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활기차고 울지도 않는 아이가 있다면, 부모들은 좋아할 것이다. 그러나 이 아이의 부모는 그렇지 않다.
19일 영국 작가 가레스 이완 존스의 블로그와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는, 잉글랜드 남서부 브리스톨의 ‘울지 않는 아이’ 덱스터 카힐(3)의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왔다. 카힐은 희귀 유전병을 앓는다고 하는데, 증상은 ‘어떤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것’.
카힐은 올 초 유아원 무용 수업에서 이름 알파벳에 맞춰 뛰는 동작을 따라하다가 넘어졌다. 그 때의 충격으로 왼쪽 다리뼈가 골절돼 다시 일어날 수 없었다.
카힐이 다쳤다는 소식에 엄마는 아연실색해 병원으로 향했지만, 카힐은 구조대원에 둘러싸여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곧이어 카힐은 엄마를 발견하고선 반갑게 불렀다. 골절된 정강이 뼈에 깁스를 하는 동안에도, 카힐이 찾은 것은 진통제가 아닌 ‘막대사탕’ 하나 뿐이었다.
부모는 카힐의 건강 이상을 유치가 나오면서부터 알게됐다. /가레스 이완 존스 블로그
곧 네 살 생일을 맞는 카힐은 이미 이전에도 엄지손가락과 손이 골절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때도 카힐은 자신이 다쳤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의료진은 카힐이 희귀 유전병을 앓는다고 판단했다. 유전 감각 자율신경계 4형은 1억2500만 명 중 한명 꼴로 나타나며, 부모가 모두 희귀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때만 일어나는 유전질환이다. 부모는 카힐의 이런 이상을 그가 4개월일 때부터 감지했다. 아이는 치아가 나면서부터 혀로 치아를 피가 날 정도로 문지르는 행동을 보였다. 카힐의 부모는 자주 넘어지는 아이가 다치지는 않을까 항상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아찔한 사고는 지난 여름 수영장에서도 일어났다. 아동용 풀장에서 카힐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던 그의 부모는, 조카가 발끝을 풀장에 담갔다가 차가운 온도에 놀라 발을 빼는 모습을 봤다. 그제서야 풀장 수온이 지나치게 차갑다는 것을 깨닫고, 그들은 카힐을 황급히 풀장에서 꺼냈다. 아이가 조금만 더 풀장에 있었다면 저체온증이 올 뻔했다.
결국 카힐은 세 살이 되어서야 희귀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엄마 린제이는 “사람들은 아이가 아픔을 못느끼는 수퍼맨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약하다”며 “만일 맹장염이라도 오면, 카힐은 고통을 느끼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집안 곳곳에는 카힐이 다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많았다. 그래서 지금의 개방된 구조와 최신식 기기가 갖춰진 곳으로 이사를 왔다. /가레스 이완 존스 블로그
가족이 살던 브리스톨의 집안 곳곳에는 카힐이 다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많았다. 그래서 지금의 개방된 최신 기기가 갖춰진 곳으로 이사를 왔다. 각종 가구와 기기의 모서리엔 고무 덮개가 있고, 카힐이 더위와 추위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를 위한 에어컨도 항상 작동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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