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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육상으로 인양된 세월호 선체를 배경으로 ‘인증 샷’을 찍은 일부 정치인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지만, 지울 수 없는 참극(慘劇)의 현장을 ‘기념촬영’ 배경으로 삼기는 일부 영국인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19일까지 희생자가 79명으로 불어난 영국 런던 서부의 서민 고층 아파트 ‘그렌펠 타워’가 관광객들의 ‘인증 샷’ 장소로 변모해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14일 발생한 화재로 이 타워에 살던 600여 주민의 터전이 완전히 까맣게 잿더미로 변했고, 희생자는 계속 늘어난다. 스프링클러나 화재 경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 낡은 아파트에 살던 주민 중에는 1명 이상의 식구를 잃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이곳엔 지금도 꽃다발과 애도 메시지 등을 남기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사람 중 일부는 검게 탄 ‘그렌펠 타워’를 배경으로 인증 샷을 찍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어처구니없게도 런던의 ‘새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고.
이들은 검은 뼈대만 드러낸 그렌펠 타워의 황량함을 배경에 담으려고 라티머 로드 인근 지하철역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심지어 불이 활활 타오르는 그렌펠 타워를 배경으로 웃으며 셀카를 찍어 공개하기도 했다.
라티머 거리 지하철역에는 경찰 두 명이 배치돼 방문객들의 이런 ‘셀카 촬영’을 막는다. 하지만 경찰이 계속 이런 관광객을 막아야만 하는 세태에, 영국 네티즌은 분노했다. 이들은 “웃는 셀카 사진을 보고 토할 뻔했다”며 희생자에 대한 존중이라곤 찾을 수 없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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