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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스타 배우 저우룬파, 한달 용돈 12만원에 대중교통 이용
평소 검소한 생활에서 행복 느껴 "돈은 내 것 아니라 잠시 보관할 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내면의 평화를 얻고 평온한 태도로 사느냐입니다."
영화 '영웅본색(英雄本色)' '첩혈쌍웅(牒血雙雄)' 등으로 1980~1990년대 홍콩 누아르(noir·어두운 분위기의 범죄 영화)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톱스타 저우룬파(周潤發·63)가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약 81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저우룬파는 지난 6일 영화 홍보차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해 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데 이어 최근 홍콩 영화 매체인 '제인스타즈' 인터뷰에서도 전 재산 기부 의사를 확인했다고 15일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미 2010년부터 "세상을 떠난 뒤 재산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해온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다.
지난달 14일 홍콩에서 열린 영화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행사에 참석한 배우 저우룬파가 팬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저우씨는 인터뷰에서 "한 달 용돈으로 800 홍콩달러(약 12만원)를 쓰고, 교통수단으로는 버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같은 휴대전화를 17년 동안 쓸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2년 전에야 (노키아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으로 바꿨다"며 "바꾼 이유는 휴대전화가 고장나서였다"고 했다. 그는 할인매장에서 주로 옷을 구매하고, 허름한 홍콩식 맛집을 자주 찾는 등 소박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재산 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그는 "그 돈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돈은 행복의 원천이 아니다"라며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룬파의 전 재산 기부 발언에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힌 아내 천후이롄(陳薈蓮)도 주목받고 있다. 1987년 결혼한 두 사람은 홍콩 연예계의 대표적 잉꼬부부로 꼽힌다. 부유한 싱가포르 상인의 딸인 아내는 결혼 이후 남편의 출연료를 부동산 등에 투자해 늘리고 기부 단체를 세우는 등 든든한 내조(內助) 역할을 해왔다. 천후이롄은 "우리가 죽고 난 뒤 유산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됐으면 한다"며 남편의 전 재산 기부 선언을 지지했다.
저우룬파(맨 오른쪽)가 평소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 /웨이보
1976년 영화 '투태'로 데뷔한 저우룬파는 홍콩 누아르 영화를 통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톱스타이다. 영화 '와호장룡' '황후화'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조조-황제의 반란' 등 할리우드와 중화권에서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저우룬파는 지난 2009년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홍보를 위해 15년 만에 방한했다. 당시 그는 "안녕하세요. 아임(I'm) 주윤발. 감사합니다"라며 한국말을 섞어 인사를 했다. 다른 배우들이 질문에 답할 때는 "빨리 빨리… 시간 없어요"라며 한국말 농담을 하기도 했다. 1981년 영화 촬영차 한국에 처음 왔었다는 그는 "한국의 겉모습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김치찌개 맛과 사람들의 열정은 그대로"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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