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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민간업체가 1912년 대서양 항해 중 침몰한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 안에 있는 유물을 건져 올리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타이타닉호에 대한 독점 발굴·소유권을 가진 미국의 민간업체 ‘RMS 타이타닉’이 인양 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갑판실 천장을 제거하고 선체 내부로 들어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무전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마르코니 무선통신 장비를 비롯한 유물들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RMS 타이타닉은 지난 30여년 간 선체 내부가 아닌 침몰 지점 인근에서 수천 점의 유물을 발굴해냈다.
침몰한 타이타닉호가 발견된 1985년 이후 최초로 선체 내부에 들어가 유물을 수습한다는 점에서 획기적 시도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유족들의 거센 반발이 뒤따를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은 가라앉은 타이타닉호에 승객과 선원의 시신 1500구 이상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타이타닉호 보호를 주장해온 운동가들과 유족들은 “공동묘지가 된 타이타닉호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이 평화롭게 잠들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RMS 타이타닉의 브레턴 헌책 대표는 타이타닉호가 빠르게 부식되고 있다면서 선체 내부의 마르코니 무선장비 등 귀중한 유물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서둘러 물 밖으로 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책 대표는 “당연히 그곳에서 발생한 비극을 알고 있고 존중한다”면서도 “우리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을 세계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르코니 무선 통신장비는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순간과 그날 밤 목숨을 잃은 숨은 영웅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다”며 “선체 부식 속도가 빨라 지금 조처를 하지 않으면 너무 늦다”고 말했다.
RMS 타이타닉 측은 수중 로봇을 이용해 선실 천장을 정교하게 제거한 뒤 통신장비를 꺼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양된 마르코니 통신장비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룩소르 호텔에 보존·전시될 예정이다.
다만 미국과 영국 정부는 RMS 타이타닉의 이번 계획을 반대하고 나섰다.
양국은 지난 2003년 타이타닉호를 관광객이나 도굴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국제 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누스라 가니 영국 해양장관은 타이타닉호가 처음 건조된 벨파스트를 방문해 타이타닉호 보호 조약의 의미를 역설하고, 유물의 인양을 허락할 권리는 당국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RMS 타이타닉은 영국 주도로 이뤄진 해당 협정은 강제력이 없으며, 영국의 관할권 내에서만 적용된다고 일축하며 유물 인양에 대한 강행 의지를 밝혔다.
다만 RMS 타이타닉 역시 인양에 앞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난 20일 미국 동부 연방법원에 구체적인 인양 내용이 담긴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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