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시골마을에 혼기가 다 찬 외동아들을 둔 노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낯선 사내가 불쑥 찾아와 말했습니다.
“영감님, 아드님이 참 영특하고 잘 생겼군요. 아드님을 도시로 데려가서 크게 출세시킬까 합니다만.”
노인은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냐며 버럭 화를 냈습니다.
“실없는 소리 그만하고 가보시게나!”
“제가 좋은 며느릿감을 찾아드린다 해도 싫으십니까?”
“안 돼! 대체 뭘 믿고?! 어림없는 소리!”
“그 며느릿감이 록펠러의 딸이라 해도 마다하시겠습니까?”
“엥? 뭐라? 아..,니, 석유왕 록펠러 말인가?”
“네, 맞습니다. 석유왕 록펠러의 딸 말씀입니다.”
록펠러의 딸을 자기 집 며느리로 들일 수 있다는 말에 노인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
노인의 동의를 얻은 후, 그 사내는 다시 록펠러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회장님 따님한테 잘 어울리는 신랑감을 물색해왔습니다만…”
록펠러가 시답잖은 투로 남자를 올리보고 내리 훑고 하더니 딱 잘라 말했습니다.
“허튼 수작 집어치우고 나가게!”
“그 신랑감이, 회장님 사위가 될 사람이 세계은행의 부총재라고 해도 마다하시겠습니까?”
“뭐라? 아니, 자네 그게 참말인가?!”
그렇게 결국 록펠러도 동의했습니다.
……
며칠 후, 그 남자는 다시 세계은행 총재를 찾아갔습니다.
“총재님, 지금 당장 부총재 한명을 새로 임명하셔야겠습니다.”
총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습니다.
“그럴 일은 없소. 지금도 부총재가 남아도는 형편인데, 무엇 때문에 한명을 더 늘린다는 거요? 그것도 지금 당장이라니?!”
남자가 총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습니다.
“그 부총재 후보가 록펠러의 사위 되는 사람이라 해도 마다하실 겁니까?”
“엉? 무어?! 아니, 그게 정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