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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묵빛속에 피여나는 향토의 혼 우리 민족의 저명한 화가 주훈선생을 찾아서
[연변일보 2011-03-07 리련화 기자]지난 10월, 서울 인사동 바움아트갤러리에서 한차례 특별한 전시회가 개최됐다. 우리 민족의 전통과 민속풍경을 담아낸 수묵화 작품 60점으로 펴낸 “선조들의 얼이 서린 일상전”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민족의 저명한 화가 주훈선생이였다. 설레듯 감격에 겨워 여기저기서 들이대는 기자들의 카메라앞에서 침착하게 인터뷰를 마쳤고 전시회는 곧 뉴스로 보도되기 시작했다. 우리 민족의 정서에 맞는, 근래에 보기 드문 멋진 전시회라는 평이였다. 그러면서 외래문화의 범람에도 풍속화를 고집하면서 그 맥을 이어나가는 주훈화가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일주일간 지속된 전시회에는 한국의 저명한 교수, 화가를 비롯한 사회 각 계층 유명인사들이 다녀갔다. 예정대로 막을 내린 뒤에도 그 여열은 대단했다. 전시회 러브콜이 쇄도했고 주훈선생은 초청에 응해 올해에도 한국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기로 했다.
“꾸밈없는 생활상을 느긋하게 그려내고싶었다”
연변출신의 화가가 한국에서 이토록 환영을 받은 리유는 무엇일가? 그의 작품을 진지하게 살펴보면 금방 해답을 찾을수 있을것이다. 담담한 묵빛의 부드러움과 건필의 스피드가 적절히 조화되고 채움과 여백이 어우러진 수묵화속에 흘러간 옛 조상들의 삶의 미와 정서를 녹여낸 그의 작품은 따뜻하면서도 정감이 넘치고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인물화와 산수화 양식을 바탕으로 수묵과 담채의 세계를 꾸준히 추구해온 주훈선생의 화풍은 조선족 고유의 미풍량속을 탁월한 기량으로 그려냄으로써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있다. 주훈선생은 애초에 서양화를 전공했었다. 약 10년간 만화에 집착하면서 여러 신문잡지에 만화, 만평을 련재한적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줄곧 어떻게 하면 가장 우리의것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화경을 이룰것인가 하는 고민을 안고있었다. 순수하면서도 향토적인것을 그리고싶다는 생각은 그로 하여금 과감히 우리 정서에 맞는 풍속화로 화종을 바꾸게 하였다. 풍속화는 옛날 각 계층의 생활상과 풍속 등 인간의 모든 삶의 행위와 실태를 묘사한 그림이다. 조정의 각종 행사로부터 각 계층의 다양한 생활상을 주로 다뤘던 풍속화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줄뿐만아니라 가장 민족적인 미와 정서를 담아내는 그림이였다. 주훈선생은 줄곧 머리속에서 맴돌던 소재—선조들의 혼이 서린 일상을 그림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중국화의 선과 면을 구성하는 몰골법 그리고 서양화의 색채를 가미해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화풍을 구사하면서 그렇게 20여년의 끈질긴 노력끝에 끝내 자신만의 독특한 화경을 이뤄내게 되였다. 일찍 연변조선족서예가협회 리사이기도 했던 주훈선생은 서예에도 조예가 깊다. 그의 작품화면에 써넣은 짧은 글귀들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잘 보여주고있는 동시에 글귀와 그림이 한 화면에서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좋은 그림이라는것은 오히려 간단하다. 내 그림이여야 한다는것이다. 나는 우리 민족의 뿌리와 자존을 지키며 우리 조상들의 가장 정직한, 꾸밈없는 생활상을 느긋하게 그려내고싶었다.”
“작품에 꿈의 씨를 심고 가꿀것이다”
지난해 주훈선생이 집필, 창작한 대형화책 “중국조선족민속도”가 출판됐다. 도합 120점의 작품이 수록된 이 화책은 전설편, 생활편, 가무편, 풍경편, 례의편으로 나누어 조선족의 민속세계를 세세히 그려냄으로써 자치주창립 60돐의 헌례작 및 귀빈 선물용으로 지정되는 등 우리 민족 문화의 또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그의 작품들이 현재의 경지에 이를수 있은것은 민족문화에 대한 깊은 리해와 파악 그리고 진실에 대한 집요한 추구가 있었기때문일것이다. 주훈선생은 학자형의 화가로 불린다. 풍속화를 고집하는 그의 작품들은 조선족으로서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삶과 고유의 미풍량속에 대한 깊은 감정을 보여주고있으며 우리 민족의 삶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과 진지한 고민이 묻어난다는 평이다. 이는 문화인으로서의 깊은 작품적고민과 자아성찰에서 비롯된것이 아닌가싶다. “나는 순간순간마다 내 정신을 점검해야 하노니. 재능과 정신으로 형체를 이루어야 한다. 과연 나에게 그러한 능력이 있을가.” 40년 넘게 해온 미술창작을 힘이 든다고 한다. 왜일가? 결국 주훈선생의 욕심이 그림기교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그는 무릇 어떤 화종일지라도 정신적수양과 기교의 수련을 겸비해야 최고의 경지에 가까와질수 있다고 한다. 또한 재능과 노력이 동반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가장 아름답고 성공적인 인생은 세상과 자신의 숙명을 뜨겁게 사랑하는 삶이다.” 그래서 그는 그가 가진 모든것들을 깡그리 표출해내기라도 하듯 쉬임없이 그림을 그려내고 그려낸다. 올해에도 연변조선족무형문화재박물관 소장용 중국조선족민속도 40여점을 그릴 예정이며 주정부 및 주당위 청사의 외빈접대청에 대형벽화 4점을 그릴 예정이다.
“일등이 되지 말고 오늘의 베스트가 되련다”
주훈선생의 서재의 이름은 “수졸재(守拙斋)”이다. 변함없이 낮은 곳을 지키겠다는 겸손한 자세인것이다. 주훈선생을 마주하면 인차 그가 갖고있는 순수와 열정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그가 갖고있는 감수성, 드팀없이 지키고있는 신념 등이 그를 부단히 새로운 경지에로 이끌고있으며 이 또한 자연스레 그의 작품속에 구현되고있다는것을 알수 있을것이다.
주훈 략력
주훈 호 의백 로신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1984) 서화대학 서예과 졸업(1988) 국내외 전시회 120여차 수상 다수 《중국조선족민속도》 집필 연변주덕예겸비예술인 수상 (2006) 연변진달래상 미술영예상 수상 (2009) 중국미술가협회 연변분회 부주석 성미술가협회 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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