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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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을 찾은 순간
2015년 04월 11일 00시 09분  조회:4735  추천:1  작성자: 정신철
교실을 찾은 순간

정신철

 
내일에 수업해야 하는데 오늘 오전에야 교실이 확정되었다. 잠시나마 숨을 돌리기는 하였지만 이번에 교실찾는 일을 통하여 나는 개개인의 무력함을 너무나도 깊게 느끼게 되었다. 혼자 아무리 뛰여다녀도 일이 잘 풀리지않으니 마지막에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아이들에게 민족언어문자만은 꼭 배워주어야 한다는 신념이 좌절감을 이겼다.  또 이것이 결국 교실을 찾을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정음우리말학교가 고고성을 울린지도 이제는 다섯학기가 된다. 북경조선족사회의 성원과 학부모들의 더 높은 열정으로 학교운영은 그런대로 추진되었다.  그런데 이번 학기가 시작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할 줄이야! 우리는 원래 사용하던 교실을 일시로 쓰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봉착하였다. 교실문제로 학기중에 기획했던 봄야유회를 학기초에 조직하게 되었고 교실을 찾아 헤메던 그런 시각들은 참 고통스럽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통하여 새롭게 생각되는 일들이 많다. 그 하나는 무엇때문에 우리말을 배우는가?  두번째는 우리말을 배워주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세번째는 어떻게 아이들에게 우리말 배워주는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까?  물론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사회 전체 성원들이 깊게 생각해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한 민족사회의 일원으로 어느 정도 민족성을 유지하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가령 민족언어와 문자를 잃게되면 민족성도 거의 상실되어 간다고 볼 수있다. 그럼 민족언어문자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이 왜 이렇게 어려운가? 그것은 해당 당국의 무관심도 있고 민족성원들의 등한한 점도 없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는 많은 민족성원들이 나서서 당국에 호소하여 제도적 지원을 유도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게 여의치 않다. 다시 말하면 제3자에 기대할 수 없기때문에 자기힘으로 해결할 수 밖게 없는 상황이다. 이러자면 민족성원 모두의 힘을 합쳐 훌륭한 우리말학교를 꾸려나가야 한다.

   나는 우리아이들이 우리말학교에 다니는 것이 아주 기특해 보였다. 하지만 그들에게 안정적이고 쾌적한 환경을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는것이 너무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곳곳에 있는 외국어학원의 조건을 초월하지 못해도 그들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또 우리말학교가  기타 외국어학원보다 여건이 더욱 좋을 때 우리아이들의 민족적 긍지감과 자신감이 얼마나 강할까 상상해 보기도 한다.

   이 번 교실찾기를 통해 현 상황에서  도시 우리말학교운영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체험하게 되었고 의무감과 책임감이 더욱 무겁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로서는 이 번 사건이 너무 충격적이여서 이렇게 두서없이 느낌을 적어 본다.
                                                                                                                                                 (201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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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2 ]

2   작성자 : 조선족
날자:2015-04-14 13:26:02
정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수고많으십니다!
한가지 알고파 문의드립니다.
옛날에 조선족들이 농촌에서 많이 생활하다보니 촌마다 학교가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소위 말하는 3급운영시스템(촌,향,국가에서 출자)였죠! 그렇다면 도시에 있었던 조선족학교의 운영방침은 어떤 구조였나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1   작성자 : 정신철선생
날자:2015-04-13 20:30:59
오늘에야 선생의 글을 읽어봤습니다. 과연 수고많이하십니다. 한데 이런때 손맟춰서 좀이라도 도와줘야 응당 옳은건데 그러지를 못하니 자신의 무능에 통탄합니다. 그나마 정선생같이 마음착한 지성인이 있길래 우리 민족교육은 맥이 끊어지지 않아 요행인것 같습니다. 계속 힘써주시오. 미래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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