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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 없는 연길!
2012년 08월 15일 15시 09분  조회:1509  추천:0  작성자: 주정배

푸른 가로수는 하늘하늘 춤추고

예쁜 꽃송이는 방긋방긋 웃어요.

학교로 가는 길은 하냥 즐거워

노래와 웃음이 길에 넘쳐나요.



소학교때 부르던 노래이다.

내가 어릴때는 연길시 가로수는 대부분 단풍나무로 되였었다. 단풍나무는 가을에 울긋불긋 정말 보기도 좋았다.

연길시에는 아스팔트길이라고는 백화앞에 십자로 나있던 길, 다시 말하면 동서남북으로 뻗은 길이 전부였던 것 같다. 그래서 가도에 가로수도 별로 없었다. 저기 멀리 공인문화궁으로 가는 길에는 그래도 큰 수양버드나무 가로수가 멋지게 길양옆에 느려져 있어서 거기는 정말 보기도 좋았다. 그 길도 자연돌을 장방혀으로 깍아서 다듬은 돌을 깔았댔었는데 ... 아마도 그길이 연길시에서 제일 좋은 길이 아니였던가 싶다.

후에 어느 대가리? (요즘 고향에 백성들은 영도를 이렇게 부름)가 바뀌면서 그 아까운 돌길을 하루 아침에 없애 버리고 아스팔트로 바꾸어 버렸는데 ... 그대가리 나쁜 영도는 안광도 부족해서 그비싼 돌길을 뜯어 어디에 버렸는지 ... 

물론 영도들이 오고가는 빈관으로 들어 가는 길이 덜컹거리는 불편함을 없애려고 한 것이였었겠다만 요즘 생각하면 어쩐지 씁쓸하다. 얼마 되지도 않는 백년대계로 대대손손 두고 쓸 자연산 돌을 깎아서 만든 멋진 길이 머리가 나쁜 어느 대가리 명령에  하루아침에 소실되다니 ... 안광이 부족한 어느 머리가 부족한 령도의 명령에 사라지다니 ...

누구와 토론도 없이 연구도 없이 깊은 생각도 없이 안광도 없이 ...

연길에는 옛것이라고는 ?! 굳이 손꼽아 본다면 연대에 일본놈들이 지은 건물하나가 옛것으로 달랑 남아 있는 실정이다. 외국에나 타향에서 오래 살다보면 고향 생각이 나는데 그때마다 생각나는 것이 바로 어릴때 즐기던 곳이 아니면 어릴때 멋있어 보이던 곳들이다. 본래 연길은 그닥 크지도 않은 조그마한  소재지였던지라 내가 외국생활 20여년에 고향이 그릴울때면 떠오르는 것이 나의 모교였고 그다음 바로 그 연길시 문화궁 앞에 돌길이였고 그리고 그길옆에 늘어선 버드나무 가로수였다.

그리고 멋진 가로수는 연대 앞에 정문으로 들어 서면 아름드리 우거진 비슬나무, 아무리 해볕이 따가운 날씨라도 연대 정문에 들어서면 해빛을 한점없이 똑마치 깊은 삼림속 아치형 자연동굴처럼 하늘을 가려준 가로수가 있었는데 그것이 그렇게 멋지였고 항상 기억에 새삼스레 떠 올랐는데 고향에 돌아오니 아쁠싸 연대정문의 가로마저도 깡끄리 없어지고 자그마한 흑송으로 대체 되였더라.

물론 더 멋진 수종을 옮기는라 더 멀리 보고 바꾼 가로수였겠다만 난 어쩐지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하루 아침에 다 뽑아 버리고 다 바꾸어 버리는가 말이다. 본래 가로수는 그대로 나두고 옆에 또 작은 가로수를 심어 놓고 그것이 큰 다음 잘라 버리거나 옮겨도 늦지 않을텐데 ... 어쩌면 그렇게 추호도 미련도 없이 송두리채 뽑아 버린단 말인가. 그 큰 나무를 무슨 원쑤나 맺은 듯이 송두리채 미련도 없이 ...

어릴때 부터 "나무를 사랑하자! 자연을 사랑하자" 배우는 우리, 거기에 그런것을 배워 주는 선생님들을 배양하는 고향의 일류대학교에서 말이다.

그러니 그들이 배양한 간부들도 그모양 그꼴이 아닐가 싶다. 어느고중 학교에서는 너 그렇게 공부를 하다간 공원다리 건너 있는 대학도 못간다. 하고 책망하고 있다던데 너무 부질없는 조롱은 아닌가부다.

요즘 연길시를 보면 길은 멋드러지게 손을 보았는데 가로수? 멋진 가로수가 하나도 없다. 어쩌다 있다면 손목만한 굵기의 앙상한 소나무 그것도 드믄드믄 서 있는데 그것마저 비뚜로 서 있지 않으면 거의 말라 가거나 썩어 가고 있다.

내가 전번에 어느 공원에 모여서 노인들의 한담속에 가로수 말이 나오기에 귀담아 들었는데 노인들이 하는말 연길에 가로수는 심어 놓고, 이듬해는 뽑아놓고, 대가리 하나 바뀌면 가로수도 바뀌고 금방 바꿔 놓은 그가로수가 자랄가 싶으면 또 머리나쁜 대가리가 바뀌고 그러면 또 가로수도 바뀐다고 한다.

오죽하면 "쪼르레기 가로수"란 수필도 나왔겠는가?! 가로수에 쪼르레기를 달아서 영도가 바뀔때면 가로수도 쪼르레기를 열고 바꾸어 버리고  아주 쉽다는 멋진 풍자 수필도 나왔다니 얼마나 가로수를 바꾸었으면 이런 멋진 풍자수필이 나왔겠는가 하는 말이다.

하여간 이번 자치주 성립을 맞이하여 길들은 멋지게 손을 보고 있는데 그 질은 어떨지 몰라도 이번에는 좀 가로수를 멋지게 심었으며 ... 백년은 몰라도 50년은 갈만한 가로수로 바꾸었으면 ... 그리고 어떤 수종이라도 가로수로 선택하면 다시는 바꾸지 말았으면 ...

오죽하면 연길시에는 애 손목굵기만한 가로수 한대도 없겠는가

가로수가 없는 연길이 멋있으면 또 얼마나 멋있겠는가

오~ 가로수 없는 연길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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