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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령편]《그날그때까지 아이들을 밝게 키우렵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8월1일 08시11분    조회: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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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계렬조사보도 《길림성 산재지역 조선족학교에 가보다》(22)

[공주령시 진가툰진조선족학교편]

신명철교장이 력대 학생들의 졸업사진을 펼치고있다

7월 4일 산재지역 조선족학교 취재차로 공주령시조선족학교에 갔다가 최문길부교장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공주령시 진가툰진에 사평지구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조선족농촌학교가 지금까지 버티고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

미리 련락없이 취재하러 간다고 전하자 전화를 받는 신명철교장의 당황한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최문길부교장이 동행했으면 하는 요구를 제기해왔다.

교원 한명에 학생 하나

진가툰은 공주령시와 약 40여킬로메터, 장춘시와 50여킬로메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사평지구에서 가장 큰 조선족촌인 풍원촌과 영풍촌이 있다.

우리가 탄 뻐스는 설 자리 없을 정도로 사람을 꽉 실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싣느라 가다 서고 가다 서고 하더니 약 40분이면 도착한다는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려 진가툰에 이르렀다.

학생모집때문에 진가툰에 자주 다녀온다는 최문길부교장인데도 길을 잘못 들어서서 물어가며 한바퀴 빙빙 에돌아 학교대문앞에 다가섰다.

4메터 될만한 너비를 두고 대문도 없이 진가툰진조선족학교란 색바래진 글발이 세멘트로 된 기둥에 희미하게 박혀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우리를 반겨맞는것이 글쎄 줄줄이 늘어선 밭고랑이였다. 한푼의 돈이라도 학교운영에 보태쓰려는 심산일거라고 생각했다. 멀리 단층짜리 건물이 보였고 연한 귤색옷 차림의 신명철교장이 벌써부터 기다리고있었다.

누가 이길가? 

40대 중반이 돼 보이는 신명철교장(50세)은 우선 교원사무실부터 안내했다. 30평방메터 될만한 사무실, 왼쪽벽에 낡은 책장이 2개 놓여있고 사무실 오른쪽편에 낡은 책상 3개가 붙여있고 창문과 벽쪽을 향해 책상들이 둘러있었다. 책상우에는 책과 물고뿌만 보이고 쓸만하다는 낡은 컴퓨터 그것도 지원받은 중고품이 달랑 하나 한쪽에 놓여있었다. 기타 학교에서 자랑하는 현대화교수설비랑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신명철교장외에 주봉국주임, 리경애, 황학선, 정삼순, 황영춘, 리응봉, 김정자로 전교 8명 교원이 5학년에 조미숙, 정혜림 학생, 4학년 김정민, 리준성, 김문영 학생, 3학년 천용권, 김태명 7명 학생들과 함께 부지면적이 1만평방메터 되고 건축면적이 720평방메터 되는 학교를 지키고있었다.

업간휴식 종소리가 울렸다. 밖으로 나오는 학생이 보이지 않자 교실에 들어서니 선생님께서 두 학생과 마주하고 공부를 배워주고있었다. 교실이 너무 작아 숨막힐 정도였다. 겨울난방비를 절약하려고 교실 하나를 칸막이해 두칸으로 만들었는데 가장 작은 교실이 15평방메터 된다고 신명철교장이 해석했다.

좁고 길다랗고 군데군데 회칠이 떨어지고  어둠이 비치는 복도를 지나면서 40년전 우리들이 학교를 다닐때와의 환경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넘어지면 벽에 머리를 박을듯한 손바닥만한 교실에서도 아이들은 큰 꿈을 키우느라 열심히 연필을 놀리고있었다.

교원 한명에 학생 하나, 아이들은 도시학교에서는 있을수 없는 선생님 복이 터졌다. 업간휴식시간에 밖에서 놀던 한 남학생이 물을 마시련다고 선생님한테 말하자 선생님은 뛰놀고있는 아이들을 따라 다니면서 물 마시라고 소리지른다.

밥 먹으라고 밖에서 노는 아들을 부르는 어머니 같았다.

4명 대 3명 축구경기

오후 수업이 끝나고 학생활동시간이였다. 무엇을 놀겠는가는 주봉국선생님의 물음에 아이들은 하나같이 축구를 차겠단다. 운동화 없이 샌들바람으로 뽈 찰수 있겠는가 하니 괜찮다고 하면서 아이 넷이 막대기 같은것을 4개 들고와서는 400평방메터 가량 되는 운동장량쪽에 꽂아 꼴문을 만드는것이였다.

7명 학생이여서 짝이 맞지 않아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4명, 3명씩 팀을 무었다가 다음 경기때 4명팀에서 한명을 뽑아 3명팀에 가담시키거나 약한팀에 4명씩 배치한다고 했다.

남녀혼합팀에 량팀 인원수가 다른 축구경기가 어데 또 있을가? 팀원구성은 불합격이지만 재판은 수준급이다. 코너킥, 프리킥, 변선공, 골킥… 축구경기에서 있어야 할 규칙을 그대로 불합격팀에 사용하는 주봉국심판이다. 아이들은 땀벌창이 되여 놀다가는 학교문안에 세워놓은 커다란 물통에 달린 수도꼭지를 틀어 세수를 했다. 지하수를 펌프로 올려 물통에 저장해 손 씻고 청소하는데 쓴다 한다.

주봉국주임은 학생들이 적고 체육시설도 별로 없다보니 체육활동이란 축구, 탁구, 줄뛰기, 작은 뽈 치기와 기타 간단한 놀이뿐이다고 하면서 꼴문도 소방도구로 만든다고 소개한다.

학생이 적고 활동공간이 좁고 활동종목이 적고 체육시설이란 거의 없다싶이 하지만 전교 7명 학생들이 웃고 떠들고 노는 모습이 사이좋은 친형제 같았다. 학생이나 교원을 막론하고 이들의 얼굴에서 페교의 위험에 처해있다는것을 겉으로는 찾아 볼수가 없었다.

가는데까지 가보자, 단 한명 학생이 있더라도, 단 하루만 남았더라도 즐거이 보내자는 이들이다. 다른 곳에서는 볼수 없는 이들만의 행복과 쾌락, 그리고 이들로 형성된 또 다른 풍경선이 우리들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북경대학 안성재교수가 우리 학교 졸업생입니다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교원들

신명철교장과의 대담에서 그가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있다》, 《없다》 그리고 《일반이다》이다. 그는 짧고 간단명료하게 말하는 편이다.

그에 따르면 진가툰진의 풍원촌과 영풍촌의 조선족이 300여호에 호적인구가 1320명이던것이 지금은 976명으로 줄어들었고 현재 진가툰진에 거주하고있는 조선족이 20여호에 50명좌우 된다. 거개가 연해지역과 한국에서 살고있으며 한국에서 집 사고 사는 촌민도 적지 않다 한다.

《진가툰진조선족학교가 설립되기전 학교와 멀지 않은 곳에 일본인이 세운 학교가 있었다는 말을 로인들로부터 들은적이 있다.》 신명철교장의 말이다.

연변대학에서 교원으로 있다 퇴직한 로석련(80세)선생님에 따르면 1937년도에 진가툰에 이사갔을 때 진가툰조선인우급소학교란 학교가 있었다. 그는 1941년부터 1945년 사이 이 학교를 다녔고 언제 이 학교가 설립됐는지는 확실치 않다는것이다.

신명철교장은 진가툰진조선족학교는 1947년에 설립됐고 진가툰조선인우급소학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제 1임 교장으로는 김세응이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학교가 갓 설립됐을 때 소학교 고급반이 있었고 1973년에 초중을 설치하고 1975년에 고중을 세웠다. 학생이 가장 많을 때가 1973년, 1974년으로서 340명좌우 있었는데 공주령시조선족학교보다 훨씬 많았다.》 이렇게 말하는 신명철교장은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1978년에 고중이 취소되고 1997년에 초중부가 공주령시조선족학교와 합병되면서 초중이 페지됐다며 침묵을 지켰다.

학교는 1947년부터 지금까지 1100여명 학생들을 졸업시켰는데 이 가운데 기사로 되고 박사공부까지 한 학생이 거의 20명 된다. 신명철교장은 우수졸업생 가운데 북경대학 미생물학부 박사생 지도교사 안성재교수를 손꼽았다.

신명철교장이 33세때인 1997년에 교장으로 임명되는 그해만 해도 초중에 2개 학급이 있었고 전교에 100여명 학생이 있었으며 한학급에 24명 학생이 있을 때도 있었다.

17년 사이 진가툰진조선족학교를 졸업한 학생가운데 길림대학, 산동대학 등 보다 좋은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2011년 하학기부터 매하구에 1명, 한국에 2명, 북경에 1명, 진가툰진중심소학교(한족학교)에 2명이 선후 전학해 가면서 원래 두자리수였던 학생수가 2013년 9월부터 한자리수로 변해버렸다.

5학년 담임 정삼순교원과 그의 학생

3학년 담임  리경애교원과 그의 학생

지금의 학교건물은 1975년에 지은것으로서 전부 학교돈으로 지었다. 신교장에 따르면 당시 학교에 곡물온도탐측기를 만드는 공장이 있었는데 수입이 괜찮았다 한다. 4년전인 2010년에 공주령시교육국의 출자로 10만원 가량 들여 학교를 수건했다.

《학교는 2만여원 되는 토지양도비로 운영경비를 해결하고있다. 교수시설 개선에는 엄두도 못 내고 다행히 학생이 적고 교원이 적고 행사도 적게 조직하는것으로 절약하면서 겨우 살림살이를 할 정도이다》. 신명철교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운동장이 밭으로 된것도 잡초가 하도 많이 자라 해마다 살초제를 사는데 700, 800원 돈이 들어 2, 3년전부터 1년에 양도비 1000여원을 받고 양도했다. 올해는 임대료를 정하지도 않은채 땅을 부치게 했다.》고 어쩔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제 새학기가 되면 진가툰진중심소학교는 새 교수청사로 이사가고… 촌에는 학교에 입학할 조선족어린이가 한명도 없고…》

신명철교장의 말을 들으면서 씩씩하게 자라고있는 학생들을 보면서 아이들을 밝게 가르쳤구나는 생각이 들어 위안이 되더라고 했더니《학생대부분이 로인들 손에서 크고있습니다. 선생님들은 마음을 담고 손에 손잡고 자기 아이를 키우듯이 가르치고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되든지 그날그때까지 아이들을 밝게 키우렵니다.》 신교장이 마음에 닿는 말을 남겼다.


길림신문 홍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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