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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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의 불량소비현상에 대한 검토
2007년 10월 13일 12시 22분  조회:4986  추천:118  작성자: 정신철

개혁개방이후 조선족사회의 경제발전이 빨랐고 그들의 생활수준은 전에 없이 제고되었다. 그러나 조선족의 비계획적인 소비경향은 조선족사회의 경제생활에 불리한 영향을 초래하였다.

조선족의 경제생활에서 계획성이 결핍하고 생산보다 소비가 앞선 경향이 심하였다. 개혁개방이전 논농사 위주인 조선족농민들의 생활은 밭농사 위주인 주위 한족(汉族)들보다 더 윤택하였으나 돈은 있는 대로 다 써버리는 경향이 있어 저축은 거의 못하였다. 이에 비해 한족들은 수입은 조선족보다 적었지만 저축만은 언제나 조선족을 초과하였다. 그리하여 조선족의 생활은 한족들보다 풍요하게 보였지만 급한 일이 있을 때에는 언제나 조선족이 한족들의 돈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았다.

생산보다 소비를 선호하면서 점차《놀자주의》,《먹자주의》,《향락주의》등 성향이 한족들보다 더 짙어졌다. 현재 조선족은 전통적인 명절놀이 이외에《3.8국제부녀절》,《6.1국제아동절》등 정치색채를 띤 기념일도 모두 모여 노는 날로 변하였으며, 사회적으로 노인공경의 풍기를 세우기 위하여 규정한《8.15노인절》등도 노는 날로 변모해버렸다. 이러한 기념일에 한족들은 아무른 행사도 하지 않지만 조선족마을에서는 적어도 하루는 모여서 마시고 노는 풍습으로 변하였다.

필자가 몇 해전에 흑룡강성의 한 조선족마을에 갔을 때 일이다. 조선족들과 한족에 대한 화제를 논의할 때면 보통《한족은 놀 줄 모른다》,《집은 허술하여도 돈은 있다》,《일전 한푼도 망탕쓰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나 대부분이《죽어도 한족처럼 살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심지어《우리는 금년 3.8부녀절에 1인당 100원을 모아 며칠을 놀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이도 있었다. 필자는 또 그 마을에 몇 가구 되지 않는 한족과 조선족에 관한 화제를 나누었다. 한족들은 조선족은 낙천적이며 잘 마시고 잘 놀며 돈을 잘 쓴다고 말한다. 또 반면에 돈을 있는 대로 다 쓰고 급한 일이 생기면 자기네한테 돈을 꿔 쓴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1990년대이후 조선족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국외노무에서 많은 외화를 벌어 온 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국외에서 힘들게 벌어 온 돈을 더 많은 부의 축적을 위하여 투자하지 않고 비생산성 소비에 많이 지출하였다. 이들은 도시에 주택을 마련하고 할 일없이 흥청망청 날을 보내는가 하면 농촌에서는 매일 마시고 놀면서 돈만 낭비하였다. 해당기관의 소개에 의하면 90년대 말 목단강시의 조선족농촌에서 국외 노무송출의 연인수 6000여명이 벌어 온 외화도 몇 천만 딸라가 되지만 직접 생활소비에 들어 간 액수가 전체의 1/3에 달하였다. 이러한 소비경향은 벌어온 돈을 거의 한족들 손에 들어가면서 또 한족들의 미움을 받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조선족은 돈이 좀 있다고 시내에 들어와 무조건 집을 사는 바람에 “꼬리빵즈가 집값을 올렸다”고 현지의 한족들이 말한다.

그리고 조선족의 비생산성 소비성향은 한족들의 말에서도 반증이 잘 된다. 20세기 90년대말  현지조사때 필자는 연변조선족자치주정부의 한 부문의 한족책임자와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이 한족간부는《이 곳의 휴대폰 소유자, 택시이용자와 노래방 출입자가 대부분이 조선족이다》고 말하였다. 연길에서 한족 택시기사와의 대화에서 그는《조선족이 택시 타지 않으면 우리는 굶는다》고까지  말하였다. 

 돈을 과다하게 쓰다보니  사람들이 나태해지고 향락주의에 빠진다. 이러한 경향은 농사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많은 조선족 농촌에서는 논갈이부터 정미까지 삯꾼을 사용한다. 농번기나 또는 논이 많으면 부득이 삯꾼을 쓴다하겠으나 문제는 대부분이 때 없이  삯을 내여 농사를 짓는다. 심지어 그 한가한 여름철에 비료 주고 논둑풀 베기까지 삯 주고 맡긴다. 170여 가구가 사는 길림성 반석현의 어느 조선족마을에서 일년에 삯군요금이 30만원으로 가구당 1700여원에 달하였다. 조선족이 1390여 가구인 흑룡강성 상지시 하동조선족향에서  한해에 삯값이 340만원에 달하며 이는 가구당 2000여원에 달한다. 조선족들이 이렇게 돈을 잘 써서 조선족 마을 부근의 한족들은 조선족마을을 하나의 수입원으로 날마다 여기에 모여 일을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농촌에서 조선족은 말이 농민이지 그들은 과거의《지주》보다 더 편하게 보내고 있다. 그들은 농사일뿐만 아니라 마당의 나무 땐 재를 치고 변소를 치는 일까지 삯 주고 맡긴다. 때문에 그들에게 게을러지는 성향이 더 깊어지기만 하였다. 흑룡강성의 어느 마을에서는 도시에 10여원 되는 채소를 사려고 왕복 택시요금 40-50원이나 쓰는 일도 있을 정도로 조선족들의 소비에는 비생산성 경향이 이처럼 심하였다.
그럼 조선족에게 왜서 이런 소비경향이 생겼을까? 필자는 이 같은 경향을 이민성에서 많이 찾아 볼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다싶이 중국조선족은 조선반도에서 이주 온 집단이다. 이주민족으로 조선족 선조들이 중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한지는 백 여년밖에 되지않아 중국조선족의 역사는 중국 기타 민족에 비해 길지 않다. 그리고 공식적인 정착으로 볼 수 있는 시기는 중화인민공화국 건립이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조선족의 뿌리가 깊지 못하고 이민특성이 아직 농후하게 남아 있다. 그 표현으로

첫째, 조선족선민들이 그 때 당시 생활적, 정치적 상황으로 중국 동북지역에 이주하였으나 그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때가 오면 고향에 돌아 갈 것이라고 믿고 있었고  중국에 정착하려는 경향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그들 대부분이 스스로를 영주 이민자로 규정하기 보다는 “일시적으로 불가피하게 이주한, 그러나 언젠가는 돌아갈 사람”으로 간주하였다.

둘째, 중국에 이주하여 왔지만 당시 일제의 침략, 현지 土豪들의 착취, 그리고  비적들의 침습 등으로 내일에 대한 불안으로 나날을 보내었기 때문에 자산을 축적하지도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축적하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셋째, 중화인민공화국의 건립과 더불어 공식적으로 중국의 국민이 된 조선족은 중국에 종국적으로 정착되었지만 그들의 혈관 속에는 조선민족의 피가 흐르고 조선반도에 대한 향수(乡愁)가 깊다. 특히 중국조선족 1세(현재 그리 많지는 않지만)들은 죽어서 뼈라고 고향에 묻을 수 있다면 하고 애탄을 하는 분이 적지 않았다.

중국조선족의 이러한 이민성은 그들의 경제생활에서 미래지향성보다 단기안목의 행위를 더 나타내었다. 그리고 1990년대이후 중국조선족의 한국 등 해외진출이 잦아지면서 국외의 유흥, 향락문화의 침습도 적지 않게 받아 이것이 조선족 소비성향에도 많은 악영향을 끼쳤다.
이와 같이 중국조선족은 移民집단으로 어려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한편 이민(移民)의 특성을 많이 띠였다. 이민성에는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현시를 중요시하며 즉시 향락(享樂)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이민성은 조선족의 소비문화에서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우에서 언급한 저축성이 약하고 생산성 투자보다 소비성 비용이 더 많으며 내일을 생각지 않고 즉시 향수(享受), 즉시 행락(行樂)하는 생활방식 등은 이민성의 노출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조선족들로 하여금 오늘의 생활에 집착하고 내일을 생각하지 않은 소비경향을 짙게 하였다.

하지만 조선족이 중국국민으로 중국에 정착된 사실은 어떤 국제관계의 돌변이 발생하지 않은 한 개변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는 단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될수록 빨리 이민성향에서 벗어나 원래 역사적 뿌리가 깊지 않는 조선족은 중국에서 사회적, 경제적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닦고 민족사회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가 없으면 생산도 필요 없듯이 소비는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하나의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량한 소비, 과도한 소비현상은 인간의 나태함을 조장하고 사회의 재부를 랑비할뿐만 아니라 각자의 자금축적과 확대생산에도 아주 불리하다. 따라서 불량소비현상은 조선족경제발전을 저해하는 하나의 큰 장애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경제생활에서 불량한 소비경향을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소비관념을 새롭게 정립하여 민족성원들이 자신의 경제력을 잘 키워 민족경제실력을 강화함으로 조선족사회가 중국에서 흔들리지 않은 입지를 세우는데 큰 힘을 이바지해야 한다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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