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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제6편)
2013년 05월 29일 10시 36분  조회:3960  추천:0  작성자: 훈이
                                                       
                                                              미국 개척정신의 표상-금문교
 


 섬을 떠나 유람선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불리는 금문교를 향해 서서히 다가갔다. 마침 석양 무렵이어서 금문교 뒤로 펼쳐진 태평양 바다와 하늘이 맞붙은 곳에 빨간 저녁놀이 걸려있었다. 그림 같은 경관이었다. 그 노을을 배경으로 금문교가 무지개처럼 해협 사이에 걸려있다. 장관적인 경관에 사진기 렌즈를 맞추니 갈매기가 날아든다. 너무나 멋진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관광객들 모두 기념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우리 내외도 서로 번갈아 금문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머리가 노란 한 청년이 말을 걸어왔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해 뻥한 모습을 보였더니 그 청년이 손으로 사진 찍는 시늉을 한다. 그제야 우리 내외를 사진 찍어주겠다는 고마운 제의라는 걸 알아차렸다. 연신 입으로 유일한 영어 밑천인 《땡큐》를 연발하면서 우리 내외는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미국을 여행하노라면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자진해 나서는 고마운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들의 고마운 소행에서 남한테 가벼운 서비스라도 제공하는 순간, 스스로 천사가 된다는 미국인들의 봉사정신을 읽게 된다. 이 글을 보는 독자들에게 관광지에 가서 연인들이나 부부동반인 관광객을 만나면 사진 찍어드리겠다고 한번 자진해 나설 것을 권고하고 싶다. 가벼운 서비스를 제공한 대신 밝은 웃음과 감사의 인사를 받게 될 것이다. 밝은 웃음과 감사의 인사는 최상의 선물이다. 최상의 선물을 받으며 스스로 천사가 되는 순간을 얻는 셈이다.
 총 길이가 2737미타이고 수면 높이가 67미타인 금문교는 건축될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로서 샌프란시스코  뿐만 아니라 미국의 상징으로 되었다. 금문교가 놓인 해협은 태평양과 만이 만나는 곳으로 간만의 차로 집채 같은 파도가 자주 일고 해류가 빠르며 수심이 120미터이다. 이런 곳에 현수교를 세운다는 것은 당시의 공법으로는 대단한 모험이었다. 골드러시 후부터 샌프란시스코 만에 다리를 놓자는 제의가 제기되었지만 당시로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케이블 기술자이며 토목 기술자인 조셉 스트라우스의 출현으로 다리 건설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조셉 스트라우스는 이미 400여개 다리를 설계한 사람이다. 금문교는 그의 마지막 걸작이다.
 

 교량 건설에 투입 된 주요 자재만 해도 그 당시 단일 공사로서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콘크리트 300,000m3, 철재 류 82,600 톤, 직경 48mm 동선을 다발로 묶어 직경 92 cm 의 케이불로 만들었다. 2 개의 케이블에 사용 된 동선의 길이만 129,000 km. 지구 3 바퀴를 돌 수 있는 길이다. 한 케이블의 무게만도 24,500 톤, 이런 무게를 장비가 낙후한 70여 년 전에 227 m 높이로 들어 올려 다리를 만들었으니 금문교가 미국의 7대 불가사의 중 단연 첫 자리를 차지한다는 이유를 이해 할만도 하다. 금문교 건설에 6개 나라 이민자들이 참가했는데 그 중 중국인 인부들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금문교 건설에 참가했던 중국인 인부들이 당시 거주했던 지역이 바로 지금 도심으로 된 차이나타운이다. 금문교 건설로 미국에서 가장 큰 차이나타운이 생겨난 것이다.

 금문교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수교로 널리 알려지면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골칫거리로 되고 있다. 1993년 그 해 자살자가 천명을 넘어선 후로 공식 통계를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67미터 높이에서 시속 120킬로미터 속도로 떨어지면 4초 사이에 바다 속에 자취를 감춘다고 한다. 삶을 미련 없이 접고 순간의 아름다움에 현혹되었을 가, 아니면 이승의 삶에 회의를 느꼈을 가,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세계를 향한 새 출발이었을 가? 생의 종말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맞은 이들의 동기가 궁금해진다. 

 금문교가 개통되기 일 년 전 조섭 스트라우스는 심장마비로 애석하게 생을 마감했다. 그는 《공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의 유언을 다리를 계속 건설하고 보수해야 한다는 당부보다도 신화는 계속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신화는 계속 되어야 하지만 아름다운 곳이 생을 마감하는 장소로 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의 개척정신의 표상이기도 한 금문교는 뉴욕의 자유 여신상 못지않은 명물로 해마다 9백만 명을 웃도는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유람선은 금문교를 넘어선 후 배전을 돌렸다. 이번엔 분홍빛 저녁노을에 물든 항구도시가 화폭을 펼치고 있었다.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크고 작은 건물들이 서서히 석양을 거두어내면서 황홀한 야경 전야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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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성자 : 거가대교
날자:2013-05-29 13:03:58
금문교를 30년 전에 처음 보았을 때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이 거대한 다리가 1937년에 완공되었다니 그 당시 한국과 비교가 되며 기가 차더군요. 그런데 이제 역사가 한국에서도 쓰여지더군요.

미국 National Geographic 티비의 "세계의 초거대 건축구조물"이라는 티비 프로그램에서 매주 한시간 동안 하나의 초거대 건축구조물을 소개했는데 미국에서는 역시 금문교와 후버댐이 소개 되었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의 거가대교(대교와 해저 고속도로)와 중국의 삼혐댐 딱 두개가 소개 되었읍니다. 한국의 거가대교 건축의 전과정을 한시간 동안 보여주더군요. 거가대교의 해저 고속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속에 건설한 해저고속도로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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