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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석기 (2)
2006년 11월에 천대산 국청사를 처음 답사하고 2009년 2월에 천대종의 개조(开祖)—지자대사 육신탑이 자리한 불롱에 다녀왔지만 육신탑내 삼면 벽에 모셔진 천대종 17대조사 화상을 여겨보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천대종의 제16대 조사면 고려인 의통스님인데, 청명기간 답사에 이어 4월 9일과 10일 휴식일에 종내는 다시 천대산행에 오르고야 말았다.
천대에 도착하니 점심녘이다. 천대역 중심버스부 부근의 한 호텔에 행장을 풀고 1선버스로 천대 북역에 이른것은 그 뒤의 일. 겨레 고대발자취 어린 화정산 화정사를 바라고 유람버스에 올랐으나 이 버스는 화정산으로 가지 않는단다. 연도의 경대선곡(琼台仙谷)에서 내릴수 밖에 없다. 이것이 수석에 홀딱 반해 버린 계기가 되였으니 경대선곡 유람과 빗나간 것은 그 뒤의 일이다.
처음 기분 잡친 상태로 버스서 내려 경대선곡 협곡에 들어서니 벽계수를 이룬 협곡은 어딜 보나 크고작은 바위돌들 구간이여서 정신이 번쩍 든다. 기분 잡친 때가 언제런듯 싶다. 바위돌 사이를 돌돌 흘러 내리는 산간의 맑은 물소리가 나를 부른다. 심신이 수석 쪽으로 쏠리니 경대선곡이 국가에서 첫패로 비준한 4A급 풍경유람명승구이고 천대산에서 가장 삐여난 풍경구라지만 나의 눈은 풍경구들이 아닌 유람길 바로 아래로 흐르는 벽계수 바닥을 훑는다. 벽계수는 끝없이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
(조금만 더 내려가 보고 돌아서자, 돌아 서서 이곳 대협곡 구간을 잘 감상해야지.)
생각은 이렇게 해보지만 걸음은 자꾸만 아래로만 향한다. 멀리 내려 온 지금에 다시 돌아서서 올라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 인젠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저 아래 출구가 있다니 가는데까지 가고 볼 판이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저도 몰래 몇몇리 유람길을 조이니 협곡이 조금씩 트이면서 산간의 호수로 이름높은 팔선호(八仙湖)가 시야에 안겨든다. 유람길이 빗나가도 크게 빗나간것, 대협곡 구간을 잘 감상하고저 돌아선다는 것이 수석에 반해 혼이 빼앗겨 평지와 진배없는 경대선곡의 어구에 이른것. 나는 나절로 웃고말았다. 대협곡 구간을 다시 감상하며 카메라에 담는다는 것이 나무아무타불이 되였다. 호호호, 누군가는 낚시암에 걸리면 어떻다더니, 나는 수석암에 걸려도 단단히 걸린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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