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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편 내 성분은 지주랍니다
2014년 06월 21일 10시 52분  조회:1941  추천:0  작성자: 훈이


해방후에 계급성분 획득이라는게 있었다. 옛날에 못 산 사람은 빈농, 고농이요, 잘 산 사람은 지주, 부농으로 획분하였다. 처음에는 모두 자기가 스스로 성분을 보고하였다. 나는 제대로 하자면 성시 빈민에 속하는데 너무도 찢어지게 못 산 것이 한이 되어 잘 살 았다는 사람들이 부러운 나머지 나는 내 성분은 지주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지주, 부농 소조에 들어가 학습에 참가했다. 나는 지주나 부농이 뭔지 알리 없었다.  투쟁대회라는 것이 시작되었다. 지주, 부농이라는 사람들이 끌려나왔다. 그들의 머리에는 한발씩이나 되는 고깔이 푹 씌워있었다. 그들은 단상에 끌려나와 머리를 푹 숙이고 있고 빈농, 고농이라는 사람들이 무대 아래에서 주먹을 흔들며 구호를 외쳐댔다.
“지주, 부농을 타도하자!”
“우리 피를 빨아먹은 저놈들에게 혈채를 받아내자!”
 사람들의 외침은 분노에 젖어있었다.
“지주, 부농이 뭔데요?”
나는 어리둥절해서 곁사람에게 물었다.
“엤날에 호의호식하고 잘 산 사람들이지.”
“혈채라는 건 또 뭐고요?”
“저 놈들이 빨아먹은 피 값이란 말이다.”
나는 그제사 성분을 지주로 신청한것이 잘못된줄 알았다. 나는 투쟁대회 사회를 보고 있는 공작대 대원에게 가서 말했다.
“아저씨 제가 신청을 잘못했어요. 난 지주가 아니예요. 난 저 사람들처럼 잘 산게 아니고 가난하게 살았어요.”
“그럼 넌 저쪽으로 가!”
그래서 나는 빈농, 고농들이 주먹을 흔들며 구호를 불러대는 사람들 속으로 자리를 옮겼다.
 얼마후에 책임자는 나더러 빈농, 고농단의 깃발을 들고 다니라고 하였다. 나는 큰 벼슬이나 한 것만치 기뻤다. 깃발을 들고 다니며 투쟁대회도 참가하고 문예공연에도 참가했다. 그때 나는 노래를 꽤나 잘 부르는 축이었다. 그래서 선전대를 따라다니며 독창을 했다.
 “아득한 천리길 고향은 먼데”
이렇게 노래를 뽑으면 관중들은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다. 얼마후에 문공단에서 왔다는 사람이 나를 찾았다.
“노래를 참 잘하는데 문공단에 오지 않겠소?”
“월급은 줍니까?”
“아직은 없소.”
이 말에 내 마음은 갑자기 식어버렸다.
“그럼 우리 할머니는 어떻게 하고요?”
“글쎄 앞으로는 월급이 있겠지만…”
그 사람은 말끝을 흐리마리 해버렸다.
월급이 없다는 말에 그렇게도 가고 싶던 문공단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나는 합창대에 뽑혀 목단강이나 할빈 방송국에 다니던 소학시절의 잊 못할 추억을 떠올리며 힘겹게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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