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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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못난 송아지도 정성들여 기르면 훌륭한 황소가 된다
2012년 09월 12일 16시 00분  조회:2504  추천:1  작성자: 리강철
재일조선족동포 리강철 자서전

나의 동북아4국지- 생존분투의 길에서

2.
못난 강아지도 정성들여 기르면 훌륭한 황소가 된다
 
나는 나의 전반생을 총화할 때 언제나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태여나면서부터 불우한 운명을 타고 났지 않았을가. 마치 흉년세월에 태여난 못난 송아지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태여나서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불우한 운명으로 인하여 자신감이 없고 큰 꿈도 없이 살았다.  전에 생산대에서 사과배를 따서 시장에 내다 팔기전에 좋은 것과 나쁜 것들을 골라 등급을 나누었는데 3등품이 나오면 ‘저 배들도 어쩌면 나와 같은 운명이구나’하고 서글픈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즉 나는 제품에 비유해서 말한다면 3등 결함상품(缺陷商品)이라고 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성인이 되여서 지금까지의 인생은 그래도 열심히 그 결함상품을 수리하고 보완하여 일반 인간 즉 정품 혹은 완성품으로 수정하여 가는 과정이였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내가 구태여 ’3등결함상품’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내가 세가지의 큰 결함(핸디)을 짊어지고 살아왔다는 말이다.   

첫째, 나는 일찍 동년의 꿈을 맛보기도 전에 소아마비증에 걸려 불구자 신세가 되였기에 처음부터 하느님은 나한테 평등한 인생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때문에 인간의 본능으로 다른 기능을 개발하여 부족한 기능을 보충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신체적인 장애를 극복하려고 소학교에 입학해서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반급 활동에도 열심히 참가했다. 학교에서 체력로동이 있어도 선생님은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지만 나는 다른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참가했다. 부꾸러움도 모르고 친구들속에 휩쓸려서 뽈도 차고 배구도 치고 탁구도 하면서 뭐나 뒤떨어지지 말자는 일념에서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심지어 대학에 입학해서는 불구인 다리로 대학의 마라톤 대회까지 참가했다. 듣기 좋게 말하면 완강한 의력이라 할 수 있고 듣기 싫게 말하면 소문난 악돌이로 이런 성격은 어릴 때부터 길러져 왔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내가 소학교에 입학해서부터 고중(고등학교)을 졸업한 시기는 1967년부터77년까지 중국의 문화대혁명시기와 기본 일치하다.그 시기 모두 그러했듯이 정규정인 교육을 받을 수 없었기에 나의 두뇌는 ‘지식결함품’일 수 밖에 없었다.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도 학교에서 워낙 공부하는 날보다 ‘빈하중농의 재교육’을 받는 날이 더 많았고  농촌집에 돌아와도 로동이 많았으니 공부를 하면 얼마나 했겠는가. 졸업하여 농촌에 돌아가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역시 가혹한 농업 육체로동 뿐이였다. 그것도 신체장애라는 치명적 약점을 짊어지고 있으니. 시골에서 농사지으면서 대학시험을 치렀으나 4년동안의 시험끝에 겨우 겨우 시골에서 수도 북경의 대학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나의 인생은 그 때로부터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되였던 것이다.

셋째, 가정생활이 가난하고 신체장애를 가졌기에 그것을 극복하려고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열심히 공부를 했다. 엄마가 동네에서 막내 아들을 공부 잘 시켜서 청화대학에 보낸다고 자랑하는 바람에 청화대학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마을 친구들한테서 ‘청화대학생’이라는 별명이 붙어 왕따 당한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그때는 ‘청화대학생’이라는 별명이 나에게 그렇게도 치욕적으로 생각되였다. 신체는 부족하고 공부는 잘하니까 주위에서는 동정하고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왕따 주고(외목 내고)  깍아 내릴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가난하고 왕따당하니 자연히 심리적 약점이 생겨 ‘심리결함품’이 되여 버린 것이다. 팩한 성격과 자신감의 부족을 가지고 사춘기에 들어섰다. 허나 성년이 되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반급의 리더(반장)가 되여 다른사람을 이끌어가는 사람으로 성장되였다. 그후  30여년간에 자연히 성격도 많이 부드러워지고 인내성도 강해졌다.

50년간의 인생을 총화해 보면 매일매일 자기의 부족을 보완하고 자기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분투였다. 나는 글을 쓸 때 필명으로 ‘민들레’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나 자신은 수많은 잡초속의 한떨기의 민들레와 같은 존재라고 언제나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들레는 길가에서 밟히고 밟혀도 아무말 없이 꾸준히 살아가며 수수하지만 그래도 자기만의 꽃을 피워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그러니 나도 민들레와 같은 조용한 풀 한포기이지만 자기의 강인한 생존력과 끈임없는 노력 그리고 자기의 특색을 살려 아름다운 꽃을 피워 세상을 아름답게 장식하려는 Only one의 민들레 였다고 지금은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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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2 ]

2   작성자 : 좋은글
날자:2012-09-16 06:00:43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인생수업에 좋은 교재입니다.앞으로 나올 글에 기대가 갑니다.
1   작성자 : 민들레
날자:2012-09-12 16:23:30
잘 읽었소이다. 그런데 강아지는 개,송아지는 소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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