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근 일년간 이삿짐센터에서 일 하던 때의 일이다.
그날도 최씨 형님과 나 그리고 주방아줌마(주로 주방그릇 포장하고 정리하는 여자인부) 셋은 이삿짐 나르러 청주까지 갔댔다. 짐이 다소 많아 오후 1시가 넘도록 점심마저 못 먹은채로 계속 일하는 중에 주방아줌마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아이고 , 배 고파. 눈알이 돌아간다."하고 소리쳤다.
소리치는 그 일그러진 얼굴모습이 우스워 나는 대뜸
"아줌마, 배 고파? 배 안 고프게 해 줄까?"하고 물었다.
"응." 대답도 능청스럽다.
"아줌마, 님 생각이 절로 나지? 사랑하는 님... "
"뭐... 뭐야..." 아줌마는 그만 배꼽을 잡고 실소한다. 한참 웃고난 아줌마는 화난 얼굴로 "이게 그냥 어른을 놀리려고 대드네...앙!" 하면서 나를 무섭게 째려 보았다.
정말 화 난듯 하다.
"아줌마 참 악랄하다." 나는 기가 죽어 어설프게 웃었다.
"그래, 내 악랄한데 뭐 보태 준 거 있나? 앙?"
이 아줌마 보기보다 사나웠다. 아무래도 내가 말 실수 한 것 같다. 어쩌면 좋을까... 그렇치!
"그래도 아줌마는 나보다는 착하지...헤헤"
나의 간사한 소리에 아줌마는 그만 크게 웃음보를 터뜨렸고, 집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도 폭소를 터뜨렸다. 아줌마보다 다른 사람들이 하도 웃어 나는 심지어 대단히 재미있었다...
일은 힘들어도 재미있던 하루, 추억이 되버린 그 하루, 느닷없이 그날 그 예쁘장한 아줌마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