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나에게 다가선
한낱 평범한 교과서
검붉은 뚜껑에
누우런 종이장
너무너무 소박한 교과서
엄마의 향기가 흐르고
아빠의 가르침이 솟구치고
형제의 소중함이 치솟고
친구의 다정함이 물결치고
부모의 아픔이
그대로 물씬풍기는
평범한 한권의 지침서
언제부터 나에겐
없어서는 안될 너무 소중한
한권의 교과서
하늘이 하사한 한줄기의 아픔
그 아픔속에서
나는 매일 커간다
내 몸의 어지러움이
하나하나 씻기는
그런 아픔의 롱구장
동그란 그물속에서
나의 인생은 교과서를 갉아 먹는다
아픔으로 나를 위해 존재하는
엄마의 하아햔 손끝이다
그대는 내속의
교과서
내생에 없어서는 안될
하늘의 뜻
고향의 굴뚝에서 피여오르는
아빠의 노오란 그리움이다
고향의 가마목을 덥히는
할머니의 한없는
자랑이다
고향을 지켜가는
한그루의
파아란 내물이다
아픔과 정성으로
줄기줄기
뿌리를 더듬으면서
그대는
오늘도 나를 위해
또
한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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