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가 만든 성폭행 항의 랩, 어떤 내용인가 봤더니…
▼ 로이터 직역 기사 ▼
인도의 두 젊은 여성이 성폭행에 항의하는 내용의 랩(rape rap) 영상을 공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자신들을 ‘봄뱁스(Bombaebs)’라고 소개한 우페카 자인과 판쿠리 이와스티는 성폭행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인도의 가부장적 문화를 깨부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싸워야한다고 영상을 통해 호소한다.
▽ 봄뱁스의 ‘RapAgaintRap’ 가사(일부) ▽
우리나라는 이제 ‘강간의 왕국’으로 유명하지.
하지만 왜 이렇게 됐을까, 한탄하진 마.
현실을 피하지려 하지마, 우리 모두가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여자들에게 복종을 가르치고 가정 폭력을 일삼아도
어느 누구도 신고하지 않을거야.
여자들은 입 꾹 다물고 받아들일 테니까.
안 돼. 이제 우리는 집에 갇혀 살지 않을 거야, 밤 외출도 겁내지 않을거야.
일도 멈추지 않을테야, 그건 우리 권리니까.
작고 뚱뚱해도, 크고 삐쩍 말랐어도,
내맘대로 입을거야, 미니 스커트면 어때, 그저 옷일 뿐이잖아.
새날을 위해 우리를 도와줘,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위해.
자인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들을 상대로 하는 성폭행 등의 잔혹 행위들이 지금 사회적인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판쿠리와 나도 지금까지 그런 문제들을 직면해 왔다. 우리의 랩 영상에도 그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우리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 우리가 대신 나서고, 모든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 영상이 많은 곳으로 퍼져나간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퍼져나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인도에서 성폭행은 평균 21분마다 한 건씩 벌어지고 있고 있다. 여성을 상대로 한 산(酸) 공격, 가정 폭력, 성추행은 일상다반사다.
지난 2012년 12월 인도 델리의 한 버스에서 물리치료 전공 여대생이 집단 성폭행과 구타를 당한 뒤 사망한 ‘니르바야 사건’은 그 중에서도 악명이 높은 사건이다.
이 사건 후 인도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는데, 이는 세계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국가인 인도의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성범죄에 대한 무관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시위 참가자들은 정부가 성폭행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달 초 인도 정부는 이 사건을 다룬 영국 BBC의 다큐멘터리 ‘인도의 딸’에 대해 자국 내 방영 금지 결정을 내렸다. 인도 내무 장관은 가해자 중 한 명인 무케시 싱의 인터뷰 내용이 매우 경멸적이고 여성의 존엄을 모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품위 있는 여성은 밤 9시에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다”, “성폭행당할 때 저항해선 안 되고 조용히 성폭행을 허락해야 한다” 등 외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이와스티는 “나도 물론 그 다큐멘터리를 봤다. 그것을 본 뒤 깊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것은 인도에서도 이름난 사건 중 하나였고,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니르바야 사건 피해자는 인도의 딸을 넘어서 ‘전 세계의 딸’이 됐다. 영상을 본 뒤 내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인도에서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인은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자인과 이와스티의 영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들에 대해 이것이 인도인의 잘못된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인도인의 사고방식이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지난 2013년 인도에서 접수된 여성 관련 범죄 건수는 총 30만9546건. 전년도 대비 약 26.7% 증가한 수치다. 이는 인도 내무부 산하 국가범죄기록국(NCRB)의 통계자료로, 성폭행·납치·성희롱·인신매매·남편 및 친척에 의한 폭행 등이 포함됐다.
로이터·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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