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생민(45)이 3일 10년 전 성추행 사건으로 현재 출연 중인 모든 방송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한다고 밝히면서 방송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예능 대세로 급부상하며 10여개 프로그램에 출연 또는 출연 예정인 김생민이 방송에서 사실상 퇴출되면서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대체 인물 찾기에 부심하는 한편 프로그램 존폐까지 걱정하게 됐다.
우선 김생민을 전성기로 이끈 KBS의 ‘김생민의 영수증’은 사실상 폐지된다. KBS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생민의 영수증’은 김생민의 캐릭터가 중요한 프로그램인 만큼 부득이 이번 주부터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통장 요정’으로 불리는 김생민의 이미지가 프로그램의 주요 모티브인 만큼 더 프로그램을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역시 김생민의 ‘짠돌이’ 콘셉트를 내세운 tvN의 ‘짠내투어’도 난감한 상황이다. 제작진은 일단 이번 주는 결방하고 김생민 출연 장면을 최대한 편집해 추후 방송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를 대체할 진행자를 물색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찾더라도 김생민의 그늘을 벗어날지는 불투명하다.
5회차 방송을 앞둔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의 경우 김생민의 출연 장면을 최대한 편집한다는 입장이다.
김생민이 데뷔 초기부터 현재까지 20년 가까이 고정출연했던 KBS2 ‘연예가중계’, MBC ‘출발 비디오여행’, SBS ‘동물농장’도 날벼락을 맞았다. ‘연예가중계’와 ‘출발비디오여행’은 김생민이 출연하는 코너를 다른 출연자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이 컸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동물농장’은 장수 패널이던 김생민의 부재를 메울 출연자 찾기에 나섰다.
참가자들이 6개월 동안 1000만원의 종잣돈을 모으는 도전을 그린 EBS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김생민을 대신할 출연자를 찾아 예정대로 9월 방송하고, MBN '오늘 쉴래요?'는 김생민 출연 장면을 최대한 편집한다는 입장이다. YTN '원 포인트 생활 상식', MTN '김생민의 비즈정보쇼'도 프로그램 제작의 방향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편, 김생민이 스타덤에 오르는 계기가 됐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김생민의 영수증'은 모든 콘텐츠가 삭제된다.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 측은 "'김생민의 영수증'은 청취자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으로 성장한 프로그램이기에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팟캐스트 ‘영수증’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업로드된 팟캐스트들은 오늘 오후 모두 삭제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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