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이눔의 호두껍질로 살아가는 재미 느껴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6월4일 09시59분    조회:183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화룡시 룡성진 토산자촌에 가면 초록빛으로 물든 논옆에 채규호(57살)씨의 작업실이 있다. 호두껍질로 장식용 생활용품을 만드는 공방이다.

목발을 짚은채 마당으로 쭉 내려오는 채규호씨가 활짝 웃는다.

“어휴, 금방 찾으셨네”라며 쏟아내는 목소리가 유난히도 살갑게 느껴온다.

공방은 지난 2009년에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페교를 개조해 나름의 작업실로 새롭게 손질했다. 허름한 공간에 적막한 기운마저 감돌았던 페교는 5년이 지난 지금 호두껍질공예품공방이라는 이름을 달고 채규호표 작품들로 채워지고있다. 호두껍질 천지인 작업공간에서 채씨는 “이눔의 호두껍질로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고있다”며 호두껍질과 부대끼는 자신의 삶을 자랑한다.

4살때 찾아온 소아마비로 채규호씨는 목발없이는 한발자국도 내디디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였다. 하지만 홀로서기에 당당히 성공한 지금 그는 “장애 하나 없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냐”고 느긋하게 말하는 자신감과 자기사랑을  품은 넉넉한 마음을 품고있었다.

채규호씨는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그의 직업을 한가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 공예품을 만드는 공예가… 다양을 재능을 가진 그는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지금은 공방을 운영하고있지만 사실 채규호씨는 지난 세기 80년대에 꽤나 “잘 나가는” 미술가로도 통했다. 한때 미술가로 성공하기 위해 1985년에 북경 중앙미술학원으로 떠나 4년간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에 화가의 꿈을 접고 그림도 그리고 돈도 벌수 있는 “간판쟁이”를 택했다.

그가 붓과 물감으로 직접 극장간판에 그려넣은 영화속 한장면이나 길거리 광고간판, 각종 가구와 생활용품에 그려넣은 그림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아냈다. 하지만 90년대를 지나 컴퓨터 실사간판에 밀려 어쩔수 없이 붓을 놓아야 했다.

“간판을 그리던 물감조차 나오지 않는 세상이 오더군요. 혼자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고싶었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죠.”

자신의 평생직업이라 여겼던 “간판쟁이”를 그만두고 하루하루 실의에 빠져 지내던중 문득 재미삼아 버려진 호두껍질로 연필꽂이를 만들다가 공예품의 맛을 알게 되였단다.

“아무리 붙들고있어도 싫증이 안 났어요. 이젠 호두껍질이 내 피를 끓게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가 따라 웃고싶게 만드는 소박한 미소를 띠우고 말을 건넨다.

거칠고 투박했던 호두껍질을 잘 보듬어서 하나하나 풀로 붙여 공예품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굉장히 조심스럽고 섬세한 작업이다. 조금이라도 잘못 만들면 완전히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된다. 어떤 작품은 몇개월, 길게는 지어 몇년에 걸쳐 완성하는 더디고 힘든 시간이지만 그는 호두껍질로 공예품을 만드는 시간만큼은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조차도 깜깜 잊고 산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작품활동은 각종 공예품대전에서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높이 3메터가 다 되는 호두껍질로 만든 꽃병은 지난 2012년 길림성 제1회 장애인 우수작품전시회에서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의 공예품은 소문을 놓기 시작했다. 지금은 공방운영도 안정적인편이고 주문도 꾸준하게 들어오고있다.

공예품의 매력에 푹 빠진 채규호씨는 밤낮으로 호두껍질과 씨름하며 지금은 수강생과 직원까지 거느린 어엿한 공방장이 됐다. 현재 공방에는 모두 10여명의 직원이 있는데 이들 모두가 장애인이다. 대부분 공방에 오기전까지는 세상밖으로 나가본적도 없는이들도 있고 딱히 할줄 아는 일도 없는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곳 공방에 와서 공부도 하고 기술도 배우고 친구도 사귀면서 누구보다 행복한 웃음을 짓고있었다.

“장애인의 이미지를 팔아 동정심을 사고싶지는 않아요. 우리에게 장애가 있다 해도 우리가 만들어낸 공예품은 많은 사람들이 찬탄하는  어디 내놔도 짝지지 않는 우수한 작품들이지요”라고 당당하게 털어놓는 채규호씨, 세상 모두가 알아주는 진정한 아름다운 “쟁이”가 되련다는 그의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연변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양로사업을 영원한 직책으로 여기는 ‘이쁜 아가씨’ 박진화의 이야기 “로인을 돌보고 어린 애들을 보살필수 있는 양로원, 고아원을 차리는것이 어릴적 저의 꿈이였습니다.” 아니운서라는 화려한 후광을 벗어둔채 2011년 2월, 호리원으로 탈바꿈하면서 지금 사회복리원 특수호리구역에서 주임...
  • 2018-01-03
  • 뻐스정류소에서 길다랗게 줄지어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일본인들/리홍매특파원 일본인들의 줄서기를 그들의 문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단순하고 조금은 망설임이 앞서는 일이다. 하지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에 거부감이 전혀 없는 듯한 일본인들에 대해 처음에는 생소함을 느끼다가 점차 거기에 적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
  • 2017-12-26
  •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65) ◇서정숙(중경)     언니가 보낸 다시 돌아오지 않는 〈2016년의 렬차〉란 글을 읽으며 감개가 무량하다.   무정한 세월은 드팀없이 꾸준히도 흘러 장장 45년이 지나 그제날의 갓 사업에 참가했던 짧은 량태머리 언니도, 늦은 공부라도 하려고 학교 다니던...
  • 2017-12-25
  •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64) ◇주청룡(룡정) 1973년, 내가 생산대대의 과학실험소조에서 일할 때였다. 그 때 우리 대대에도 주에서 공작대들이 내려와있었는데 당시 주당위 선전부 리휘 부장이 우리 공사에 온 공작대의 총 책임자로 우리 대대에 와 주둔해있었다. 그 해 여름의 어느 날 리휘 부장은 대...
  • 2017-12-25
  •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63) ◇남걸(목단강) 1976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목단강시전염병병원에 배치받아 의사사업을 한 지도 어언 40여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매번 백설같이 흰 의사복을 떨쳐입고 병원 각 과실(科室)을 순시할 때마다 나에게 진정한 의사자격을 가져다준 감명 깊었던 40년 전 그 날의...
  • 2017-12-19
  •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62) ◇황혜영 (길림) 50년 전 추억의 색바랜 사진(왼쪽이 어린 시절 필자) 어제밤 비가 억수로 쏟아지더니 아침에 나가보니 아직 익지 못한 시퍼런 복숭아 열매가 나무 밑에 쭉 깔렸다. 복숭아를 볼 때마다 복숭아의 맛보다 그 씨가 어떨가 하는 생각을 먼저 해보는 나다...
  • 2017-12-19
  •   남편류학시절의 경제담보인이였던 노토 아키히로(能登昭博)씨는 대학교 졸업론문을 이라는 테마로 썼을 정도로 중국에 관심이 많은 분이다. 《아사히신문》(朝日新聞) 치바(千葉)동부지역의 판촉업무를 총괄하는 회사경영인이였던 그는 내가 일본에 온 이듬해에 새로운 사업으로 지역신문인 《호오지로》(ほお...
  • 2017-12-18
  • 일본의 선물보따리(자료사진) 어린 시절 엄마 뒤꽁무니를 따라 다니면서 눈으로 얻은 깨달음이라고 할가,“받은 그릇은 절대 빈채로 돌려 보내지 않는다”였다. 이웃사이에 주고 받고 빌리고 빌려 주고 하면서 살았던 그 시절, 동네집 잔치가 온 마을의 기쁨이였고 어느집에 상사가 나면 온 동네가 슬퍼했다. 그...
  • 2017-12-18
  • 〔한국서 홀로서기∼나는 이렇게 살았다〕 9년을 하루와 같이 문화봉사를 해온 석복순녀사의 감동 스토리 석복순(맨 앞)강사가 춤을 가르치고 있다 돌이켜보니 내가 2007년 둘째딸을 따라 한국에 올 때 나이가 예순이였으니 10년이 지난 오늘 어언 일흔이라는 고희의 나이로 되였다. 그간 줄곧 소외된 사람들에게 춤을 ...
  • 2017-12-12
  • (흑룡강신문=하얼빈)채복숙 기자 = "저희 기금회는 2012년에 랴오닝성민정청의 2급 법인으로 설립되어 대략 2년 여 동안 운영하다가, 2014년에 독립법인을 신청해, 2015년 1월에 정식 허가증이 내려왔습니다. 기금회가 설립되어서부터 지금까지 조선족사회의 많은 지원을 받아 왔습니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부문...
  • 2017-12-12
  • 〔한국서 홀로서기∼나는 이렇게 살았다〕 9년을 하루와 같이 문화봉사를 해온 석복순녀사의 감동 스토리 석복순(맨 앞)강사가 춤을 가르치고 있다 돌이켜보니 내가 2007년 둘째딸을 따라 한국에 올 때 나이가 예순이였으니 10년이 지난 오늘 어언 일흔이라는 고희의 나이로 되였다. 그간 줄곧 소외된 사람들에게 춤을 ...
  • 2017-12-12
  • 우리 집 가까이에 살고 있는 량씨는 일본에 온지 10년째 되는 한족 료리사이다. 어느 날 그가 찾아와서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장가 보내고 나니 빈털터리가 됐어요” 18살 때부터 료리를 배웠다는 량씨는 일본어를 전혀 접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였다. 갓 마흔살에 접어들면서 일본...
  • 2017-12-11
  •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61) ◇김동화(연길) 30수년전 그 때 그 학생들과 함께 남긴 기념사진 세월은 류수와 같다더니만 정말 만질 수도 걷잡을 수도 없는 것이 바로 시간의 흐름인가 본다. 어언 70을 코앞에 두고 보니 가끔씩 따르는 크고 작은 추억들로 머리를 메운다. 올해 제33회 교사절을 즐...
  • 2017-12-11
  •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60) ◇김규칠 구술 김숙자 대필 행복한 만년을 보내고 있는 김규칠 로인 부부 내 나이 금년에 80이다. 긴 세월 수많은 일들을 겪다 보니 잊혀지지 않는 사연도 많다. 그런데 요즘 인정세태가 삭막해서 그런지 그 때 그 일이 어쩐지 더 자주 떠오르군 한다. 온 나라가 문화대혁...
  • 2017-12-11
  • 〔한국서 홀로서기∼나는 이렇게 살았다〕 “나는 스승을 잘 만나 성공했다” 가수, ‘아리랑 난타’ 단장 아이수의 성공담에서 내가 한국 온 년도가 2004년이니 올해로 벌써 10년 하고도 3년이 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그간 나의 한국생활에도 적지 않는 변화가 있어 자부를 느낀다...
  • 2017-12-11
  • 며칠전 묵직한 편지봉투 하나가 우리집에 날아왔다. ‘항상 감사합니다. 더 받은 송금료 164엔을 돌려 드립니다. 또 기회가 되면 잘 부탁합니다’ 짤막한 메모용지와 함께 동전 164엔이 들어 있는 봉투였다. 나는 적혀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영문을 물었다. 사실은 지인의 부탁으로 인터넷경매에서 옛...
  • 2017-12-10
  •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59) ◇리희숙(안도) 애청자협회 열성자로 뛰고 있는 필자 리희숙 격정과 활력에 끓어넘치며 정열에 불타던 그 청춘시절, 걸탐스레 지식을 배워가며 희망과 기대에 부풀었던 학창시절을 마치고 ‘광활한 천지에는 할일이 많다’는 모주석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1965년...
  • 2017-12-05
  •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58) ◇전영실(연길) 등산길에서의 필자 전영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취업통지서를 받고 우전국 인사과로 등록하러 갔던 때의 일이 어제런듯 눈앞에 삼삼하다. 한 나이 지긋한 책임일군이 반가이 맞아주며 “동무는 무슨 특장이 있소?” “어떤 일을 하고 싶소?” 하며...
  • 2017-12-05
  •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는 일본에 온지 일년후였다. 그때 야마모토 타마에(山本 多摩江)씨는 우리가 사는 지역의 국제교류협회 책임자였다. 영어에 능한 그녀는 외국인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대부분의 일본인들에 비해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일본...
  • 2017-12-05
  • 각 지역 촌마다 빈곤해탈 난관 공략전이 치렬하게 펼쳐지고 있는 요즘, 누구보다 마음 한켠이 조급해나는 한 젊은이가 있다. 연거퍼 몇달동안 집에 내려가지 못한 채 농촌사업터에서 빈곤해탈사업을 위해 뛰여다니느라 낮과 밤을 잊은 그는 바로 룡정시 백금향 빈곤부축판공실 주임 홍광철(33살)씨다. 룡정시 백금향 빈곤부...
  • 2017-12-01
‹처음  이전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