름다움이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때 모두 공통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문학 작품을 감상할 때도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면서도 언어문자 표현이 아름다운 작품을 선호했다. 이에 문인들은 문예 활동의 매개체인 언어문자에 대한 반성과 고찰을 하였으며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작품의 예술적인 형식미를 다각도에서 추구하게 되었다.

개성과 예술의 형식미에 대한 자각으로 인해 문학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고 문예 관념이 성숙해졌다. 이에 따라 선진 시대 이후로 축적되어 온 문학유산과 당대의 저작들에 대한 비평과 반성이 이루어졌다. 유협은 이전의 창작 성과와 문학 평론들을 총괄하고, 여기에 나름의 창조적인 견해들을 더하여 이를 체계화함으로써 마침내 비교적 완전한 체계를 갖춘 문예 이론서인 『문심조룡』을 완성한다.

문학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본질적인 요소 - 감정과 예술적인 언어표현

유협은 문학 활동에 있어서 감정과 예술적인 언어표현을 중추로 하여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작자와 작품과 독자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은 정감이 일어나면 그것을 언어 문자로 표현하며 작품을 보는 이는 언어 문자의 표현 형태를 통해서 작자가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의 세계로 들어간다.

작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작자는 자신의 감정을 예술적인 언어문자로 표현하는 것이다. 작품을 중심으로 생각해보면 작품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인 언어 표현의 형태이며 이러한 예술적인 표현 형태는 내적으로 작자의 감정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품의 형식을 이루는 언어 표현과 작품의 내용을 이루는 감정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이상적인 문예 작품으로서의 특성을 연출하게 된다.

독자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독자는 우선적으로 작품의 언어 표현을 접하게 되고 이를 통해 작자의 감정을 나름대로 이해하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예술적인 언어 표현은 문예작품의 미적 특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영역이고 감정은 문학 활동(창작과 감상) 자체가 가능하도록 하는 본질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문심조룡』의 문예이론은 감정과 예술적인 언어 표현이라는 양대 요소를 중심으로 작자의 창작 활동과 독자의 감상 활동 및 작품의 이상적인 스타일에 관한 논의를 골자로 하고 있다.

작가의 창작활동

유협은 외부의 현상에 감동을 받고 창작의 충동을 느끼고 상상력을 통해 문예구상을 이루고 이를 언어 문자로 표현해내는 과정을 창작을 하는 작가가 겪게 되는 심리 역정()이라고 보았다.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풍경이 있고 그 풍경들은 나름대로의 특수한 모습들을 지닌다. 감정은 풍경에 따라 변화하고 언어문자의 표현은 감정의 흐름에 따라 생겨난다.

작자는 외계의 사물에 대한 미적 경험을 통해() 창작 충동을 느끼게 된다(). 작자는 외계현상에 대해 미적 경험을 하고 창작충동을 느끼게 되면 상상력을 통한 구상의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문학의 구상에 있어서 상상력의 범위는 참으로 크다. 그러므로 조용히 생각을 모으면 천 년의 삶도 접할 수 있고, 천천히 얼굴을 움직이면 만 리도 내다볼 수 있다. 글을 읊조리는 중에 주옥같은 소리가 나오고 눈앞에는 바람과 구름의 변화 많은 모습이 펼쳐진다. 이는 모두 상상력의 극치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창작 구상에 있어서 상상이 필요한 궁극적인 목적은 문학적 이미지를 창조해내는 데 있다.

생각이 진행되는 이치란 오묘한 것이라서 정신과 외계사물이 서로 만나 노닐게 한다. 정신은 마음에 있고 의지와 기질이 그것을 통제하는 관건이 된다. 외적인 사물이 눈과 귀를 통해 정신과 접촉될 때 언어는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표현수단이 잘 소통되면 표현하고자 했던 사물의 모습은 숨김없이 나타날 것이며 관건이 막히면 정신은 가슴속으로 숨게 된다. 상상 사유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

상상 사유를 통해서 창조되는 문학적 이미지는 작자가 접했던 사물자체가 아니며 작자 감정의 단순한 투영도 아니다. 상상 사유의 이치가 오묘한 것은 실제적인 사물이 작자의 마음속에서 문학적 이미지로 전환되어 작가의 감정과 대상의 특징을 예술적으로 융화시킨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상상 사유 활동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유협은 그것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작자가 취해야 할 마음의 상태와 수양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문예구상력을 훈련하는 데 있어서는 잡념이 없는 고요한 심경이 중요하다. 신체를 깨끗이 하고 정신을 맑게 하여 배움을 쌓아 지식의 보고들을 모으고, 이치를 헤아려 타고난 재능을 풍부히 가꾸고 이전 것들을 연구하여 환히 알도록 하며 생각의 흐름을 질서 있게 배열하도록 훈련한다.

문학은 작자의 구상에 의해 창조되는 것이다. 작자가 현실생활 가운데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언어 문자로 형상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음의 잠재적인 역량이 충분히 발휘되어야 한다. 정신이 맑고 기운이 충만하고 심정이 차분하게 안정된 상태가 되어야 작자는 창조적인 상상 활동을 전개시킬 수 있고, 이를 적절한 언어 문자로 표현해냄으로써 문예 작품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작자의 문예수양문제는 작자의 창작 활동을 논의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유협은 말하고 있다.

작품의 이상적인 스타일

유협은 작자에게 창작 충동을 느끼게 한 감정이 작품의 내용을 이루며 이를 형상화시킨 언어 문자의 표현 자체가 작품의 형식을 이룬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미적인 언어 표현이 결여된 작품이나 참다운 내용이 없이 화려한 수식만을 구사한 작품 모두를 비판하고 있다. 유협은 내용과 형식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 지니게 되는 스타일의 특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작품의 이상적인 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유협은 작품이 이상적인 스타일을 이루기 위해 갖추어야 할 내용적인 면과 형식적인 면에서의 요건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첫째, '풍()'이라는 것으로서 작자 개인의 감정과 생명력이 작품에 녹아들어 정취를 이룰 때 작품이 지니게 되는 감동력, 둘째, '골()'이라는 것으로서 작자의 언어 문자의 활용 능력에서 비롯되는 어휘의 적절한 배치와 작품 구성의 치밀성, 셋째, '채()'로서 미적인 언어표현을 가리킨다. 유협은 이 세 가지 요건이 구비된 작품이야말로 이상적인 스타일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중에 어느 하나가 결여되어도 완전한 작품의 스타일을 이루어낼 수 없음을 「풍골()」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꿩이 비록 찬란한 외양을 갖추고 있어도 백 걸음의 거리밖에 날지 못하는 것은 살이 쪘어도 힘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에 반해서 매는 화려한 외양은 갖추고 있지 못하나 한번 날개 쳐서 높은 하늘을 나는 것은 골격이 굳세고 기운이 세기 때문이다. 작품의 생명력에도 이와 같은 것이 적용된다. 감동시키는 힘과 구성의 치밀함을 갖추고 있어도 미적인 언어표현이 결여되면 그것은 문학의 수풀에 매 떼가 모여드는 것과 같으며, 언어표현은 화려하나 감동시키는 힘과 치밀한 구성이 결여되면 이는 문학의 동산에 꿩이 도망쳐 들어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외양도 아름다우면서 높이 날 수도 있는 작품이라야 문학에 있어서 봉황이 되는 것이다.

작품의 '풍'과 '골'은 높이 나는 새의 날갯짓과 같이 작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작품으로 하여금 생명력을 지니게 하는 요소이며, 작품의 '채'는 미적인 언어 표현으로 작품의 형식미를 이루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사실 유협이 논의하고 있는 작품의 '풍', '골', '채'는 예술적인 가치를 지니는 문예 작품이 지니게 되는 독창성과 외재적인 형식미와 미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의미하고 있다.

그리고 유협은 문예 작품이 지니게 되는 이러한 이상적인 특성들은 결과적으로는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 발휘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유협은 곳곳에서 작품의 내용을 이루는 작자의 감정과 작품의 형식을 구성하는 언어표현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미적인 언어표현, 감동을 주는 내용, 치밀한 구성이 어우러져 각 작품의 미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낼 때 각 작품은 나름의 이상적인 스타일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작품의 스타일에 대한 유협의 견해이다.

독자의 감상 활동

유협은 작품의 예술적 가치는 객관성이 있으므로 감상 활동을 통해 그것을 파악하고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로부터 감상의 기쁨을 얻는 이상적인 감상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관건은 바로 독자의 감상 능력에 있다고 보았다. 때문에 유협은 광범위한 학식과 풍부한 감상 경험 등 독자의 예술수양을 강조하고 있다.

천 개의 곡조를 다룬 후에야 명곡을 알게 되고 천 개의 칼을 본 후에야 명검을 알게 된다. 때문에 편견 없는 감상법을 위해서는 우선 많은 작품을 보아야 한다. 높은 산을 보고 나면 작은 언덕의 형체를 알게 되고 큰 바다를 보고 나면 도랑의 물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작품을 감상할 때 그 비중을 다루는 면에서 사심을 넣지 말고 애증에 편벽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 후에야 저울처럼 공평하게 이치를 평할 수 있고 거울처럼 맑게 작품의 어휘사용을 살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독자의 감상활동에 있어서 유협이 말하는 "문학작품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 즉 지음()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그것은 작품의 독창적인 면모와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고 이해하여 느끼는 것임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옛날 굴원이 말하기를 "문사의 지나친 꾸밈도 없고 내용도 충실한데 사람들은 나의 독창적인 면을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독창적인 면을 보아내는 것은 올바른 감상을 하는 것 즉 '지음'뿐이다.

예술 작품은 개인 창작의 산물이다. 따라서 그 가운데는 반드시 나름의 독창적인 특성이 있다. 독창적인 특성이 없는 작품은 예술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하기 힘들다. 성공적이지 못한 작품 즉 유협이 「여사()」편에서 말했듯이 "작품의 기세에 새로움이 없고 어휘사용에도 독창성이 없이 대구만을 늘어놓은 글"은 읽는 이들의 "졸음만을 부를 뿐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예술 감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예술영역에 대한 어느 정도의 조예가 있어야 비로소 감상의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작품의 예술적 성취와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전문적인 예술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유협이 논한 독자의 감상활동은 독자가 작품에 대해 임의적인 느낌을 갖는 활동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독자가 작품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함으로써 작품의 형식과 내용이 연출해내는 예술 가치를 보아내고 이를 통해 감상의 기쁨을 향유하게 되는, 객관적인 심미적 판단까지를 포함시킨 수준 높은 감상 활동을 가리킨다.

본질적인 차원에서 문학예술을 탐구한 동양의 문예학 고전

중국 근대 문학의 거장인 루쉰()은 일찍이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필적할 동양 문예학의 고전으로 『문심조룡()』을 들고 있다. 『문심조룡』에서 논의되고 있는 문예학의 기본 범주는 바로 문학 활동에 있어서의 마음의 작용과 언어 문자의 예술적 표현의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유협은 작자와 작품과 독자가 어우러져 이루어내는 문예 활동을 문학의 차원에서 논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 차원 더 높여 전 우주자연의 질서와 그 질서 속의 일환으로 형성된 인간의 문화와 관련지어 논했다.

유협은 문학을 언어문자로 이루어진 문화의 한 형태로서 파악했다. 즉 유협은 문학의 제반현상을 논함에 있어 역사와 문화의 전체성을 함께 고려했다. 우주와 사회문화 현상 속에서 우주만물의 현상 - 『문심조룡』에서는 이를 '도지문()'으로 표현하고 있다 —, 사회문화의 현상 — 『문심조룡』에서는 이를 '인문()'으로 표현하고 있다 —, 문예미학의 세계 — 『문심조룡』에서는 이를 인간의 정서와 감정에 비중을 두어 '정문()'이라 표현하고 있다 —, 이 삼자가 기본적으로 공통되는 하나의 질서 — 『문심조룡』에서는 이를 '도()'라 표현하고 있다 — 속에 통합되어 서로 간에 긴밀한 연계를 맺으며, 나름의 질서를 유지해간다고 파악하였다.

그러므로 문학의 문제를 중국 고대의 사상과 문화의 발전과 긴밀하게 연계시켜 우주론 본체론의 차원까지 끌어올림으로써 하나의 광대한 사상의 시야로 문학의 본질을 파악해 보려 했던 것이다. 유협의 본질적인 차원에서의 문예 탐구는 『문심조룡』에 나타난 내용들이 시공을 초월하여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원인이 된다. 즉 유협의 『문심조룡』은 당시의 문학의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면서도 반성적인 고찰을 통해 그 시대의 한계를 넘어선 보다 보편적인 내용의 문학이론을 전개했다는 데 그 탁월성을 나타내고 있다.

『문심조룡』에서 논의되고 있는 문학의 문제들을 한 지면을 통해 상세히 논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문심조룡』이라는 서적 자체의 체제가 워낙 방대하고 논의하고 있는 문제들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문심조룡』이라는 책이름에 함축되어 있는 핵심적인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문심조룡』의 주요내용을 간략하게 개괄한 것에 불과하다.

조룡지(雕龍池)

우리는 서양의 논리와 이론에 너무 길들여져 있어 중국 고대의 '문학 이론'하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쯤으로 고리타분하게 여기게 되고, 사용된 언어가 한자()라는 것 자체로부터 뭔가 개화되지 않은 수구적인 인상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이러한 편견을 벗어버리고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 『문심조룡』안에서 문학 현상의 제반 문제에 대한 주옥같은 내용들을 많이 섭렵하기를 권하고 싶다.

현대의 문학이론서들에서 논의되고 있는 여러 주제들이 이미 『문심조룡』안에서 언급되고 있음도 알게 될 것이며 방대한 체계로 다양한 주제의 이론을 전개하면서도 확실한 이론의 골격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중국 문학 이론이 논리적일까 하는 의문이 있는 독자는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중국 고대의 문학현상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고, 중국 문학은 물론 어느 시대 어느 문학 현상의 연구에나 적용 가능한 보편적인 내용의 문학이론을 섭취하는 데는 더할 수 없는 보고()가 될 것이다.

더 생각해볼 문제들

1. 근대화 이전까지 거의 절대적인 중시를 받아왔던 동양 고전의 가치를 오늘날에 부활시키는 일은 가능한가?
'동양적인 것'은 곧 구태의연하며 전근대적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고전 텍스트 자체의 역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가치를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 동양 문예학 고전의 현대적 활용은 가능한가?
고전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오늘날에 되살려 문학 활동에 풍성한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소개할 필요가 있다.

3. 『문심조룡』이 오늘날에 와서 동양 문예학의 집대성으로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창작과 감상을 포함한 문학활동 전반에 대한 보편적인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문심조룡』은 역사적인 가치와 보편적인 가치를 동시에 갖추고 있으므로 중국 문학의 역사는 물론, 문학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도 매우 유용한 책이다.

추천할 만한 텍스트

1. 『문심조룡ㆍ동양 문예학의 집대성』, 유협 지음, 김민나 옮김, 살림출판사, 2005.
2. 『문심조룡』, 유협 지음, 최신호 역주, 현암사, 1975.

각주

  • 1) 위(魏)나라 촉(蜀)나라 오(吳)나라가 대립했던 삼국시대에서 시작되는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시기에 중국의 남방을 중심으로 건국되었던 여섯 왕조인 오(吳)나라, 진(晉)나라, 송(宋)나라, 제(齊)나라, 양(梁)나라, 진(陳)나라를 말함. 진나라는 서진과 동진으로 나뉘어 진다. 건강(建康)-현재의 남경-으로 수도를 옮긴 동진 시대부터 건강을 중심으로 건립된 송나라, 제나라, 양나라, 진나라를 남조(南朝)라고 말하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심조룡 [文心雕龍] - 마음과 언어의 예술적 만남 (동양의 고전을 읽는다)

두산백과

문심조룡

 

 ]

요약 중국 6조시대(六朝時代)의 문학평론서.
구분 문학평론서
저자 유협
시대 499∼501년 추정(중국 6조시대)

10권 50편(). 중국에서 가장 오래 된 시문() 평서로서, 양()나라의 유협()이 제대() 말인 499∼501년에 저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반() 25편에서는 문학의 근본원리를 논술하고, 각 문체()에 관한 문체론을 폈다. 후반() 25편에서는 문장 작법과 창작론에 관하여 논술하였다. 전체가 사륙변려체()의 미문()으로 씌었으며, 문학이란 내용이 충실해야 하고 그로부터 자연히 꽃피어야 하는 것이라고 하며, 당시 기교에만 치우친, 내용 없는 미문 위주의 경향을 비판하였다. 같은 시대 종영()의 《시품()》, 소명태자()의 《문선()》과 함께 중국 문학론 연구에 중요한 원전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심조룡 [文心雕龍] (두산백과)

출생 - 사망 465년 ~ 521년

자가 언화()이다. 그의 선조는 동관() 거( = 현 산동() 거현)에 살았고, 경구( = 현 강소() 진강())에 세거()하였다. 공부하기를 좋아하였지만, 가난하여 장가를 가지 못했다. 그리하여 당시의 유명하였던 중인 승우()의 도움으로 10여 년 동안 정림사()에 거주하였다. 이 사이에 많은 책을 읽었다. 불경에 정통하여 불경을 정리하는 일에도 참가하였다. 양나라 때에는 남강왕기실() 겸 태자() 소통()의 통사사인()을 하였으며, 이 때 소통의 신임을 얻었다. 늦게 출가하여 중이 되어 이름을 혜지()로 바꾸었으나 곧 사망하였다.

문심조룡

문심조룡

『문심조룡()』은 그의 나이 30여 세 때, 5년에 걸쳐 완성하였다. 『문심조룡()』은 총 50편으로 내용을 대략 첫째, 제50편 「서지()」(총서()), 둘째, 제1편 「원도()」~제5편 「변소()」(문학본원론()), 셋째, 제6편 「명시()」~제25편 「서기()」(문학체재론()), 넷째, 제26편 「신사()」~제44편 「총술()」(문학창작론()), 다섯째, 제45편 「시서()」~제49편 「정기()」(문학비평론())등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유협 [劉勰] (역사 따라 배우는 중국문학사)

두산백과

유협

 

 ]

요약 중국 육조시대의 양의 문예평론가. 주요 저서인 《문심조룡(文心雕龍)》은 심오한 학문적 소양이 잘 나타나 있다. 소명태자(昭明太子)의 신임이 두터웠으며, 태자의 《문선(文選)》 편찬에는 그의 창작이론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출생-사망 465 ~ 521
국적 중국 육조시대 양()
주요저서 《문심조룡()》

불전()을 비롯하여 각종 서적을 열독하여 많은 교양을 쌓았는데, 그의 심오한 학문적 소양은 《문심조룡()》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책의 원고를 탈고하여 당시 문단의 중진이었던 심약()에게 교열을 부탁하자 심약은 한 번 보고 감탄하면서 그의 탁자 위에 정중히 놓았다고 한다.

소명태자()의 신임이 두터웠으며, 태자의 《문선()》 편찬에는 그의 창작이론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만년에는 출가하여 난징[] 교외의 정림사()에서 승려생활로 보냈다.

참조항목

[네이버 지식백과] 유협 [劉勰]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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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주의(唯美主義, Aestheticism) 


남북조시대에는 유미주의·형식주의의 문학이 성행하였다. 이러한 문학의 특색은 내용보다는 형식의 미를 추구하는 것이어서 변려문(騈儷文)이 발달하게 된다. 

변려문이란 일종의 문자의 조직 방식으로, 대구·음률·전고·문사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문장이다. 동한말부터 문장 가운데 대구가 많이 사용되기 시작하고, 위진에 이르러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다. 남북조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인 변려문이 극성하여 일체의 문장이 거의 모두 변려화 하였다. 문학작품은 물론이거니와, 비문학적인 글들, 예컨대 조서(詔書)·장표(章表)·서간(書簡) 또는 학술적인 저서들이 모두 변려문으로 쓰여졌다. 그러나 변려문은 외형적인 형식미를 지나치게 추구하여 내용은 자연히 공허하고 빈약하게 되어버려서, 문학적으로는 높은 가치를 지닌 것은 극히 드물다. 

변려문 가운데서 유명한 것으로는 공치규(孔稚圭)의 <북산이문(北山移文)>과 구지(丘遲)의 <여진백지서(與陳伯之書)>, 그리고 오균(吳均)·도홍경(陶弘景) 등의 짧은 서간문이 있다. 서릉(徐陵)과 유신(庾信)은 변려문의 형식과 기교를 더욱 완숙하게 하였으며, 유협의 ≪문심조룡≫과 종영의 ≪시품≫도 변려문으로 쓰여진 것이다.

산문은 동한 이래로 변려화 되어갔다. 위진시대에는 그래도 완적(阮籍)의 <대인선생전(大人先生傳)>, 왕희지(王羲之)의 <난정집서(蘭亭集序)>,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 등 몇 편의 산문이 있으나, 제·양에 이르러서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변려문이 극성하여 산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북조에서는 훌륭한 산문체의 작품이 나왔으니, 북위(北魏) 역도원(력道元)의 ≪수경주(水經注)≫와 양현지(楊衒之)의 ≪낙양가람기(洛陽伽藍記)≫, 북제(北齊) 안지추(顔之推)의 ≪안씨가훈(顔氏家訓)≫이 그것이다. 

≪수경주≫는 산수의 경치와 전설·풍물 등을 묘사한 것이 청려(淸麗)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낙양가람기≫는 번영했던 당시의 낙양의 풍모와 생활상을 기록한 것으로 문장이 질박 간결하다. 

위의 두 책은 후대 유기(遊記)문학과 소품문(小品文)에 영향을 주었다. ≪안씨가훈≫의 문장은 질박 평이하며, 특히 <문장편(文章篇)>은 제·양의 부화(浮華)한 문학사조에 강한 반대를 하고 있다.

< 유미주의(唯美主義, Aestheticism) >

탐미주의(耽美主義)·심미주의(審美主義)라고도 함. 미적 가치를 가장 지고한 가치로 보고 모든 것을 미적인 견지에서 평가하는 태도 및 세계관.

대개 생에 대한 수동적·체념적·관조적 태도라든가 쾌락적 감각주의, 또는 모순적이고 적대적인 현실로부터 미적 현상세계로 도피하려는 생각에서 연유한 까닭에, 종종 반사회적·비정치적 허무주의로 귀착하기도 한다. 이런 유미주의의 경향은 이미 고대(특히 헬레니즘)·중세·르네상스(매너리즘)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근세에 와서 예술과 문학에서 더욱 발전하여 19세기말 유럽에서는, 예술은 오로지 아름다움 자체를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신조 아래 '예술을 위한 예술'(l'art pour l'art)의 이론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따라서 유미주의는 예술지상주의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예술을 위한 예술'은 1830~70년대 프랑스에서 풍미하던 예술이론의 표어로서 1818년 프랑스 철학자 빅토르 쿠쟁이 만들어낸 말이다. 그러나 예술 자체를 예술의 목적으로 선언하고 예술을 종교·정치·도덕·세계관 등 어떤 다른 목적이나 관심에서 분리시켜 어떠한 효용성도 거부하는 예술지상적 유미주의를 제일 먼저 강력하게 내세운 사람은 테오필 고티에였다(1835년에 쓴 소설 〈모팽 양 Mademoiselle de Maupin〉의 서문). 여기서 드러나는 비정치적 태도는 콩트의 실증주의 미학에 근접하는 측면도 있으나, 특히 지배계급에 봉사하는 변호론적 문학에 대립한다는 점에서 반실증주의적인 예술지상주의는 '순수'문학(상징주의운동)을 촉진시켰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르주아 계급에 대한 환상을 비판하는 문학(공쿠르 형제, 귀스타브 플로베르)이 나오는 배경이 되었다. 예를 들어 플로베르는 사실주의 소설 〈보바리 부인 Madame Bovary〉을 쓰면서 '예술을 위한 예술'의 입장에서 자연주의로 떨어질 위험에 저항할 수 있었다.

예술의 자율성 문제는 역사적으로 보아 당시 널리 퍼져 있던 실용주의적 사회철학과 산업시대의 추악성 및 속물근성에 대한 반발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18세기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판단력 비판 Kritik an der Urteilskraft〉(1790)에서 자체가 목적이 되는 '자유로운 예술'과 다른 목적을 지녀 노동 및 수단이 되는 '임금 예술'을 구별하고, 미학적 기준은 도덕성·실용성·쾌락 등에 얽매이지 않는 자율성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유미주의의 토대를 제공했다. 이런 예술의 자율성 사상은 독일에서는 괴테와 J. L. 티크 등을 통해 바이마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로 이어졌고, 영국에서는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와 토머스 칼라일 등을 통해, 프랑스에서는 스탈 부인과 고티에, 쿠쟁을 통해 보급되었다.

영국에서는 라파엘 전파에 속하는 화가들이 1848년부터 유미주의의 씨를 뿌렸고,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와 에드워드 번 존스, 앨저넌 찰스 스윈번 등의 작품은 의식적으로 중세 취미를 선택하여 이상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유미주의의 표본이 되었다. 오스카 와일드와 월터 페이터의 작품들, 오브리 비어즐리가 잡지 〈옐로 북 The Yellow Book〉에 그린 삽화들에서도 유미주의적 태도가 나타난다. 세련된 감수성의 계발이라는 유미주의 운동의 이상을 가장 높이 끌어올린 사람은 아마도 화가 제임스 맥닐 휘슬러일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플로베르와 공쿠르 형제 외에도 샤를 보들레르, 샤를 르콩트 드 릴, 테오도르 드 방빌, J. K. 위스망스 등 상징주의와 고답파 시인들도 유미주의의 신봉자들로 꼽히며, 독일에서는 나중에 게오르게파에 속하는 시인들이 유미주의의 영향을 보인다.

당대의 유미주의 비판자로는 영국의 윌리엄 모리스와 존 러스킨, 러시아의 레프 톨스토이 등을 들 수 있다. 톨스토이는 도덕성을 떠난 예술이 무슨 가치를 지니겠느냐는 물음을 던졌다. 그러나 유미주의 운동은 예술의 형식미학에 관심을 집중시켜, 로저 프라이와 버나드 베렌슨의 예술비평이 나오는 데 이바지했다. 또한 프랑스의 상징주의와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됨으로써 어떤 지역에 한정되지 않는 운동이 되었고, 미술과 공예 운동을 촉진했으며, 아르 누보(Art Nouveau) 운동을 일으켜 20세기 예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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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본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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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협은 「원도론()」에서 "사람은 오행의 정화인 것이요, 천지의 마음인 것이다. 이 천지의 마음이 생김으로써 언어가 나타나고, 언어가 나타나면서 문장의 형태가 분명해진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도리인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 「명시편()」에서 "사람은 일곱 가지 감정을 갖고 있어서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반응하고 감응하여 그 뜻을 노래하게 된다. 이것은 모두 자연이 아닌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유협의 '자연'을 사람들은 '(도)'의 다른 이름이라고 해석하였으나, 그 도리는 모두 자연으로부터 온 것이며, 바로 문학본원론의 기초가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학본원론 [文學本原論] (역사 따라 배우는 중국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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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론

 

 ]

「지음편()」에서 문학비평의 올바른 태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대체로 천 개의 곡조를 다룬 뒤에야 비로소 음악을 알게 되고, 천 자루의 칼을 본 뒤에야 겨우 칼이 잘 드는지를 안다고 한다. 때문에 원만하게 문학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작품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 높은 산을 본 일이 있으면 조그만 언덕의 모양을 확실히 알 수가 있고, 큰 바다 물결을 알고 있으면 작은 냇물의 흐름도 짐작할 수 있다. 남의 작품을 평가하는 데 사심을 넣지 말고, 개인의 애증에 편벽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한 뒤에야 저울과 같이 공정한 논리를 펼 수가 있고, 거울처럼 분명하게 표현을 비추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

이와 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하여 네 가지의 비평 원리를 내어 놓았다. 즉, 첫째, "옛 것을 귀하에 여기고 지금 것을 천하게 여기지 말라()", 둘째, "자신을 숭상하고 다른 사람을 억제하지 말라()", 셋째, "거짓됨을 믿고 진실됨을 흐리지 말라()", 넷째, "같은 무리끼리 당을 만들고 다른 사람을 치지 말라()"라고 하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학비평론 [文學批評論] (역사 따라 배우는 중국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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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체재론

 

 ]

문학의 체재에 대하여 당시에는 '문()'과 '필()'로 구별하였다. 운()이 있는 것을 '문'이라고 하였고, 운이 없는 것을 '필'이라고 하였다. 유협은 문체를 대략 세 가지 체재로 분류하였는데, 즉 '문필()'에 의한 분류, '성질'에 의한 분류, 분류할 수 없는 것이다. 「서지편()」에 "각 양식의 기원부터 시작해서 결론을 말하고, 명칭을 해석해서 내용을 분명히 하고, 한 편의 모범을 정하고, 이치를 부연하여 수미를 정리하였다.(.)"라고 하였는데, 이 네 가지가 문체 분류의 원칙론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학체재론 [文學體裁論] (역사 따라 배우는 중국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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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창작론

 

 ]

내용을 글보다 우선하는 문질병중()의 문학을 주장하였다. 그는 「정채편()」에서 다음과 같이 문학의 내용과 형식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대저 분이나 눈썹 그리개는 얼굴을 장식하는 것이나, 참된 미모는 타고난 자질에 달려 있는 것이며, 비록 수사로써 말을 문식한다고는 하나, 실질적인 미는 그 사상과 감정 위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감정이란 문식의 날이 되며, 말이란 논리의 씨가 된다고 볼 수 있다. 날이 바로 잡혀야만 씨가 제자리에 놓여지며, 논리가 정해진 뒤에야 말이 창달하게 된다. 이 도리야말로 문장의 수사에 관한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姿.

이것이 그의 기본적인 문학창작론으로서, 당시 유행하던 유미주의 문학 풍조에 대하여 비판을 가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학창작론 [文學創作論] (역사 따라 배우는 중국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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