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년 동안의 긴 옥중 생활 동안 가족에게 보낸 편지글을 모은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입니다.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깊은 성찰로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줬죠. 우리 사회의 큰 스승이었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어젯밤(15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희대의 시대의 지성'으로 불렸던 신 교수의 삶을 장세만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기자>
1968년 육사 교관 재직 당시 간첩사건에 연루돼 선고받은 무기징역형.
27살 젊은 나이에 시작된 신영복 교수의 수형생활은 198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날 때까지 만 20년 동안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절망에 갇히는 대신, 교도소 담장 안에서 관찰한 인간과 세상 이야기를 230여 장의 편지글로 펴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여름철의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증오하게 합니다. 겨울철의 추위는 옆 사람의 체온으로 견딥니다. 증오와 애정을 함께 생각합니다.]
이후에도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등 펴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습니다.
동양 고전에서 길어올린 깊은 성찰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에 독자들이 공감했습니다.
[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뭔가 근본적인 반성을 해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쏟는 신뢰와 애정이 아닐까.]
특히 직접 그린 그림과 정감있는 손글씨로 꾸며낸 서화작품도 큰 인기를 얻어, 소주회사 브랜드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암 투병 끝에 75세를 일기로 별세한 신 교수의 영정 앞에는 시대의 인문학 스승을 그리워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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