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1) 권혜민 기자 = 지적장애가 있는 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 한 인면수심의 의붓아버지와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비정한 친어머니가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민지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45)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과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고 2일 밝혔다.
또 A씨의 범죄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고 임신까지 한 딸에게 중절수술까지 하도록 한 친모 B씨(41)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을 명했다.
재판부는 "달리 의지할 곳 없던 어린 피해자가 오랜 시간 혼자서 감내해왔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의 크기를 짐작하기 어렵다.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앞으로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이고 향후 건전한 성적 가치관을 갖고 성장하는데에도 상당한 후유증이 우려된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어린 나이부터 장기간에 걸쳐 범죄피해를 입으면서 친어머니로부터조차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다. 그와 같은 사실자체로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B씨의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1년 8월부터 올 5월까지 강원도 원주시 자신의 집에서 자신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B씨가 집에 없는 틈을 타 B씨의 친딸인 C양(당시 초등학생)을 위협·억압한 후 성폭행 또는 성적학대를 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2011년 8월과 2013년 3월쯤 딸로부터 강간피해사실을 직접 듣거나 범행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B씨는 2015년 말 A씨 때문에 임신한 딸을 중국으로 데려가 중절수술을 시켰다.
검찰이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2년을 구형한 결심공판에서 A씨는 "죄송하다. 자신을 사형시켜 달라"고, B씨는 "부모로서 자식한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할말이 없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죄를 지었지만 부모로서의 기회를 다시 한 번 달라"고 말했다.
A씨는 그러나 형이 확정되자 '없는 죄를 왜 만드느냐'며 강하게 항의해 법정 내에서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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