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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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이라 불러봅니다
2014년 01월 27일 17시 35분  조회:2653  추천:5  작성자: 리창현
 내 가슴속깊이에 묻어둔 씨앗 하나
싹이 트기도 전에 씨앗의 운명을 잃어야 했습니다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던 씨앗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뼈속으로 흘러보냅니다
암펌같은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운명을 토막토막 쪼개여 문턱에 걸어두고
령감같은 외국남자의 품에서 설음을 쏟으면서
내 곁을 떠난 당신이 아니였습니다
수년의 세월이 흘러가도록 아픔도 함께 흐르고
소식은 감감한데 그리움은 밤을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까아만 밤이 하얗게 서리가 내렸고
뜨겁던 지구가 랭각에 몸서리치고
나는 나대로 삶의 무덤을 파기 시작하였습니다
가물가물 기억에서 사라지던 어느날 아침
당신의 소식을 얻어들으면서부터
기억은 또다시 아픔을 몰아왔습니다
멀쩡한 남편은 구석에서 서성거리고
여리디 연한 두손은 언녕 손이 아니였다고
동생의 떨리는 목소리에 목이 메였고
봄물이 녹듯이 내 가슴에 찬물결 출렁이였습니다
자식을 위해 손발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매일을 고생스레 살아간다는 그 한마디에
나는 나를 바라볼 면목마저 없었습니다
부질없이 마음은 자꾸 저울질을 시작하건만
눈금을 찾을 재간이 부족하였습니다
그처럼 악착스레 갈라놓던 엄마는 잘 사느냐의 질문에
당신의 동생은 불같은 성화를 토해냈습니다
언니가 이렇게 사는건 다 큰엄마의 죄악이야
부들부들 떨면서 내쏘는 원통같은 아픔
오래살지도 못하면서 딸을 저렇게…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말 한마디에
당신에 대한 모든것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또한 당신을 걱정할 자격도 없었습니다
혹시 엄마가 살아계신다면
어떤 험한 현실도 크게 뒤흔들고 싶건만
돌아가신 엄마에게 아픔은 드리기 싫고
이제 우리는 어찌해야 합니까!
엄마에 대한 미움도 깨끗이 씻어지고
당신에 대한 그리움도 지워버리렵니다
그러면서 한번이나마 목이 터지도록
당신이라고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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