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해외브랜드 인기에 국내 업체들도 잇따라 고가 라인 내놔, 키즈 제품까지 완판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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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캐나다구스, 에르노, 피레넥스, 빈폴레이디스/사진제공=각 업체 |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 프리미엄 다운재킷(이하 명품 패딩)이 대히트를 치고 있다. 겨울 코트보다 명품 패딩 생산량을 더욱 늘린 패션업체가 많은데도 예년에 비해 완판 시기는 더 빨라지고 있다. 워낙 인기가 높다보니 국내 패션업체들도 잇따라 명품 패딩 신제품을 선보이며 해외 업체들과 한판 경쟁을 벌일 태세다.
◇'핫' 뜨거운 명품 패딩, 국내 제품도 인기 '후끈'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봄부터 명품 패딩을 구입하려는 열기가 확산되며 몽클레르 같은 유명 브랜드들은 공급량을 전년대비 평균 20% 이상 늘렸다. 그런데도 일부 브랜드는 이미 지난 여름부터 완판된 제품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원하는 모델을 구입하지 못한 고객들이 여름부터 겨울용 패딩을 사러 몰렸기 때문이다.
강승구 신세계인터내셔날 몽클레르 담당자는 "지난해 보다 물량을 늘렸는데도 일부 사이즈는 여름부터 완판된 모델이 나오는 등 예년보다 제품 완판 시점이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몽클레르는 주요 백화점 매장별로 월 평균 6억원 이상, 캐나다구스는 매장별로 월평균 5~7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캐나다구스와 에르노, 노비스, 무스너클, 피레넥스 같은 고가 브랜드들도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온다.
해외 브랜드에 가려져 있던 국내 브랜드들도 올해는 프리미엄 제품이 잘 나가고 있다. 제일모직 빈폴레이디스가 내놓은 '애니다운'은 매장에 입고된 지 3주 만에 일부 제품이 매진됐다. 무릎까지 오는 길이의 긴 기장 제품은 89만원의 고가에도 불구, 초도 물량 3000장이 현재 모두 팔렸다. 60만원대 짧은 기장도 준비 수량의 60% 정도가 팔렸다.
빈폴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2~3주 정도 판매 속도가 빠르다"며 "이달 초에 일부 색상은 전국 모든 매장에서 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빈폴은 올해 명품 패딩 판매량이 남성용은 6만장, 여성용은 2만장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2의 등골 브레이커?' 고가 인기 계속된다
명품 패딩 인기는 50만~60만원대 어린이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역시 일부 키즈 제품은 사이즈가 없어 못 팔고 있다. 최근에는 일명 짝퉁(위조품) 시장에서도 몽클레르나 캐나다구스 같은 명품 패딩이 선호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처럼 명품 패딩에 열광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명품백처럼 과시욕이 깔려있는데다 아이들에게까지 명품 패딩을 입히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청소년들 사이에 일부 아웃도어가 유행하면서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의미에서 나온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이 명품 패딩에도 적용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백에 열광하던 심리가 명품 패딩으로 그대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꼭 필요해서라기 보다는 남들은 사지 못하는 제품을 나는 갖고 있다는 과시욕이 명품 패딩 열광에도 한 몫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명품 패딩이 과연 그 가격을 받아야 할 정도로 품질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명품 패딩 열기는 우리 패션시장의 기초 체력에도 좋지 않다는 견해도 높다. 또 다른 패션업체 관계자는 "명품 패딩의 인기는 아주 비싸거나, 아주 싸야지만 고객들의 지갑이 열린다는 요즘 패션가 정설을 그대로 반영한다"며 "이처럼 중간 가격대 제품이 팔리지 않는 것은 패션업체들의 경쟁력 저하를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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