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vs 중저가… 경영방침 충돌
27일 주총서 누구 손 들어줄지 결판
최근 일본 기업계에서 아버지와 딸의 전쟁이 화제다. 주인공은 오쓰카(大塚)가구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오쓰카 가쓰히사(大塚勝久·71) 씨와 그의 장녀이자 사장인 구미코(久美子·47) 씨.
오쓰카 씨는 1969년 사이타마(埼玉) 현 가스카베(春日部) 시에 ‘오쓰카 가구센터’를 열면서 가구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3년부터 고객들의 명부를 작성하고 매장을 방문한 고객을 점원이 따라붙는 ‘회원제’로 운영했다. 고품격 서비스란 입소문을 타면서 일본 전역에서 대형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니토리, 이케아 등 저가 브랜드 제품에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2009년 주주총회에서 오쓰카 씨는 회장 타이틀을 달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장녀 구미코 씨를 사장으로 내세웠다.
구미코 사장은 부친의 경영 방침을 180도 바꿨다. ‘고객들이 마음 편히 들를 수 있는’ 매장을 목표로 전체 분위기를 캐주얼하게 만들었다. 중저가 제품에 힘을 쏟았고, 온라인 판매도 활성화했다. 하지만 오쓰카 회장은 딸의 경영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회원제를 통한 고품격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판단한 것. 오쓰카 회장은 자신의 경영 철학을 부정하는 장녀를 지난해 7월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자신이 사장을 겸했다. 하지만 장녀의 해임 직후 오쓰카 가구는 지난해 4분기(10∼12월)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정도로 휘청거렸다. 그러자 이사회는 올해 1월 다시 장녀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오쓰카 회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내가 나쁜 자식을 키웠다. (2009년에) 사장으로 임명한 게 실수였다”고 밝혔다. 그러자 구미코 사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 실적을 봐 달라”고 강조했다. 부녀의 전쟁은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판가름이 나게 됐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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