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자신이 사람들에게 참된 도를 가르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사는 수피가 있었다.
이에 탁발승 바르바리가 짐짓 제자인 척 가장하여 그 수피의 모임에 참석했다. 그리고 참석할 때마다 그 잘난 척하는 수피에게 전혀 엉뚱하기 그지없는 질문을 퍼붓곤 했다.
이렇게 되자 바르바리의 질문에 번번이 말을 중단해야만 했던 가짜 수피가 결국에는 목청을 돋구고야 말았다.
"신통하게도 자넨 지난 몇 달 동안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날 찾아왔더군. 그런데 찾아와서 고작 한다는 질문이 그게 뭔가? 늘 엉터리 질문만 되풀이하고 있는 게 아닌가."
가짜 수피의 말에 바르바리가 짐짓 송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간 제 질문에 화가 나셨나 보죠?"
"그렇네!"
"그럼 제가 성공한 셈이군요."
"?"
"전 사실, 그런 엉터리 질문에 성을 내는 당신의 모습이 무척 즐거웠답니다. 그게 저의 유일한 악행(惡行)인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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