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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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
2014년 01월 09일 15시 00분  조회:2200  추천:2  작성자: 리창현
네 강 내 강 분명하게 옷을 벗었거늘
어이하여 남의 강 함부로 건느랴
건너야 할 강과 건느지 말아야 할 강이
우리를 향해 무겁게 머리를 떨구었다.
물이 얕은 강이라서 마구 헤덤비지 말구
물이 깊은 강이라서 지레 두려워 말구
나의 강이면 나대로 편하게 건너고
나의 강이 아니거든 아예 생각을 꺾어라
내 강에 서서 저쪽 강에 미련을 날리지 말구
내 강의 가슴팍에 사색의 비수를 박아라
내 강이 싫어지는것은 강의 오염과 상관없는것
내 마음이 메마름에 너무 성급한거늘
내 강의 줄기들에 산소를 불어 넣어라
긁히고 찔리는 한이 있더라도
내 강의 심장에 단비를 채우라
어리숙한 손발에 죄를 그만 들씌우고
내 강에 드리운 장막을 갈기갈기 찢어라
찢기는 오리마다에는 령혼의 씨앗들이
송알송알 조심조심 새벽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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