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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수기3]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20년 일본생활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2월5일 15시29분    조회: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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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권씨 가족
“세월이 류수”라는 말이 지금은 리해가 간다. 일본에 온지 벌써 20년이 되였다. 일본의 버블경제가 무너지고 이른바 잃어버린 20년 바로 그 시기를 나는 일본땅에서 보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의 덕분에 사이타마켄(埼玉県)에 있는 일본어학교의 입학통지서를 받게 된 나는 부모님이 챙겨준 일년학비 60만엔에 중계수수료 13만엔 생활비 30만엔을 들고 일본류학의 길을 택했다. 돈벌러 왔다고 하는것이 더 편할것 같다.
당시 연길에서 그 돈을 마련해준 부모님한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 당시 생각에는 불법으로 몇년 잠수해서 돈을 모아 집도 사고 장가도 가려고 했다. 일단 일어를 배우려는 일념으로 1년간 언어학원에 다녔는데 학교때 배운 일본어 바탕이 좀 남아있어 직접 상급반에 들어가게 되였다. 그리하여 1998년 4월에 일본에 온 나는 그해 12월에 일본어능력시험 1급을 328점으로 파스했다.
다행히 학교에 기숙사가 있어서 잠자리는 일단 확보했다. 기숙사 례금(礼金), 집세보증금 10만5천엔을 내고 나니 20만엔이 남았다. 전화기를 사고 일자리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여 나는 학교수업이 끝나는 대로 5천엔을 주고 산 중고자전거를 타고 매일마다 구인광고지를 든채 학교와 집 근처를 찾아 다녔다. 그러나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리유로 면접기회도 얻지 못한채 한달이 다 지났다.
생활비가 날마다 줄어 드는 걱정때문에 난생처음으로 실면이란 고통도 체험하게 되였다. 그렇게 즐기던 맥주는 커녕 자판기 음료수도 사먹지 못하고 “그래도 수도물이 제일이지” 하며 맥주도 못마시는 자기를 자아위안 하기도 했다.
어느날 연길에서 온 반년선배가 나에게 캔맥주를 사주었다. 오랜만에 마시는 맥주여서 그런지 아니면 일본 맥주의 알콜도수가 고향의 빙천맥주보다 높은게 원인이여서 그런지 500미리짜리 두캔에 벌써 취기를 느꼈다.
더욱 감사한것은 한달후부터 그 선배님의 알선으로 오오미야(大宮)역앞에 있는 대만식당에서 사발을 씻는 일을 하게 된것이다. 시급 800엔에 하루에 9시간(16시—25시)일이였다. 한달에 25일간 일하면 18만엔이라는 거액을 처음으로 손에 쥘수 있게 되였으니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단란하고 행복한 남영권씨 가족생활 
비록 일이 끝나면 허리도 아프고 손도 세척제에 퍼져서 볼품없었지만 코노래를 부르며 퇴근할수 있었다. 지금이라서 말할수있지만 퇴근전에 생맥주 기계를 청소하면서 가만히 맥주를 한컵 훔쳐 마시던 일도 있었다. 그리고 매일 사발을 씻으면서 왜서 일본사람들은 료리마다 꼭 새 접시를 사용하는지 도무지 리해가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료리가 나갈때마다 씻을 그릇이 늘어나니깐.
언어학교에서 거의 일년을 공부했을 때가 가장 고민했던 시절이였다. “불법체류로 있을가 비자를 살릴가” 여러 친구들 한테도 상담했다. 그 당시 비자를 가질수 있는 방법으로는 류학, 취직, 일본인과의 결혼, 투자경영 등이 있었으나 결국 나에게는 류학비자라는 선택밖에 없었다. 고민끝에 “그래도 드문드문 부모님들을 뵈러 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기 위해라고 하기보다는 비자를 위하여 대학진학을 결정했다.
살고있던 동네에서 가깝고 학비가 제일 싼 학교를 선택해서 시험을 보았고 순조롭게 입학할수 있었다. 회계출신인 나는 회계전공을 선택했다. 학교에 이름만 걸어놓고 열심히 일해 돈을 모으겠다는 일념으로 그 학교를 선택했던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는 왜 그렇게 돈 돈 돈 했는지…
대학교에서의 4년간은 나름대로 충실하게 보냈다. 중국류학생회 회장도 맡았고 류학생들이 모여서 학교축제때 물만두와 만두구이를 해서 3일동안에 25만엔 매상을 올린 학교기록도 세웠다. 중국대사관교육처에 학교 대표로 초빙받은 적도 있었고 교육처에서 학교류학생협회에 주는 보조금 12만엔을 받은적도 있었다. 대학교 4년을 다니며 받은 두번의 장학금 360만엔을 한푼도 다치지 않고 부모님께 드렸는데 그것이 여태껏 내가 잘한 일중의 하나인것 같다. 물론 4년동안 아르바이트를 같이 했던 곳에서 안해와 만난것이 제일 잘한 일이지만…
취직 빙하기였던 2003년, 취직활동에서 실패한 나는 또 부득불 비자를 위해 석사과정으로 진학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취직을 못한채 학교에 진학하지 않으면 비자가 끊기기 때문이다. 2년후 석사연구생공부를 마치고 운좋게 지금의 회사에 무사히 취직할수 있었다.
결혼하여 낳은 딸이 지난해 4월에 이미 소학생이 되였다. 요즘 대만지사에 주재원으로 나가있는 나는 귀여운 딸애가 보고 싶은 외에는 나름대도 대만에서 충실한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다.
나는 고생한 끝에 얻은 지금의 생활에 보람을 느끼며 또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 장군이 되려하지 않는 병사는 좋은 병사가 아니라고 하지만 나는 큰 욕심이 없다. 부모님께 효도하고 학생시절에 도움받은 여러분들께 보답을 하면서 사는것이 나의 희망이다. 그리고 형편이 되는대로 세상에 베풀면서 살고 싶다.
/재일조선족 남영권
/원고기획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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