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이런 것도 기사라고 쓰는 거야? 끔찍한 일이군.”
“음, 힐더양. 평소 당신의 기사를 잘 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좀 아닌 것 같네요.”
“아홉 살 소녀 따위가 기자 행세를 하다니 이렇게 역겨운 일이 또 어딨겠어.”
“그냥 인형이나 갖고 놀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기자 출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지난 2014년 마을 신문사 ‘오렌지 스트리트 뉴스’를 차린 아홉 살 소녀에게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분명 작년에 소녀 사연이 공개됐을 때는 그를 칭찬하는 이들이 많았다. 소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세린스그로브의 힐더 라이쟈크(9)가 최근 동네 살인사건 취재에 뛰어들었다. 그는 다른 매체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취재를 시작했으며, ‘[단독] 9번 가의 살인’이라는 특종기사도 작성했다.
문제는 힐더가 살인사건을 파고든 데서 시작했다. 소녀가 장난을 친다고 네티즌들이 판단한 것이다. 동네 신문 창간한 것까지는 좋지만, 살인사건을 다루기에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한 이유가 크다.
힐더의 아빠 매튜는 전직 뉴욕데일리뉴스 기자다. 그는 딸이 기자를 꿈꾼다는 사실을 알고는 신문 창간을 도운 든든한 지원군이다.
매튜는 “딸은 일일이 집을 찾아다니며 사건을 취재하고 있다”며 “우리 딸을 제외하고는 현장에 어떠한 기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 생각은 다르다. 힐더의 취재 사실을 안 많은 이들은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등에서 욕설이 뒤섞인 멘트를 달았다. “사건을 취재하기에는 어리다”나 “아홉 살 따위가 무엇을 아느냐” 등 힐더를 무시하는 뉘앙스의 댓글이 대부분이다.
힐더는 의연히 상황에 대처했다. 그는 신문사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서 네티즌들의 반응을 읽은 뒤,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
“제가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여러분은 제가 아홉 살이라는 이유로 그냥 가만히 앉아 입이나 다물라는 말을 하는 거고요.”
힐더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만약 제가 가만히 있기를 원한다면 여러분이 직접 나서보시죠. 당장 컴퓨터를 끄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뭔가 해보시라고요.”
사건 현장을 파고드는 소녀 기자. 힐더를 보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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