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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方의 례의와 부처가 설하는 례의
2007년 11월 30일 23시 00분  조회:2054  추천:105  작성자: 명상클럽

 

  16. 선생경(善生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열기성(羅閱祇城)의 기사굴산(耆??山)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 안에 들어가 밥을 빌고 계셨다. 그 때 라열기성에 선생(善生)11)이라는 장자(長者)의 아들이 있었다.

   11) Siglaka)은 시가라월(尸迦羅越)로 음역하기도 한다.

  그는 이른 아침에 성을 나와 동산으로 가서 소풍하곤 했는데 방금 목욕을 하고 나서 온몸이 젖은 채로 동ㆍ서ㆍ남ㆍ북과 상ㆍ하의 모든 방위를 향해 두루 예배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선생 장자가 동산으로 나가 소풍하는데 갓 목욕하여 온몸이 젖은 채로 모든 방위를 향해 절하는 것을 보았다. 세존께서는 그것을 보고 곧 그에게로 가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일로 이른 아침에 성을 나와 동산 숲에서 온몸이 젖은 채로 모든 방위를 향해 절을 하는가?”

  그러자 선생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 아버지께서 임종하실 적에 "네가 예배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먼저 동방ㆍ남방ㆍ서방ㆍ북방ㆍ상방ㆍ하방에 예배하라"고 제게 유언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명령을 감히 어길 수 없어 목욕한 뒤 손을 모으고 동방을 향해 예배하고 남ㆍ서ㆍ북방과 상ㆍ하 모든 방위에도 두루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장자의 아들아, 그것은 방위라는 이름이 있을 뿐이다.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 현성법(賢聖法)에서는 그 6방에 예배하는 것을 공경으로 여기지 않는다.”

  선생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에게 현성법에서는 어떻게 6방에 예배하는지 그 법을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라, 자세히 들어라. 잘 생각해보고 기억하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선생이 대답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즐겨 듣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네 가지 결업(結業)12)에 대해 알고 네 곳에서 악행을 짓지 않으며 또 능히 여섯 가지 손재업(損財業)을 안다면 선생아, 이것을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네 가지 악행을 떠나 6방을 예경한다"고 하느니라.

   12) 아래에서는 결행(結行)이라 하였다.

  그러면 이승에서도 좋고 저승에서도 좋은 과보를 얻을 것이요, 이승에서도 뿌리[根]가 되고 저승에서도 뿌리가 될 것이다. 현재에서는 지혜로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세상의 1과()를 얻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하늘의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선생아, 마땅히 알라. 네 가지 결행(結行)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살생이요, 두 번째는 도둑질이요, 세 번째는 음탕한 짓을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네 곳[處]인가? 첫 번째는 욕심이요, 두 번째는 성냄이요, 세 번째는 두려움이요, 네 번째는 어리석음이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이 네 곳에서 악을 지으면 곧 손해가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탐욕과 성냄과 두려움과 어리석음

  이 네 가지 법을 가진 사람은

  마치 그믐을 향하는 달처럼

  그 명예가 날로 줄어들리라.


  부처님께서 다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이 네 가지로써 악을 짓지 않으면 곧 이익이 있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탐욕과 성냄과 두려움과 어리석음

  이런 악행을 짓지 않는 사람은

  마치 보름을 향하는 달처럼

  그 명예가 날로 더해가리라.


  부처님께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손재업(損財業)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술에 빠지는 것이요, 두 번째는 노름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방탕한 짓을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기악(
伎樂)에 미혹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악한 벗과 사귀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게으른 것이니, 이것을 여섯 가지 손재업이라고 한다. 선생아,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네 가지 결행을 알고 네 곳에서 악행을 짓지 않으며 또 여섯 가지 손재업을 안다면, 선생아, 이것이 네 곳을 떠나 6방을 공양하는 것이 된다. 그러면 금생도 좋고 후생도 좋으며, 이승에서 뿌리가 되고 저승에서도 뿌리가 될 것이다. 현재에서는 지혜로운 자들에게 칭찬받고 세상의 1과()를 얻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하늘의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선생아, 마땅히 알라. 술을 마시면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첫 번째는 재물을 없애게 되고, 두 번째는 병이 생기며, 세 번째는 다투게 되고, 네 번째는 나쁜 이름이 퍼지게 되며, 다섯 번째는 성을 내고 사나워지게 되고, 여섯 번째는 지혜가 날로 줄어든다. 선생아, 만일 저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술 마시기를 그치지 않으면 그 집의 살림은 날로 줄어들 것이다.

  선생아, 노름을 해도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재산이 날로 없어지고, 두 번째는 이기더라도 원한을 사게 되며, 세 번째는 지혜로운 사람에게 꾸지람을 듣고, 네 번째는 사람들이 공경하지도 믿지도 않으며, 다섯 번째는 사람들이 멀리하게 되고, 여섯 번째는 도둑질할 마음이 생기게 된다. 선생아, 이것을 노름으로 생겨나는 여섯 가지 손실이라 한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노름하기를 그치지 않으면 그 집의 살림은 날로 줄어들 것이다.

  방탕에도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첫 번째는 자기 몸을 보호하지 못하고, 두 번째는 재물을 보호하지 못하며, 세 번째는 자손을 보호하지 못하고, 네 번째는 항상 스스로 놀라고 두려워하며, 다섯 번째는 온갖 괴로움과 불행이 항상 그 몸을 휘감고, 여섯 번째는 허망한 일이 생기기 쉽다. 이것을 방탕의 여섯 가지 손실이라고 한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방탕한 짓거리를 멈추지 않으면 그 집의 재산은 날로 줄어들 것이다.

  선생아, 기악에 미쳐도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첫 번째는 가수를 구해야 하고, 두 번째는 춤꾼을 구해야 하며, 세 번째는 거문고와 비파를 구해야 하고, 네 번째는 파내조(波內早, akkhna)를 구해야 하며, 다섯 번째는 손에 드는 작은 방울[多羅槃, pissara]을 구해야 하고, 여섯 번째는 큰 북[首呵那, kumbhath]을 구해야 한다. 이것을 기악의 여섯 가지 손실이라고 한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기악을 즐겨 그치지 않으면 그 집의 재산은 날로 줄어들 것이다.

  악한 벗과 사귀는 것에도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첫 번째는 속임수를 써 속이게 되고, 두 번째는 으슥한 곳을 좋아하게 되며, 세 번째는 남의 집사람을 꾀이게 되고, 네 번째는 남의 물건을 얻으려고 꾀하게 되며, 다섯 번째는 재물과 이익만 좇게 되고, 여섯 번째는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기를 좋아하게 된다. 이것을 악한 벗과 사귀는 여섯 가지 손실이라 한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악한 벗과 사귀기를 그치지 않으면 그 집의 재산은 날로 줄어들 것이다.

  게으름에도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첫 번째는 부유하고 즐겁다고 일하려 하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가난하고 궁핍하다면서 부지런히 일하려 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춥다고 부지런히 일하려 하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덥다고 부지런히 일하려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때가 이르다고 부지런히 일하려 하지 않고, 여섯 번째는 때가 늦었다고 부지런히 일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게으름의 여섯 가지 손실이라 한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게으름을 그치지 않으면 그 집의 재산은 날로 줄어들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다시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술에 미혹해 빠지는 사람

  그에게는 또 술친구만 늘어나

  올바르게 모은 재산

  어느새 다시 흩어지고 마네.


  술 마심에 절도가 없고

  언제나 노래와 춤과 유희 즐기며

  대낮에 남의 집에 놀러 다니니

  그로 인해 스스로 함정에 떨어지네.


  나쁜 벗 사귀어 고치지 않고

  도 닦는 사람을 비방해 말하니

  세상 사람들 삿된 소견을 비웃고

  행실이 더럽다고 버림받으리.


  좋다 나쁘다 겉모양에 집착하고

  의논하는 것이라곤 승부를 겨루는 일

  악함13)과 친해 돌아올 줄 모르면

  행실이 더럽다고 남의 버림받으리.

   13) "요(要)"자로 되어 있는데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악(惡)"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악(惡)"자를 취하여 번역하였다.


  술 때문에 거칠고 미혹하게 되어

  가난하고 궁핍한 것 생각하지 못하고

  재물을 가벼이 여겨 사치 좋아하다가

  가정을 파괴하고 재앙을 불러오네.


  노름하고 술 마시는 무리를 만들고

  음탕한 남의 여자 엿보며

  더러운 행실을 좋아하여 익히나니

  마치 그믐을 향하는 달 같구나.


  악한 짓을 행하고 악한 과보 받으며

  악한 벗들과 함께 일을 저지르면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언제나 얻는 것 하나도 없네.


  대낮에는 마냥 잠자기만 좋아하고

  밤에는 깨어 바라는 것 많으면

  외롭고 어리석어 좋은 벗 없고

  집안의 살림살이 다스릴 줄 모르네.


  이르다 늦다 핑계대며 일하기 싫어하고

  춥다 덥다 핑계로 더욱 게으름 피우니

  하던 일은 하나도 끝맺지 못하고

  또 다시 다 된 일도 망치고 마네.


  추위와 더위 가리지 않고

  아침 저녁으로 부지런히 일하면

  어느 사업이고 안 될 것 없어

  마침내 근심 걱정 없게 되리라.


  부처님께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친한 체하는 네 가지 원수가 있으니 너는 마땅히 깨달아 알라. 어떤 것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 번째는 두려운 체하면서 복종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달콤한 말이며, 세 번째는 공경하고 순종하는 체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나쁜 벗이다.

  두려워서 복종하는 데에는 네 가지 사연[事]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먼저는 주었다가 뒤에 가서 빼앗는 것이요, 두 번째는 적은 것을 주고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며, 세 번째는 두려워서 억지로 친한 체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이익을 위하기 때문에 친한 체하는 것이다. 이것을 두려워서 복종하는 네 가지 사연이라고 한다.

  달콤한 말로 친한 체하는 데에도 또 네 가지 사연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선하건 악하건 무조건 따르는 것이요, 두 번째는 어려움이 있으면 저버리는 것이며, 세 번째는 겉으로 어서 오라고 하며 속으로는 막는 것이요, 네 번째는 위태로운 일이 생기면 곧 배척하는 것이다. 이것을 달콤한 말로 친한 체하는 네 가지 사연이라고 한다.

  공경하고 순종하며 친한 체하는 것에도 또 네 가지 사연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미리 속이는 것이요, 두 번째는 나중에 속이는 것이며, 세 번째는 현재에 속이는 것이요, 네 번째는 조그마한 허물만 보아도 곧 매질하는 것이다. 이것을 공경하고 순종하며 친한 체하는 네 가지 사연이라고 한다.

  악한 벗이 친한 체하는 것에도 또 네 가지 사연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술을 마실 때에 벗이 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도박할 때에 벗이 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음탕한 짓을 할 때에 벗이 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노래하고 춤출 때에 벗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악한 벗이 친한 체하는 네 가지 사연이라고 한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다시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두려워 복종하면서 억지로 친한 체하고

  달콤한 말로도 그렇게 하며

  공경하고 순종하며 거짓으로 친한 체하고

  악한 벗은 나쁜 짓으로 친한 체하네.


  이런 친구 믿을 수 없나니

  어서 빨리 그들을 멀리 하라.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알아

  마치 위험한 길을 피하듯 하네 


  부처님께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친할 만한 친구에 네 가지가 있다. 그들은 이익되는 바가 많고 또 사람을 구원하고 보호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잘못을 그치게 하는 친구이고, 두 번째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친구이며, 세 번째는 남을 이롭게 하는 친구이고, 네 번째는 고락을 함께하는 친구이다. 이것이 친할 만한 네 가지 친구로서 사람을 이롭게 하는 바가 많고 사람을 구원하고 보호하나니 마땅히 그들을 친근히 하라.


  선생아, 잘못을 그치게 하는 것에 네 가지 사연[事]이 있으니, 그들은 이롭게 하는 바가 많고 사람을 구원하고 보호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사람이 악한 짓을 하는 것을 보면 곧 그것을 말리는 것이요, 두 번째는 사람에게 정직한 도리를 보여 주는 것이며, 세 번째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엾이 여기는 것이요, 네 번째는 사람들에게 하늘에 태어나는 길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것이 허물을 그치게 하는 네 가지로서 이익되는 바가 많고 사람을 구원하고 보호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것에도 네 가지 사연이 있다. 첫 번째는 남의 이익을 보면 대신 기뻐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남의 악을 보면 대신 걱정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남의 덕을 칭찬하고 기리는 것이요, 네 번째는 남이 악을 말하는 것을 보면 곧 그것을 막는 것이다. 이것이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네 가지로서 이익되는 바가 많고 사람을 구원하고 보호하는 것이다.

  남을 이롭게 하는 것에도 네 가지 사연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그가 방일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그가 방일하여 재산을 잃는 일이 없도록 보호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그가 두려워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남몰래 서로 가르쳐 훈계하는 것이다. 이것이 남을 이롭게 하는 네 가지로서 이익되는 바가 많고 사람을 구원하고 보호하는 것이다.

  고락을 함께하는 것에도 네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그를 위해 신명을 아끼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그를 위해 재물을 아끼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그를 위해 그의 두려움을 구제해 주는 것이요, 네 번째는 그를 위해 남몰래 깨우쳐 훈계하는 것이다. 이것이 고락을 함께하는 네 가지로서 이익되는 바가 많고 또 사람을 구원하고 보호하는 것이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다시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허물을 억제하고 악함을 막아주는 친구

  남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친구

  남을 이롭게 하여 그를 도와주는 친구

  제 일처럼 고락을 함께하는 친구


  이런 친구라야 친할 만한 친구이며

  지혜로운 이들이 가까이 할 자

  친구 중에 더없이 좋은 친구

  마치 그 어머니 아들을 사랑하듯이.


  만일 친할 만한 친구를 친하려거든

  마땅히 견고한 친구를 친하도록 하라.

  친근히 하는 이가 계행을 구족하면

  불빛이 사람을 비추듯 하리라.


  부처님께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여섯방위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부모는 동방이요, 사장(師長)은 남방이요, 아내는 서방이요, 친척은 북방이요, 종들은 하방이요, 사문 바라문과 행이 높은 모든 사람은 상방이다.


  선생아, 남의 자식된 자는 마땅히 다섯 가지 일로써 부모를 공경하고 순종[敬順]해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이바지해 받들어 모시되 부족함이 없게 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할 일이 있으면 무슨 일이든지 먼저 부모에게 아뢰는 것이며, 세 번째는 부모가 하는 일은 순종하고 거스르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부모의 바른 명령을 감히 어기지 않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부모가 하던 바른 가업(家業)을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선생아, 대개 남의 자식된 자는 다섯 가지 일로써 부모에게 공경하고 순종해야 하며, 부모도 다섯 가지 일로써 그 아들을 사랑해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자식을 통제하여 악을 행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가리키고 타이르되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며, 세 번째는 그 사랑이 뼈 속까지 사무치도록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자식에게 좋은 짝을 구해주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때에 따라 필요한 물건을 대주는 것이다. 선생아, 자식이 부모에게 공경하고 순종하며 공손히 받들어 섬기면 그 방위는 안온하여 걱정과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선생아, 제자가 스승을 공경하고 받드는 데에도 또 다섯 가지 일이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필요한 것을 대주는 것이요, 두 번째는 예경하고 공양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존중하고 우러러 받드는 것이요, 네 번째는 스승의 가르침이 있으면 공손히 따르고 어기지 않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스승에게 법을 듣고는 잘 기억해 잊지 않는 것이다. 선생아, 대개 제자된 자는 마땅히 이 다섯 가지 법으로써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고 섬겨야 한다. 

  스승과 어른도 또한 다섯 가지 일로써 제자를 잘 보살펴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법대로 잘 길들이는 것이요, 두 번째는 그가 듣지 못한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며, 세 번째는 묻는 바에 따라 그 뜻을 알게 해 주는 것이요, 네 번째는 좋은 벗을 소개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인색함이 없이 아는 것을 다 가르쳐 주는 것이다. 선생아, 제자가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고 순종하며 공손히 받들어 모시면 그 방위는 안온하여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선생아, 남편이 아내를 공경하는 데에도 또한 다섯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서로 예의로써 대접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위엄을 지키는 것이며, 세 번째는 제 때에 옷과 양식을 대주는 것이요, 네 번째는 때에 따라 몸치장을 하게 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집안일을 맡기는 것이다. 선생아, 남편은 이 다섯 가지 일로써 아내를 공경하고 대접해야 한다. 

  아내도 또한 다섯 가지 일로써 남편을 공경해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먼저 일어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나중에 앉는 것이며, 세 번째는 부드러운 말을 쓰는 것이요, 네 번째는 공경하고 순종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뜻을 먼저 알아 받드는 것이다. 선생아, 남편이 아내14)를 이같이 공경하고 대접하는 것이다. 이같이 공경히 대접하면 그 방위는 안온하여 걱정과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14) 보면 여기는 “아내가 남편을…”로 되어야 할 것 같다. 송ㆍ원ㆍ명 3본에는 “아내가 남편을…”로 되어 있다.

 

  선생아, 사람된 자는 마땅히 다섯 가지 일로써 친족을 가까이하고 공경해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베풀어주는 것이요, 두 번째는 착한 말을 쓰는 것이며, 세 번째는 이롭게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이익을 함께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속이지 않는 것이다. 선생아, 이것이 다섯 가지 일로써 친족을 가까이하고 공경하는 것이다.

  친족도 또한 다섯 가지 일로써 그 사람을 가까이하고 공경해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방종하고 안일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방종하고 안일하여 재산을 잃는 일이 없도록 보호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두려움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남몰래 서로 가르쳐 훈계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항상 서로 칭찬하는 것이다. 선생아, 이렇게 친족을 보살피고 공경하면 그 방위는 안온하여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선생아, 주인은 다섯 가지 일로써 하인을 가르쳐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그 능력에 알맞게 부리는 것이요, 두 번째는 제때에 음식을 주는 것이며, 세 번째는 제때에 보수를 주는 것이요. 네 번째는 병이 들면 약을 주는 것이요, 다섯 번째는 휴가를 허락하는 것이다. 선생아, 이것이 다섯 가지 일로써 하인을 부리는 것이다. 

  하인도 또 다섯 가지 일로써 그 주인을 받들어 섬겨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일찍 일어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일을 빈틈없이 처리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주지 않으면 가지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일을 순서 있게 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주인의 이름을 드날리는 것이다. 이것이 주인이 하인을 잘 대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방위는 안온하여 걱정과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선생아, 시주(施主)는 마땅히 다섯 가지 일로써 사문 바라문을 공양해 받들어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따뜻한 행동으로 대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따뜻한 말로 대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때 맞추어 보시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문을 막지 않는 것이다. 선생아, 이처럼 시주는 이 다섯 가지 일로써 사문 바라문을 공양해 받들어야 한다. 

  사문 바라문은 또 여섯 가지 일로써 가르쳐야 한다.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악을 짓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착한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며, 세 번째는 선한 마음을 품게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듣지 못한 것을 들려 주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이미 들은 것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하늘에 태어나는 길을 열어 보이는 것이다. 선생아, 이것이 시주가 사문 바라문을 공손히 받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방위는 안온하여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다시 게송으로써 말씀하셨다.


  부모는 동방이고

  스승은 남방이며 

  아내는 서방이고

  친족은 북방이며

  하인은 하방이고

  사문은 상방이네.


  모든 장자의 아들들아

  모든 방위에 예경하고

  공경하고 순종해 때를 놓치지 않으면

  죽어서는 모두 천상에 태어나리.


  은혜로운 보시와 부드러운 말

  사람들에게 많은 이익 준다네.

  너와 나 이익을 공평히 하고

  가진 것을 남과 함께 나눠 가져라.


  이 네 가지15)는 큰 짐이라

  무거운 짐 실은 수레와 같네.

  그러나 세간에 이 네 가지가 없다면

  효성스런 봉양은 있을 수 없네.

   15) 구절에서 거론된 보시(布施)ㆍ애어(愛語)ㆍ이행(利行)ㆍ동사(同事)의 4섭법(攝法)을 말한다.


  이 법은 세간에 있어 

  지혜로운 사람이 선택하는 것

  이것을 행하면 큰 과보 얻고

  아름다운 이름 멀리 퍼지리.


  평상과 자리를 장엄하게 꾸미고

  훌륭한 음식을 차려 올리며

  필요한 물건을 공급해 주면

  아름다운 이름 멀리 퍼지리.


  친구는 서로 버리지 않고

  이익되는 일들을 서로 보여주며

  상하가 늘 서로 화합한다면

  이 때 비로소 좋은 명예 얻는다.


  마땅히 먼저 기예부터 익히고

  그런 다음 재물 늘릴 직업을 가지며

  재물을 얻어 이미 구족하거든

  마땅히 스스로 지키고 보호하라.


  재물 쓰되 사치하지 말고

  마땅히 줄 사람 가리어 주라.

  남을 속이고 함부로 내닫거든

  아무리 빌어도 주지 말아라.


  재물을 쌓되 적은 데서 시작하라.

  마치 여러 꽃에서 꿀을 모으는 벌처럼

  재물은 날마다 점점 불어나

  마침내 줄거나 소모됨이 없으리라.


  첫째는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둘째는 일을 하되 게으르지 말며

  셋째는 미리 모으고 쌓아

  그것으로 궁핍할 때를 준비하라.


  넷째는 밭 갈고 장사도 하며

  목장 만들어 짐승 먹이고

  다섯째는 마땅히 탑묘(塔廟)를 세우고

  여섯째는 절의 방사(房舍)를 지어라.

  재가자는 이 6업(業)을 부지런히 힘써

  잘 닦아 그 때를 놓치지 말라.


  이와 같이 그 행을 닦아 나가면

  집안살림 줄어들 일 없고

  재물은 날로 점점 불어나

  바다로 온갖 강물 흘러들 듯하리.


  그 때 선생(善生)은 세존께 아뢰었다.

  “참으로 좋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실로 제가 본래 기대했던 것보다 월등하고 제 아버지의 가르침을 넘어섰습니다. 엎어진 자로 하여금 우러름을 얻게 하고, 닫힌 자로 하여금 열림을 얻게 하며, 미혹한 자로 하여금 깨달음을 얻게 하고, 어두운 방에 등불을 켜서 눈 있는 자가 보게 하셨습니다. 여래의 말씀도 그와 같아서 무수한 방편으로써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깨치게 하고 맑고 깨끗한 법을 보여주셨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께서는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이시기 때문에 능히 열어 보이시어 세상의 밝은 길잡이가 되셨습니다.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합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저는 오늘부터 죽을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그 때 선생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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