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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2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 발생 후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오하이오주에서도 총격 사건이 일어나 용의자를 포함한 10명이 숨졌다.
CNN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국경도시인 엘패소의 대형 쇼핑몰에서 3일 일어난 총기 난사로 20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쳤다고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주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현재까지 피해 규모만으로도 역대 미국 내 10대 총격 사건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은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엘패소 동부의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시작됐다. 한 목격자는 가족과 함께 마트 주차장에 들어선 순간 마치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펑’하고 터지는 소리가 수차례 들렸다며, 소총으로 무장한 용의자가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며 가게로 사라졌다고WP에 전했다. 카고 바지와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용의자가 총격 소음으로부터 자신의 귀를 보호하기 위한 귀마개를 한 채 마트에 들어서는 모습이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용의자는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자 별다른 저항 없이 스스로 무장을 해제한 뒤 체포됐다. 경찰은 이 용의자가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라고 밝혔다.
그레그 앨런 엘패소 경찰서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번 공격이 “증오 범죄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 직전 크루시어스가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인 ‘에잇챈’(8chan)에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선언문’(manifesto)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백인 민족주의 언어로 가득 차 있는 이 선언문에는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의도됐다는 내용이 기술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저자는 선언문에서 더 많은 이민자를 불러모으고 있다는 이유로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도 “끔찍하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51명의 희생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테러범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전 1시쯤에는 오하이오주 오리건 지구에서 총격이 일어나 9명이 죽고 최소 16명이 부상했다. 오리건 지구는 인구 14만명의 소도시 데이턴의 중심가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근처에 정기 순찰을 하던 경관들이 있어 사건이 아주 짧은 시간에 마무리됐다”며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사살된 것으로 전해진 총격범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뉴욕 브루클린 동쪽 브라운스빌의 대규모 연례행사 ‘올드 타이머스 데이’에서 발생한 총격(1명 사망, 11명 부상), 이튿날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열린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의 총격(4명 사망, 10여명 부상)에 이어 이번 주말에도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미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한목소리로 규제 강화를 외쳤다. 민주당 내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가 행동에 나서 만연한 총기 폭력을 끝낼 시간이 지났다”고 했다. 같은 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도 “공화당은 미국인 대다수의 목소리를 듣기보다 총기협회를 기쁘게 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텍사스 참사를 “비극적일 뿐만 아니라 비겁한 행동”으로 규정하며 “난 오늘의 증오에 찬 행동을 규탄하는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에 동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기 규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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