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김혁의 독서만필]복고풍, 하지만 새로이 읽혀지는…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8월30일 00시00분    조회:89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김 혁

장편소설 《남아있는 나날》(“长日留痕”, 2011년 역림출판사 출간) 은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이다.

출간 당시 평단과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으로, 영어판본만으로 이미 100만부 넘게 팔렸고 20여개 국에서 번역, 출간되였다.

유서깊은 귀족저택의 장원을 자신의 세상 전부로 여기고 집사로서 평생을 보낸 한 남자의 6일간의 려행을 그렸다.

집사 스티븐스는 주인의 저택이 판매되자 저택의 옛 동료였던 켄턴을 찾아 6일간의 려정에 나선다. 회고의 려정 속에 30년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금씩 밝혀진다.

자신이 평생 헌신해온 영국 최고 저택의 주인이 나치 지지자였음을 알면서 스티븐스는 허망한 상실감에 사로잡힌다. 개인적인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맹목적인 믿음으로 모셨던 이미 죽은 주인이 고용주로서는 훌륭한 사람이였다고 생각하는 스티븐스는 이 괴리 때문에 괴로와한다. 집사로서 직업의식이 투철한 그는 일외의 것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여태 살아왔다.

그래서 아버지의 죽음을 옆에서 지키지 못한 것, 자신에게 다가왔던 켄턴에게도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채우고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 떠나가는 것조차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던 자신을 다시 떠올리며 회한을 머금게 된다.

 
장편소설 《남아있는 나날》

스스로 개인적인 삶을 철저히 무시하며 살아왔지만 스티븐스는 과연 자신이 제대로 살아온 것인지 회의를 가진다. 그는 인생의 황혼기에 와서야 소박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다.

작품은 스티븐스의 가족과 련인 그리고 30여년간 모셔온 옛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근대와 현대가 뒤섞이면서 가치관의 대혼란이 나타난 1930년대 영국의 격동기를 들여다본다.

작품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느끼는 복잡한 층위의 감정들이 촘촘하게 얽혀있었다. 그렇게 인생의 황혼녘에야 알아버린 잃어버린 사랑의 허망함과 애잔함에 관해 내밀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30년이라는 회한의 시간 속에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풀어서 말해준다.

이 소설은 큰 찬사 속에1989년 맨 부커 상을 수상했다.

사람들은 이시구로가 이민하여 도착하기 훨씬전에 영국에서 사라진 문화를 그가 어떻게 이렇게 훌륭하게 그려냈는지 감탄해마지 않아했다. 조금은 색바랜 유화를 보는듯, 고풍스럽게 어딘가 뭉근하게 행간을 자극하는 기분은 이시구로의 소설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문장의 맛’이라 하겠다.

“매우 유쾌하면서도,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슬픈 책” , “아름다움과 신랄함을 함께 그려낸 수작” , “스토리, 문체, 작품성, 모든 점에서 놀라운 작품” 매체, 유명작가, 서점가들에서 이 작품에 대해 “눈부신 소설이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쏟아냈다.

개인의 인생과 격변하던 시대에 대한 력사적 조망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세심하고도 폭넓은 통찰력으로 인간의 품위에 대해 말한 작품은 이시구로 소설들중에서 가장 성공하였다는 평을 받는다.

이시구로의 이 소설이 발표된 지도 근 30년이 되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도 어언 2년이 지났다. 하지만 이시구로의 작품이 잘 읽혀지지 않는다는 풍설이 있다.

이곳 서점가에서도 지금 이시구로의 작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시간이 지나서가 아니라 노벨문학상 수상의 랑보가 들려왔던 2년전에도 이시구로의 소설은 그 명작의 진가에도 불구하고 전문코너조차 없이 서점가 구석 쪽에 볼썽사납게 꽂혀있었다.

인터넷에서 보았는데 다행히 이 책을 읽었다는 90후 독자가 있었으나 책을 읽은 리유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애매함 그리고 황당함 그 자체였다.

영화 때문에 이 책을 읽었는데 영화의 녀주인공이 판타지 ‘해리포터’에 나오는 단역배우와 함께 한적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였다고 한다. 책 안 읽는 척박한 풍토의 요즘, 작위적인 유머 같지만 별로 웃음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이다.

자극적인 소재와 가벼운 글이 넘쳐나는 데다가 멜로, 추리, 판타지 등 쟝르소설이 각광받는 시대이라 시종 진지한 격조를 유지하는 이시구로의 문체는 그야말로 복고풍에 다름 아니다.

비록 복고풍의 낡투로 오래된 이야기 같지만 시대의 모순과 개인의 갈등이라는 고전적인 정식을 재해석하며 새로운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따라서 소설 속 사람들이 갖는 고민들이 오늘의 것, 나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서 위로를 받게 되는 깊으면서도 유장한 필치의 소설이다.

그리고 이시구로의 문체처럼 뭉근한 숙제를 남긴다.

과연, 당신에게 그리고 나에게 ‘남아있는 나날’은 어떤 모습일가?

올해는 여러가지 알량한 리유로 세계대전 때문에 루락되였던 75년 후, 노벨문학상이 취소되는 이변이 연출되고 있다.

문학의 위상이 찬 땅에 내동댕이쳐진 작금의 현실에서. 노벨문학상마저 없는 가을은 더더욱 씁쓸하게 다가올 듯 싶다.

이 가을,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 한권 묵은 서가에서 꺼내여 수삽한 바람에 펄럭이는 코트 앞섶에 보듬어 껴안고 싶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15
  • 전남 함평 출신의 아동문학가 김철수(65) 장로가 최근 서울 남산 국제유스호스텔에서 열린 한국아동문학회 제60차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수석부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장로는 2016년 8월 총회에서 전국회장 후보로 지명된다. 김 장로는 1981년 월간 ‘기독교교육’ 신인상 동시부분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문단...
  • 2014-09-25
  • 기념사진   심양시조선족문학회 2014년 문필회   (흑룡강신문=하얼빈) 마헌걸 특약기자 = 심양시조선족문학회에서 주최하고 심양시기원그룹과 신생활그룹에서 후원한 심양시조선족문학회 2014년 문필회 및 ‘료녕성조선족문학작품선 (2001 —2010)’출간기념식이 9월 20일부터 21일까지 심양시 로도호생...
  • 2014-09-24
  •     해맑은 하늘 흰구름이 보문산에 걸치는 싱그러운 10월 문화의 달. 대전에 본부를 둔 한국해외문화교류회(대표 이동규 충남대 교수)초청으로 중국의 대표적 연해 항구도시이며 동양의 나폴리로 잘 알려진 칭다오 조선족작가협회(회장 이문혁 수필가)소속 시인 작가 15명이 대전에 몰려온다. 이번 초청은 올 해...
  • 2014-09-23
  • 중국비교문학학회에서 주최하고 연변대학과 길림성비교문학학회에서 주관하며 길림대학 및 동북사업대학에서 후원한 중국비교문학학회 제11회 년차회의 및 국제학술세미나가 19일 오전 연변대학에서 마련됐다. 중국비교문학학회&nbs...
  • 2014-09-22
  • 연변대학 김화 대상 수상, 김호웅, 박주택교수 론문 발표 연변대학 조선-한국학학원 김화학생이 리륙사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9월 18일 오후, 한국 경상북도 안동시가 주최하고 연변작가협회와 한국리륙사문학관에서 주관한 제4회 중국조선족대학생리륙사문학제가 안동병원과 안동간고등어의 후원으로 연변대학예술학원 ...
  • 2014-09-19
  •   연변대학 미술학원 원장 리승룡교수가 쓴 《화가 석희만의 생평과 작품세계》(연변대학출판사)가 작가이자 번역가인 진설홍에 의해 한어로 출판됐다. 책은 25만자의 편폭속에 석희만의 생평과 예술관을 중심으로 그의 회화작품 및 회화관을 진일보 고찰했다. 석희만은 연변대학 미술학부의 창시인이자 서방화단의 선...
  • 2014-09-19
  • 연변아리랑서로돕기창업협회, 연변작가협회와 문학인들에게 공로패와 격려패를 9월 13일 오전, 중국조선족문학을 발전시키고 민족문학의 후계자 배양을 고무격려하기 위하여 연변아리랑서로돕기창업협회에서는 연길시 의란진 흥농(남계)촌에서 《중국조선족문학 발전, 계승, 추진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연변아리랑...
  • 2014-09-15
  • 연변인민출판사 문예도서편집부에서 편집한 2014년 두번째 아동문학작품집이 일전에 출간되였다. 《꽃이 떨어지는 소리》라고 제목한 이 아동문학작품집에는 최민, 허봉남, 강길. 손룡호, 한정춘, 강성범 등  6명 작가의 소설; 김학송, 림금산, 김동진, 강려, 최길록, 심정호, 려순희, 김견, 오정식, 박흥률, 리명, 로...
  • 2014-09-10
  • 시화집 《시와 사진으로 보는 연변》 연변 주관광국에서 편찬한 시화집 《시와 사진으로 보는 연변》이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시화집은 제1부 혼의 노래- 내 사랑 연변, 제2부 내가 살던 고향은- 전통속에 길이 있다, 제3부 꿈이 있는 풍경- 가장 귀중한 보물들 등으로 나뉘여 시인 김학송의 시 도합 108편을 실...
  • 2014-09-05
  • 농가의 터전에서 옥수수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김동진(왼쪽)과 김영능시인. 연변시인협회에서는 처음으로 맞는 조선언어문자의 날을 맞으면서 한층 더 독자들과 가까이 하고 기층에 심입하여 문학작품속에 우리민족의 현황을 반영하기 위하여 8월 28일과 29일 이틀동안 연길시조양천진 룡성촌에 내려가서 현지...
  • 2014-09-03
  • 2009년 9월 정률성의 절친한 낚시친구이고 중국가사계 태두로 불리는 교우를 인터뷰 정률성의 일생을 재현한 《정률성평전》이 정률성 탄생 100돐 되는 올해에 뜻깊게 출간됐다. 2011년에 벌써 정률성의 평전을 집필하고있다는 소식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리혜선작가는 책이 출간되면 그때 만나자고 미루었었다. 그리고 얼...
  • 2014-09-01
  •   이것은 죽음에 가까운 두 아이가 전하는 보석같은 이야기이다. 불치병, 난치병을 앓고있는 십대들의 이야기에 눈물을 각오하고 읽어야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젊은 스타 작가 존 그린의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반짝이는 유머와 아련한 눈물이 어우러진채 삶과 죽음의 의미, 일생일대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 2014-09-01
  • 최길록의 아동장편소설 《눈물》이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소설은 지난 세기 90년대의 룡정시를 배경으로 하고있다. 소학교 교원인 윤옥자와 그의 집에 맡겨진 전탁생들의 성장과정을 이야기줄거리로 얼기설기 얽힌 그들의 삶과 처지를 통해 개혁개방을 맞은 연변지역의 조선족사회를 재조명하였다. 한국에...
  • 2014-09-01
  •   “정년이 되여 공직에서 은퇴하게 되자 나는 드디여 다른 사람이 아닌 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내 머리로 생각을 굴려보면서 나의 모어인 조선문으로, 오직 나만의 개성이 엿보이는 그런 글다운 글을 좀 써보고싶었다. 그래서 시작한것이 수필이다.” 강룡운 수필집 《무궁화련정》이 연변인민출판사에...
  • 2014-09-01
  •   제18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전병칠의 시집 《종려나무》(연변인민출판사)는 13만자의 편폭속에 제1부 야자수, 제2부 홀딱 벗고싶다, 제3부 잃어버린 연, 제4부 별 하나, 제5부 종려나무, 제6부 먼먼 옛날에, 제7부 태양계의 동화 등으로 나뉘여 도합 79수의 시를 수록했다. 저자 전병칠은 26살에 문단에 데뷔했다...
  • 2014-09-01
  • 8월 31일 오전, 연변조선족자치주 《조선언어문자의 날》 활동준비지도소조에서 주최하고 연변가사협회가 주관한 연변주《조선언어문자의 날》맞이 제1회 가사백일장이 연길시 중우호텔에서 개최되였다. 연변가사협회 비서장인 김영택은 개회사에서 이제 곧 맞이하게 될 《조선언어문자의 날》(9월 2일)은 우리 조선족의 또...
  • 2014-08-31
  • 경남아동문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재순 동시인이 중국 연변에서 한-중 번역동시집 ‘해빛사용료(연변교육출판사)’를 냈다. 이 동시집은 작가가 지난 2012년 우리나라에서 펴낸 ‘햇볕사용료’에 수록된 시 39편을 왼쪽 면에는 한국어로, 오른쪽 면에는 중국어로 번역해 실은 것이다. 지난 2012년 &lsqu...
  • 2014-08-29
  • 연변작가협회와 한국소설가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중-한 항일문학 및 우리글의 세계화 연구모임》이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8월 27일 오전 연길시 백산호텔에서 개최되였다. 연변작가협회 주석 허룡석, 상무부주석 최국철을 비롯한 부분적인 주석단성원들과 회원 30여명과 한국소설가협회 백시종리사장과 오대석 ...
  • 2014-08-27
  • 조선족 작가 김인순 "조선어는 위안과 어루만짐" 소설집 '녹차' 첫 국내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글쓰기를 통해 나는 나의 핏줄과 가족의 정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중국의 이른바 '치링허우'(70後·1970년대 출생자) 대표 작가 ...
  • 2014-08-26
  • 22일, 연변작가협회와 가야하정보과학기술유한회사에서 공동주최하고 한국 수림문화재단에서 후원하는 제4회 “가야하”컵 인터넷문학상 시상식이 연길에서 있었다. 제4회 “가야하”컵 인터넷문학상 중소학생조에서는 정성우의 “최고의 의미”와 신춘령의 “시골아줌마”가 금상...
  • 2014-08-26
‹처음  이전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