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주부 입장에서 보면 일자리의 질이 낮다보니 기회비용 등을 고려해 여성들이 쉽게 일터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육아를 포기할만한 질 좋은 일자리가 드문 게 현실이며,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2000년대 초반 중소기업 초봉이 2000만원 수준이었다"며 "15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비슷하다. 반면 알바비는 2~3배 올랐다"고 주장했다.
C씨는 "절반 이상이 제대로 된 직장이 들어가지 못해 제대로 소비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런 시국에 인구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D씨는 "내 아내는 일찍 퇴근해 집안일 하길 바라면서, 자신이 다니는 회사 여직원이 조금이라도 일찍 퇴근하면 꼴불견이라며 손가락질하는 게 우리나라 기업문화"라며 "이런데 누가 애를 낳고 싶겠냐. 여자는 집에서 살림만 하고 회사 나오면 안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E씨는 "34개월째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다. 명문대 나와 연봉 높은 금융권에서 근무하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너무 힘들어 퇴사했더니 결국 경력단절여성이 됐다"며 "3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아기에게는 미안하지만 어린이집 일찍 보내고 일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F씨는 "애 봐줄 사람 쓰는 비용 지출하고도 월 100만~200만원은 남겨야 직장생활 할만하다"며 "그게 아니면 남편이나 아내 중 1명이 차라리 전업하는 게 가정의 화목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여성들은 취업시장에서 남성에 비해 약자다.
특히 우리나라는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을 거치면서 경력이 단절되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 현상이 여전해 선진국에 비해 낮은 고용률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용률(15∼64세)은 전년 대비 0.4%포인트 오른 66.1%였다.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일자리를 찾은 이들이 많았던 셈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75.8%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고, 여성은 0.5%포인트 오른 56.2%였다.
◆취업문턱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여성들
남성의 경우 OECD 평균(74.7%) 보다 고용률이 높았지만, 여성은 59.3%인 OECD 평균 대비 3%포인트 이상 낮아 상대적으로 고용사정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은 OECD 회원국 중에서는 터키(31.2%), 그리스(43.3%), 멕시코(45.1%), 이탈리아(48.1%), 칠레(52%), 스페인(54.3%) 등에 이어 7번째로 낮았다.
국내 여성의 고용률은 2010년 52.6%에서 2011년 53.1%, 2012년 53.5%, 2013년 53.9%, 2014년 54.9%, 2015년 55.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장시간 근로문화와 함께 출산 및 일·가정 양립을 저해하는 기업문화, 재취업이 여의치 않은 고용시장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결혼 전 직장 경험이 있는 20세 이상 기혼여성 928만9000명 가운데, 결혼·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이 있는 여성은 696만명(44.0%)이었다.
◆경력단절 사유 1위 '결혼'
경력단절 사유는 결혼이 58.5%로 가장 많았다. 임신·출산(28.4%), 양육(7.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경단녀 가운데 일부는 노동시장에 복귀하지만, 많은 이들이 경력단절을 극복하지 못하고 취업을 포기하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20대 초반 여성들이 노동시장 진입할 땐 고용률이 상당히 높은데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다시 노동시장에 복귀할 땐 전에 가졌던 일자리의 질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면서 결국 40∼50대 여성들은 수익보다 기회비용이 커 일을 아예 안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