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대표 과일인 망고가 '달콤하지만 부담스러운 짐'이 되고 있다.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하락하자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이 망고를 공짜로 나눠주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필리핀의 에마누엘 피뇰 농업부 장관은 "루손섬에서만 200만㎏의 망고가 남아돌고 있다"며 "개수로 따지면 1000만 개가 창고에 쌓여 있어 (망고가 썩기 전인) 2주 안에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가디언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현지 망고 가격은 ㎏당 58페소(1320원)에서 25페소(570원)로 반 토막 났다. 루손섬에서는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농부들이 울타리에 '공짜(free)' 팻말을 걸고 망고 봉지를 주렁주렁 걸어놓기도 한다.
애물단지 망고를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필리핀 농업부는 수도 마닐라에서 '메트로 망고'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벌였다. 인콰이어러 등은 "세계 최고 품질로 여겨지는 기마라스 망고는 비수기에도 ㎏당 200페소 수준인데 이번 행사에서는 80페소에 판매됐다"며 "일반 시민, 공무원 등이 몰려 망고 15t이 3시간 만에 팔려나갔다"고 11일 보도했다. 필리핀 정부는 다른 도시로 망고 소비 캠페인을 확산하고, 망고를 활용한 요리 수업 등을 열어 100만㎏의 망고를 소비시킬 계획이다.
망고 생산량이 급증한 이유는 '엘니뇨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 바닷물의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이다. 피뇰 장관은 "엘니뇨로 올해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망고 수확량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