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인 배우 출신 여성의 한국 아이돌 데뷔를 반대합니다.'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21일 한국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데뷔한 일본인 3인조 걸그룹 '허니팝콘'을 겨냥한 것이었다. 미카미 유아(25), 사쿠라 모코(27), 마쓰다 미코(23)로 구성된 이들의 한국 활동 소식이 알려지자 곧바로 반대 여론이 올라왔다. 팀의 리더인 미카미 유아가 일본에서 현역 성인 비디오(Adult Video) 배우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포르노 제작이 합법이다. 유아는 원래 2009년 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 'SKE48'의 멤버로 데뷔했지만, 남자 아이돌과의 연애 등 잦은 스캔들을 일으키며 구설에 올랐다. 결국 2014년 팀에서 사실상 방출된 뒤 다음해 성인 배우로 데뷔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아이돌 출신 성인 배우'란 타이틀 덕분에 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우가 됐고 매년 수십억원의 매출을 벌고 있다.

유아를 중심으로 한 허니팝콘이 느닷없이 한국서 활동하기로 한 것은 표면적으로 유아가 한류(韓流)의 열성팬이기 때문이라는 게 본인들의 설명이다. 그는 아이돌 활동 시절에도 한국 아이돌 가수의 춤을 따라 한 영상을 유튜브에 자주 올렸고, 소셜 미디어에도 한국 여행 간 사진을 자주 올리는 등 공공연히 친한파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한국 활동 역시 별도의 소속사를 통해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 멤버들 스스로 돈을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의 한국 가수 활동이 불법은 아니지만 이들의 활동 자체를 반대하는 여론은 만만치 않다. 허니팝콘 데뷔에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 글엔 이미 4만여명이 동의를 표했다. 원래 14일 데뷔 쇼케이스를 열 예정이었지만 반대 여론이 비등하자 행사를 한 차례 미루기도 했다. 미카미 유아는 일본에선 성인 배우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하면서 "그 일 역시 진지하게 하고 있는 일"이라고 한 것도 비판받고 있다. '미투 운동이 한창일 때 바람직하지 못한 성문화를 조장하는 AV 배우가 한국 청소년의 롤모델인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등 비난 댓글 수천건이 올라오고, 일본 야쿠자가 이들을 통해 한국에서도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일본 AV 제작사 배후에 야쿠자가 있고, 이들이 배우를 협박해 활동하게 한다는 폭로가 이어지는 탓이다. 유아는 이런 논란에 대해 "우리를 응원하지 못하겠다는 분들도 이해한다"면서도 "그래도 우리를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