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민들 충격속으로 "완전히 인간성 상실한 모습"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북부를 여행하던 한 캐나다 여성이 피아첸차역 선로에서 열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요원들이 크게 다친 이 여성에게 응급처치를 하느라 경황이 없었다. 그 순간 승강장을 지나던 한 젊은 남성이 멈춰 섰다. 그는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긴박한 구조 작업이 이뤄지는 장면을 배경 삼아 태연히 '셀카'를 찍었다. 다른 쪽 손으로는 'V'자를 그렸다.
비극 앞에서 'V셀카'
/조르지오 람브리
사람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소셜 미디어용 사진 찍기에 집착한 비인간적인 모습은 당시 승강장에 함께 있던 사진작가 조르지오 람브리의 카메라에 담겼다. 람브리는 이 사진을 지난 3일(현지 시각) 지역 일간지 리베르타에 기고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이 사진을 게시해 '예상치도 못한 야만성, 비극 앞에서 셀카 찍기'라는 제목을 달고 "우리는 도덕성을 완전히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소셜 미디어에 올리기 위해 습관처럼 셀카 찍는 버릇에 중독된 나머지 최소한의 인간성마저 잃은 것을 개탄한 것이다. 다친 여성은 사고 직후 병원에 옮겨져 한쪽 다리를 절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서 셀카를 찍은 비인간적 장면에 이탈리아는 충격에 빠졌다. 대다수 이탈리아 신문이 람브리의 사진을 1면에 보도했다. 유력 일간지 라스탐파는 "인터넷 때문에 생긴 암(癌)"이라며 "셀카를 찍은 남성은 영혼과 인격을 망각한 채 인터넷상의 로봇처럼 행동했다"고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도 셀카를 찍은 남성에 대한 비난이 폭주했다.
유명 라디오 진행자 니콜라 사비노는 "인류가 멸종으로 치닫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했다. 셀카를 찍은 남성은 지탄을 받았지만 형사 처벌을 할 방법은 없다.
람브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 남성을 찾아 조사한 뒤 셀카 사진을 삭제하도록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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