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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도경을 거쳐 입국한 중국동포들은 한국정부와 국민들의 차별과 배척을 받으면서 중국동포사회를 형성하였고 속절없는 불법체류강제추방의 외국인노동자정책에 편입되어 오히려 방대한 규모로 발전하였으며 뒤늦은 동포포용정책으로 다수의 불법체류중국동포들이 은둔생활을 마치고 지푸라기처럼 간간히 수면에 떠오르게 되었다. 이는 중국동포의 인간관계에도 여러 차례 변화를 보여 주었다.
초기 단기비자로 입국하여 지하철(서울도시철도5~8호선)공사를 비롯한 노동시장에 투입된 중국동포들은 대부분이 불법체류자로 전락되었기에 그들 사이에는 특별한 모순이 없었다. 오히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가치관의 힘을 입어 중국에서의 골 깊은 3대차별(도시와 농촌의 차별, 노동자와 농민의 차별, 체력노동자와 뇌력노동자의 차별)에서 해탈되어 “한국에 오면 모두가 똑 같다.”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평등한 동포사회를 형성했다.
그러나 다양한 장기체류비자의 출현으로 동포들 사이에는 합법체류냐 불법체류냐를 놓고 양극화 되어 갔다. 불법체류동포들은 한국인으로부터 오는 냉대와 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동시에 합법체류중국동포들로부터도 찬밥신세를 면하기 어려웠다. 이는 중국동포사회의 모순을 양상 시켰고 합법체류를 위한 공문서위조와 국적취득을 위한 가짜 결혼을 부축인 주원인으로 된다.
진짜와 가짜로 시집오는 중국동포여성들의 증가로 중국동포사회는 국적취득자(혹은 대기자)와 합법체류자, 불법체류자라는 3개의 계층으로 구분 되었다. 이는 중국동포들이 중국사회에서의 신분을 뒤집어놓는 자본주의혁명이기도 하였다. 중국에서는 데려가는 남자가 없어 시집갈 엄두도 내지 못하던 여자가 어느 눈썰미 좋은 한국총각한테 시집가서는 국적취득자랍시고 엉덩이를 비비 꼬며 다니는가 하면 공부와는 담을 쌓은 ‘유학생’이 합법체류자라고 괜스레 경찰들을 지껄이고 다니고 고향에서는 내 노라던 동포들이 오히려 ‘빨치산’이 되어 지하로 잠적해서는 빈번한 ‘빨갱이색출작전’에 걸려 수갑을 차고 연행되는 형국을 맞았다.
사과를 차디찬 북방의 돌배에 접해야만 했던 민족이 사과배로 고국에 돌아오니 이제 너희는 배니 사과와는 무관하다는 앙탈을 부린다.
그러나 재입국을 통한 불법체류합법화조치와 방문취업제의 실시, 노동3권의 적용으로 중국동포들의 인권은 향상되었고 국적취득여하와 체류자격여하로 우열을 따지던 ‘신분제도’에서 간신히 해탈되어 가치창조를 위한 경쟁사회로 진입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불법체류자에 대한 화제는 남아있다. 그러나 과거의 비난과 조소, 차별을 넘어 안타까움이다. 왜 한국정부가 여러 차례 합법화 조치를 시행하는데도 기어이 불법체류를 하느냐는 것이다. 또 재입국이 불가능한 불법체류동포에 대한 너그러움도 보여준다. “한국에 오래 살다보니 중국에 돌아가면 재정착에 어려우니 그럴 수밖에!” ‘체류기간이 얼마 남았느냐’는 화제도 남아있다. 그러나 체류기간과 체류자격으로 우열을 따지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만큼 중국동포들의 한국사회에서의 지위는 한국정부의 동포포용정책과 중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중국동포들이 만나면 수입의 높낮이를 따지고 전세냐 월세냐는 주거환경의 차이를 따지고, 중국에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대소를 따진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에서 새롭게 등장한 ‘중국동포사장’들은 자가용의 유무를 따지고 투자환경과 투자가치를 따지면서 한국인들과 은근슬쩍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앞으로 중국동포사회는 합법체류와 장기체류로 탈태 환골할 전망이다. 이는 동포가의 형성과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며 또 ‘중국동포사장’들의 다량출현은 동포가의 상업과 서비스업을 부추길 것이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중국동포들의 입지를 굳건히 해 줄뿐더러 중국 현지의 동포사회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동포들의 인간관계는 체류자격과 국적취득여하로 좌우되던 과거의 맥락에서 해탈되어 행복과 자유와 가치를 추구하는 건강한 인간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2008년 7월 30일 光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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