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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진국 될 수 없을 수도 있는
단 한 가지 이유
주성화
한국에서 5년 넘게 대학원생활을 하면서 많은 감회가 있었고 또 착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 친분도 쌓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한국 사회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상보다는 긍정적이고 인정스러운 면이 더 많다는 느낌이다. 오늘날 한국은 선진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신들도 선진국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상대적으로 우리가 사는 중국 사회, 중국 조선족 사회는 낙후했을 것이며 나 역시 낙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우연한 기회에 나는 한국이 선진국이 될 수 없을 수도 있는 단 한 가지 이유를 발견했다. 중국 연길에서이다.
지난 8월 말, 중국 연길에서 두만강 지역 국제투자무역박람회가 개최되었다. 금년은 제6회이다.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기업 중 우유병 관련 회사가 있었다. 2명의 자원봉사자가 그 회사 부스에 배치되었다. 둘은 재학 중인 연변의 여대성이다. 그들은 회사 책임자(사장) 박00씨가 시키는 대로 일을 시작했다. 젖은 걸레로 닦고 또 마른 걸레로 다시 닦으며 청소했다. 다음은 제품포장을 뜯고 요구대로 제품을 전시했다. 둘은 반시간 넘게 분주히 보냈다. ...나중에 한국 박00 사장이 오더니 사전에 이미 통역을 고용하였으니 자원봉사자는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혹시 필요하면 다시 연계하겠다면서 둘의 핸드폰 번호까지 받았다. 그리고는 일을 했으니 수고비를 준다면서 인민폐 1위안을 주겠다는 것이다. 둘이 극력 사양하니 그러면 10위안을 주겠다면서 지갑을 열었다. 그리고는 1위안 인민폐 1장을 꺼내어 둘에게 각기 한 장씩 건네주었다.
멍해진 두 자원봉사자는 순간 머리가 텅 비였다. 자기들이 어떻게 그 돈을 받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사건 이틀 후인 8월 30일 필자가 그 둘 중 한사람인 최00양을 만났을 때 그는 동료 유00 양과 함께 있었다. 1위안(한화 120원 미만에 상당)을 받은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내 말에 그녀는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틀림없다면 다시 확인하여 주었다.
한국 박 사장이 반 시간 노동의 대가로 1위안을 지불한 것에 대하여 비난할 마음이 전혀 없다. 필경 자원봉사자에 대하여 일당 가격이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무료봉사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을 대표하여 국제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기업으로서 그들의 마음가짐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다.
타인을 존중할 줄 모르고 섬길 줄 모르는 거만함과 오만함,
타인의 인격을 무시하고 짓밟는 파렴치함의 극치.
세상이 넓은 줄 모르고 날 뛰는 하루살이 같은 가냘픈 존재.
협애한 자아의식에 도취되어 무감각에 빠진 무지의 수치함.
사후 검색한 결과 더욱 놀라운 것은 박00 사장은 한국 본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과 동명동성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정치인들에 대하여서는 늘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그렇게 추잡하고 어수수한 환경에서 한국이 이처럼 발전된 것은 그래도 세계 일류에 다가서는 기업인의 덕이라고 높이 추키며 늘 친지들에게 말해왔었다. 그리고 한국은 선진국은 아니지만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있으며 날로 가까워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오늘 한국이 영원히 선진국이 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확인했다.
2010년 8월 28일 오전, 한국 박00 사장이 연길에서 자원봉사자 여대생에게 지불한 1원이 그 정답이다.
이에 대하여 부동한 입장에 선 이들이 각이한 평가가 내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모습에서 놀라움을 찾을 줄 알고 들리지 않는 함성에서 소스라쳐 깨여날 줄 알아야 한다.
공자는 “인무원려 필유근환”(人舞遠慮 必有近患)이라 했다.
또 중국에는 “낙엽지추(落葉知秋)‘란 말이 있다.
내일의 번영을 위해서 한국 전 국민이 심히 고심해야 할 대목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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