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유머 흐르는 아름다운 풍광 ‘신선’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6월12일 07시29분    조회:644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장률
‘사회파’서 ‘감성파’로 전향?
영화 ‘경주’ 만든 재중동포 장률 감독


장률 감독의 영화 ‘경주’는 잘 우려낸 차처럼 잔향이 오래간다. 장 감독은 “박해일, 신민아에게 많은 지시를 하지 않았다. 그저 차를 여러 번 같이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차는 사람을 교감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영화 ‘경주’를 보고 장률 감독(52)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중국 연변대 교수로 재직하던 재중동포 장 감독은 돌연 학교를 그만두고 2000년 ‘11살’로 데뷔했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경계’(2007년), 조선족의 비극을 그린 ‘망종’(2006년), 탈북자 이야기 ‘두만강’(2010년)까지 그는 체제 속에서 작아진 개인에 슬퍼하던 ‘사회파 감독’이다.

영화 ‘경주’에서 박해일(오른쪽)과 신민아가 만나는 찻집은 장률 감독이 예전에 들렀던 찻집이다. 률필름 제공
그런데 12일 개봉하는 ‘경주’엔 유머가 있다. 그가 그려낸 경주의 밤과 낮 풍경이 아름답다. 언뜻 보면 박해일과 신민아의 멜로 영화 같다. 신민아가 박해일에게 건네는 “귀 좀 만져 봐도 돼요”라는 야릇한 대사까지.

영화는 베이징대 교수 최현(박해일)이 경북 경주에서 보낸 하루를 그린다. 친한 형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대구에 온 최현은 문득 몇 년 전 들렀던 경주의 찻집에 가고 싶다. 찻집 벽에서 봤던 춘화(春畵)의 기억 때문이다. 다시 찾은 찻집에선 주인 공윤희(신민아)가 그를 맞는다. 최현은 공윤희의 지인들과 왁자지껄한 술자리를 마치고 그의 집까지 따라간다. 남녀의 에로틱한 장면이 나올 즈음 공윤희의 아픈 사연이 끼어든다.

장 감독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학 전공 교수다. 11일 오후 그의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첫 질문은 전작들과 이번 영화의 괴리감에 관한 것이었다. 최현에 대해 과도한 존경심을 표하는 공윤희의 친구 박 교수(박현진)의 대사, 카메오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엉뚱함이 재미있다.

“전작의 주인공들은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하지만 ‘경주’의 주인공은 유명 대학 교수죠. 감독을 상상하고 영화를 보면 안 돼요. 저도 사석에서는 재미있다고들 해요.”

교수인 주인공, 장 감독과 닮았다. 영화도 그가 경주에서 겪은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 1995년 친한 형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춘화가 그려진 경주 찻집에 들렀다.

“당시 지인 두 명과 경주에 갔었는데, 두 분 모두 지금은 고인이 됐어요. 경주와 그분들이 제게는 잊혀지지 않는 공간과 사람이죠.”

그가 느꼈던 경주 분위기는 영화의 주제가 됐다. 주택가 옆 무덤들, 삶과 죽음이 꿰맨 자리 없이 이어진 경주 풍경에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왕릉이 사람들과 단절돼 있어요. 그런데 경주에서는 왕릉 옆에서 술 먹고, 연애하고, 아이들이 뛰어놀아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공간이에요. 죽음과 삶의 관계가 이렇게 부드러우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덜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보다는 커피가 어울릴 것 같았던 배우 신민아. 하지만 뭔가 비밀을 간직한 듯한 찻집 주인으로 잘 어울린다.
 
“신민아가 나왔던 드라마나 영화를 일부러 안 봤어요. 그래야 선입견이 없죠. 출연 제의를 하고 저와 여러 번 차를 마셨어요. 미모와 달리 소박했어요. 소박하면 깊이와 넓이가 있어요.”

장 감독은 “이번처럼 영화 촬영을 마치고 슬픈 적이 없었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도, 영화 밖에서도 언젠가 우리 모두 흩어져야 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영화 속 공윤희의 집 거실에 걸려 있는 그림의 문구가 떠올랐다. ‘사람들 흩어진 후에 초승달이 뜨고, 하늘은 물처럼 맑다.’ 1000년 고도 경주. 그곳에 가면 우리는 세상에 잠시 들렀다 가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될까?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44
  • 안무가 손룡규 교수와 제자들 한겨울의 12월이 막가는 날이었습니다. 밖에서는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베이징무용학원의 작은 극장은 무용수들이 흘리는 땀으로 여름 같은 열기가 넘치고 있었습니다. 얼핏 보아도 20명은 되어 보이는 남학생들이 묘족 복장을 하고 손에는 특이한 무늬가 알록달록하게 장...
  • 2014-12-28
  •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젊은 양금 명인 윤은화(31)가 중국에서 교수가 됐다. 현지 중점대학 100곳 가운데 하나인 옌볜대학이 양금 연주자 윤은화를 예술학원 객좌교수로 임명했다. tekim@newsis.com 2014-09-11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젊은 양금 명인 윤은화(31)가 중국에서 교수가 됐다. 현...
  • 2014-09-12
  • - 연변대학예술학원 무용학부 최미선교수를 만나 고등학교무용정품교수전시공연을 마치고 최근 전국 72개 종합대학들이 참가한 2014년 고등학교무용정품교수연구토론회(장춘)에서 연변대학예술학원 최미선교수일행이 무대에 올린 조선족무용《표현조합》(表演组合)《고래야(古来惹)》는 그 제목부터 범상치 않음을 시사하며...
  • 2014-08-29
  •   8월23일, 제5회 중국두만강문화관광축제의 여러가지 경축문화행사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있는 가운데 도문시 두만강광장에서 조선족민속이미지들을 정교한 조각예술공예에 담아 표현한 관광기념품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두만강에서 나는 오석을 밑받침으로 하고 당지에서 나는 질좋은 진흙으로 빚은 소싸움...
  • 2014-08-25
  • 5∼6년전부터 기자, 문인 신분으로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과 《도라지》잡지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참가할 때마다 수수한 옷차림으로 카메라를 메고 동분서주하면서 부지런히 샤타를 누르는, 칠순에 가까운 한 촬영가를 볼수 있었다.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 전경업관장에게 성함을 물었더니 사진작가 신승우선생(...
  • 2014-08-08
  • 순 백색의 백두산이 머리우에 높이 걸려있다. 녀인들은 백두산을 경배하고 숙연히 서있다. 외가닥으로 땋아서 등에 늘인 머리는 그들이 순정의 마음을 간직한 정결한 처녀들이라는걸 알리고 있다… 그림 “성산”에 등장하는 녀인들의 뒤모습은 그림 “무리(群)”에서도 나타난다. 이때의 녀인들...
  • 2014-08-06
  • 수상자음악회에서 열창하고있는 김광빈가수 연변가무단 합창단 김광빈가수(31세)가 6월 12일부터 4일간 심수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청년성악가콩클에 참가해 은상을 수상했다. 이번 아시아청년성악가콩클은 국제예술가협회에서 주최하고 카나다 토론토음악학원에서 협찬해 진행한 음악콩클로서 한차례 국제차원의 음악예술...
  • 2014-06-25
  • 대구에서 안중근展 열고 있는 조선족 유명 미술가 취안우쑹 .par:after{display:block; clear:both; content:"";}   "저는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은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죠. 잠시지만 그런 한국에서 머물면서 정말로 죽을힘을 다해 만든 작품들입니다." 중국 하얼빈의 조선족 작가인 취안우쑹(權伍松&mi...
  • 2014-06-24
  • ▲ 지난 16일 영화 '경주'로 돌아온 장률 감독(51)을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 정아영 기자   ‘경주’로 돌아온 장률 감독, “편견을 깨고 싶었다”(인터뷰) (뉴스컬처=정연화 기자) 재중동포인 장률 감독(51)은 ‘경계’에 민감했...
  • 2014-06-21
  • ‘사회파’서 ‘감성파’로 전향? 영화 ‘경주’ 만든 재중동포 장률 감독 장률 감독의 영화 ‘경주’는 잘 우려낸 차처럼 잔향이 오래간다. 장 감독은 “박해일, 신민아에게 많은 지시를 하지 않았다. 그저 차를 여러 번 같이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차는 사람을 교감하게...
  • 2014-06-12
‹처음  이전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