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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친이란 예멘반군의 사우디 유조선 공격
사우디-이란 패권다툼 번져
이란, 원유수송 호르무즈해협 봉쇄 실행 경고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트럼프는 나 혼자 상대”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다음달 6일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을 앞두고, 중동의 두 강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에 패권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사우디는 자국 유조선을 공격한 예멘 반군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란 압박에 나섰다. 이란은 사우디와 미국을 겨냥해 걸프 해역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군력 과시 등 연일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의 26일(현지시간) 보도 등에 따르면,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는 25일 홍해의 입구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사우디의 초대형 유조선 2척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사우디는 이를 테러 행위로 규정, 홍해 상 원유 수송을 잠정 중단한다면서 강력한 군사 작전을 예고했다. 사우디 원유 정책의 공식 기조가 유가 안정임을 고려할 때 예상을 넘는 강경한 대응이다.
이번 유조선 공격 파장 극대화를 통해 예멘 반군을 더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이란의 영향력을 끊을 수 있다는 게 사우디의 계산이다. 실제 사우디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국영방송 알아라비야는 26일 “후티의 바브 알만데브 해협 공격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연결됐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란 역시 이번 유조선 공격을 정치ㆍ군사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란 군부의 최고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은 26일 “홍해도 이제는 안전하지 않다”면서 “그들(미국, 사우디)은 이란의 비대칭 전투력(전면전이 아닌 기습공격, 게릴라전, 침투로 적을 공격하는 능력)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제재에 맞서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도 홍해 입구처럼 유조선 항해를 기습 작전으로 봉쇄할 수 있다는 이란의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사진=123rf]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날 공군기지가 있는 이란 서북부 하메단을 방문, “미국이 전쟁을 시작한다면 끝내는 쪽은 이란이 될 것”이라면서 “도박꾼 트럼프, 당신의 상대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아니라 군인인 나 하나로 충분하다”고 미국을 겨냥해 경고했다.
이란군은 특히 수호이(Su)-22 전폭기 개량 등을 통해 공군력 증강도 과시하는 중이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은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이란군은 이런 극단적인 상황도 마다치 않겠다는 각오를 대내외에 선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예멘 반군의 유조선 공격과 관련, 사우디가 홍해를 통한 원유수송을 잠정 중단하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2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4%(0.31달러) 오른 6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는 0.83%(0.61달러) 상승한 74.54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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