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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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차마 웃는 낯에 침 뱉겠니? 이화위귀(以和爲貴)와 외유내강(外柔內剛)
2010년 12월 02일 08시 29분  조회:1189  추천:32  작성자: 주성화

중국문화풍경35

35. 차마 웃는 낯에 침 뱉겠니?  이화위귀(以和爲貴)와 외유내강(外柔內剛)


중국인들의 첫 인상은 대체로 친화하다. 별 탈 없는데 얼굴을 내리 깔 필요가 없는 것이다. 상대가 나를 해치러 온 것도 아니고, 또 ‘이화위귀(以和爲貴)’를 신조처럼 받드는 이들이 꽤나 많은 것이다. 서로의 화목을 도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처세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중국인은 유연하게 보일 때가 많다. 꺾이지 않으려면 참대처럼 유연해야 할 것이다.

‘유’를 말하려면 한국인들이 가장 쉽게 받아 들릴 수 있는 것은 타이지쵄(太極拳-태극권)이다. 때로는 중국인의 만만디 성격으로 비유도 되는 바로 그것이다. 설상 중국에 다녀온 적 없어도 중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하여 태극권을 어느 정도는 알 것이다. 중국 도시민들이 길가나 공원에서 혼자 또는 집단으로 태극권을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녀노소가 직위고저를 막론하고 즐기는 운동이다. 한국의 음식으로 비유한다면 짜장면 정도라 하겠다.

태극권도 알고 보면 역사가 오래되고 유파도 엄청 많은 것이다. 중국 명나라 말기에 허난(河南-하남)성 원(溫-온)현의 천쟈거우(陳家溝-진가구)에서 천식 태극권이 발원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300-400년의 역사가 된다는 것이다. 또 양(楊)식 태극권, 우(武)식 태극권, 쑨(孫)식 태극권, 우(吳)식 태극권, 훙(洪)식 태극권, 리이(李)식 태극권, 허(和)식 태극권 등 20여 유파가 있다. 무술영화 ‘짱산펑(張三豊-장삼풍)에서 보여준 것은 짱산펑 태극권인 것이다. 중국 무술성지의 하나로 꼽히는 우땅(武當-무당)산에는 우땅 태극권이 발원되기도 하였다. 다시 한마디로 묶으면 중국인의 유는 오랜 형성의 시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일조일석에 변할 수 없는 것이다.

태극권은 유(柔)의 전형적인 조화이다. 태극권의 수련요령은 ‘화경위유(化硬爲柔)‘-강하고 탄탄한 것을 유하고 연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유‘를 통하여 최고경계에 달하는 것이다. 즉 “불욕(不慾)-욕망이 없어진다고 한다. ”무위이무소불위(無爲而無所不爲“-노자의 말이다. 욕망이 사라지면 못 이루는 일 없다.
그렇듯 물이 흐르듯 유연하고 율동적이며 신중한 동작을 강조하는, 전민 신체 조련으로 흥행하는 태극권이 공격과 방어의 권법으로도 이용되는 것은 꽤나 신기한 일이다.

태극권을 알고 중국인의 ‘외유내강’을 생각해보면 조금은 감이 잡힐 것이다. 고의적으로 상대에게 자신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문화 환경에서 이미 그러한 자질이 굳어진 것이다. 강한 중국인, 하지만 ‘저삼하사(低三下四)’-종대 없는 인간도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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