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하정보회사에서 주최하고 수림문화재단에서 후원하며 연변작가협회가 주관하는 제8회 가야하문학상 시상식이9월2일 오후 록원호텔에서 진행되였습니다. 총23명의 수상자 중 우리명동 작문교실학생 14명이수상하여 61%의 상을 휩쓰는 쾌거를거두었습니다. 明东作文 131 7915 9355
선생님의 눈길
연길시연신소학교 6학년 3반 최지연
우리 반 담임선생님은 생글생글 잘 웃는다. 그때면 선생님의 눈길은 더없이 자애롭고 인자하기만 하다. 하지만 어쩌다 화를 낼 때면 용접불 같은 파아란 불꽃이 일렁이는데 저도 모르게 오싹 소름이 돋는다.…
어느 날 오후였다. 교실에 들어온 선생님은 시험을 친다고 하였다. 뒤이어 시험지를 나누어주었다. 소란하던 교실은 인츰 물뿌린듯 조용해졌다. “사각사각” 글 쓰는 소리와 “또각또각” 선생님의 발걸음소리만 단조롭게 들려올 뿐이였다.
사전에 복습을 잘했던 나는 문제가 너무 쉬워 술술 써내려갔다. 그때였다. 짝꿍이 내발을 툭툭 치는 것이였다. 6년을 함께 짝꿍으로 지내온 터라 그게 무슨 뜻인지 불 보듯 뻔했다. 슬쩍 고개를 돌려 선생님을 보니 다행히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것도 등진채로 말이다. 나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친구지간의 의리를 생각해 시험지를 그 애한테로 슬며시 밀어 놓았다. 짝꿍은 두눈을 찡긋해 보이고는 좋아라고 답안을 베끼기 시작했다. 나도 친구와의 의리를 지킨 것 같아 흐믓해 있는데 갑자기 뒤통수가 따금해났다. ‘도적이 제 발 저리다’고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선생님이 다가와 있었다. 찰나, 선생님의 엄숙한 표정과 마주친 나는 고슴도치처럼 잔뜩 몸을 옹송그리고 말았다. 그처럼 인자하고 자애롭던 선생님의 눈동자에서 파란 불길 같은 것이 일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자기도 모르게 황급히 나의 시험지를 내 앞으로 당겨왔다. 선생님이 그저 말없이 쏘아보기만 했는데도 나는 등짝에 소름이 쫙 끼쳤다. 그것은 그 눈길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황급히 불덩이처럼 화끈 달아오른 얼굴을 바삐 시험지에 박으며 문제를 푸는 척 했다. ‘컨닝’을 하다 들킨 짝꿍도 얼굴이 빨개져 쥐구멍을 찾았다.
그 순간 돌연간 선생님이 눈길이 너무도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어디선가 자주 마주쳤던 그런 눈길과... 찰나, 나는 선생님의 눈길이 우리 부모님들의 눈길과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잘했을 때는 칭찬과 격려의 뜻으로,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는 경계의 지적의 뜻으로 보내던 부모님들의 눈길...
그날 선생님의 그 성난 눈길을 마주한 나는 꼭 부모님의 꾸중을 들은 것만 같아 온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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