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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고질병 목 통증
주범은 PC·스마트폰 과다사용
목 움츠리고 구부정한 자세
주변 뼈·근육까지 통증 유발
기온 낮을 땐 부담 더욱 커져
잦은 스트레칭으로 관절 풀고
화면 높이는 높을수록 바람직
머리 젖히기 동작도 도움돼
기온이 뚝 떨어지면 척추디스크와 함께 기존 목디스크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쌀쌀한 날씨에 자신도 모르게 목을 움츠리고 구부정한 자세를 지속하면 근육과 인대가 손상되고 목뼈 구조에 이상을 초래해 목 주변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낮아진 기온으로 혈액과 근육이 수축해 있는 상태에서 목 부담이 커지면 작은 충격에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목 통증(경추통)이 생기는 원인은 목 관절의 반복 사용으로 인한 자극, 외상, 염증, 감염, 종양, 염좌, 디스크, 퇴행성 관절염, 심인성 등 다양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추통 환자는 2019년 143만704명으로 2011년 92만3906명보다 54% 늘어났을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목 통증의 주범은 과도한 스마트폰과 PC 사용에 따른 올바르지 못한 자세다. 현대인은 하루에도 수십 번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정상적인 목뼈는 똑바로 선 자세에서 앞면이 볼록한 자연스러운 C자 곡선을 이루지만, 잘못된 자세는 정상적인 경추 곡선인 전만 곡이 소실돼 옆에서 봤을 때 목이 일자 모양이거나 심할 경우 거꾸로 C자, 즉 ⊃자로 변형된다. 이렇게 되면 경추 곡선이 소실돼 뒤통수 부위에 찌릿한 통증이 자주 발생하고 만성두통이 생기면서 쉽게 피로해진다.
목에는 머리와 척추를 이어주는 7개 경추(頸椎·목뼈)가 있다. 경추는 척추처럼 맷돌 같은 원통에서 뒤쪽으로 돌기가 나와 있다. 이 돌기들은 위아래 경추뼈를 인대와 후방관절로 연결해 중추신경인 척수를 보호하고 척추가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 경추 속 빈 공간(척수강)으로는 뇌에서 팔다리로 전달되는 운동신경, 사지와 몸통의 각 기관에서 뇌로 전달하는 감각신경이 지나간다. 경추 앞쪽으로는 심장박동·호흡·소화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 경추 양쪽에는 대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이 지나간다. 경추 사이에는 디스크(추간판)라는 물렁뼈가 끼어 있어 평생 동안 목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준다.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백년 목' 저자)는 "허리는 전체 체중의 60%를 견뎌야 하지만 목은 약 7%, 4.5~5㎏에 달하는 머리 무게만 감당하면 된다. 목디스크는 허리디스크의 8분의 1~9분의 1 무게만 지탱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목디스크 넓이는 허리디스크의 4분의 1 정도이며 크기와 모양이 약간 다르다. 바깥쪽 껍질, 즉 섬유륜 두께가 좀 다른데, 허리디스크에 비해 목디스크는 후방 섬유륜 두께가 훨씬 얇다. 이 같은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을 눌러 경추부 통증,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목디스크(경추 추간판 장애)'다.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목 질환은 목디스크를 비롯해 거북목(일자목)증후군, 후종인대골화증, 경추척수증 등이다.
◆ 거북목(일자목)증후군 =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이나 학생은 습관적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한다. 특히 컴퓨터가 눈높이보다 낮거나 의자 높이가 높으면 장시간 내려다보는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고개가 1㎝ 앞으로 빠질 때마다 목뼈에는 2~3㎏ 하중이 더 가해지고, 고개를 숙여 최대 60도까지 굽히면 최대 27㎏의 부하가 더해진다. 이러한 긴장상태가 장기화되면 뒷목이 뻐근하고 무거우며 뒷목에서 어깨 혹은 견갑골 사이 부위에 통증이 지속된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부정한 자세'가 가장 큰 원인이며 '뒷목이 뻐근한 것'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진용준 서울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일자목 혹은 거북목은 잘못된 생활습관, 혹은 장시간 업무를 할 때 구부정한 자세로 인해 유발되므로 가장 기본적인 치료·예방법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목에 부담을 주지 않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초기에 예방하면 목 통증과 변형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후종인대골화증 = 목뼈 뒤쪽 '후종인대'가 뼈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척수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이병주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목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목·어깨·팔·등 특정 부위에만 통증이 오는 목디스크와 달리 후종인대골화증은 경추신경을 광범위하게 눌러 사지 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인대에는 척추 앞쪽을 연결하는 '전종인대', 척추 뒤쪽을 연결하는 '후종인대'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후종인대는 척추의 안정성 유지, 목의 굴곡을 막아준다.
아직까지 후종인대골화증은 유전적 요인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이 눌리면서 경부 통증, 팔·손 저림 및 불편감 같은 경추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지만 이 질환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척수병증'이다. 척수병증은 말 그대로 척수에 병이 생겼다는 말로, 좁은 신경관 안에 후종인대골화증이 자라면서 척수신경을 누르며 유발되는 증상이다. 척수병증은 보행 장애와 수부운동 장애가 발생하고, 특히 젓가락질과 글쓰기 등 세밀한 손 동작의 장애를 일으킨다. 걸을 때 균형 감각이 떨어지며 한쪽으로 넘어질 것 같고 보행 장애를 호소한다. 치료는 주로 수술을 한다. 예방법은 확실한 게 없다.
◆ 경추척수증 = 경추의 퇴행성 질환 때문에 발생한 압력이 척수를 누르면서 손과 다리 근력이 약해지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특히 손의 세밀한 운동에 장애가 생겨 물건을 쉽게 놓치고, 글씨체가 변하고, 젓가락질이 어려우며, 와이셔츠 단추를 채우는 데 불편함을 겪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하지 근력 약화로 걸을 때 걸음이 휘청이는 보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대소변 조절이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한다.
발병 초기에는 목과 어깨 주변부에 통증이 발생하고 팔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생겨 목디스크로도 오인하기 쉽다. 또 손과 발 기능이 떨어지고 마비 증상이 생기면 뇌 질환을 의심하겠지만, 상당수 환자가 머리 문제가 아닌 경추협착증으로 인한 증상을 보인다.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진단이 늦어지면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어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목 통증으로부터 멀어지는 예방운동 ◆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목 통증과 목디스크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귀와 어깨 선이 일치하도록 자세를 바로잡아 목뼈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하고,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는 액정을 눈높이까지 올리는 것이 좋고, 화면과 눈 사이 거리를 30㎝ 이상 유지하면 목이나 어깨 통증뿐 아니라 눈의 피로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수면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목 통증 환자는 수면 시 가장 중요한 게 경추를 받쳐주는 베개 높이와 곡선인데, 뒷목 부분이 조금 높고 머리 중앙이 낮아 경추의 C커브를 유지할 수 있는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목을 강화하는 운동으론 손을 이마에 얹고 목을 숙이면서 손으로 막는 자세로, 손은 막으려고 하면서 머리는 미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 틈틈이 목 주변을 자주 스트레칭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손으로 목 뒤를 감싸고 머리를 뒤로 젖혀 5초 정도 멈추고 5회 정도 반복하는 동작은 긴장된 목 근육을 풀어주고 C자 형태로 유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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