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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재녀모, 즉 남자는 재능, 녀자는 용모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삼국시대 촉한의 정치가이자 전략가인 제갈량은 못생긴 안해를 얻은것으로 력사에 유명하다.
제갈량의 안해 황월영은 면남(沔南)의 이름난 명사 황승언의 딸이였다. 황월영은 어려서부터 령리하고 학문에 능했지만 키가 작고 머리가 노란데다가 얼굴이 검어 생김새가 매우 추했다. 하여 18살이 되였으나 혼사말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황승언은 일찍부터 제갈량이 마음에 들었지만 외모나 기량이 더없이 출중했던 그에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러던차 하루는 제갈량을 만나서 그의 의중을 떠보았다.
“군이 안해를 고른다면 몸은 루추하고 머리는 노란색이며 얼굴은 검지만 재능이 있는 녀자를 배필로 맞을수 있겠는가?”
제갈량은 좋다 싫다 대답을 하지 않았다.
황승언이 찾아온 사실을 안 제갈량의 형수는 시동생에게 황월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넌지시 물었다.
“생원도 인젠 장가갈 나이가 되였잖아요? 황승언이 자기 딸을 주고싶어하는데 생원은 어떻게 생각해요?”
그러자 제갈량은 형수를 보고 이렇게 대답했다.
“모두들 누런 머리에 얼굴은 검어 추하기 이를데 없다고 합디다. 저도 직접 만나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가 쓴 시들을 본적이 있는데 그 뛰여남에 놀랐습니다.”
“그가 쓴 시가 마음에 들면 사람을 한번 직접 만나보는것이 어때요? 시를 잘 쓰면 학문도 있어야 하겠는데 안그래요?”
“형수님이 그렇게 생각하면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제갈량이 월영의 지혜와 용기에 탄복하다
형수의 권고로 제갈량은 황승언의 집에 한번 다녀오기로 했다. 그 당시 류비, 관우, 장비가 여러번이나 제갈량을 찾아와 힘을 합쳐 천하를 바로잡기를 원했는데 제갈량은 동의할지 말지 고민중이였다. 제갈량은 황승언을 찾아 상의도 할겸 겸사겸사해서 그의 집을 찾아갔다.
황승언의 안내로 집에 들어간 제갈량이 집안을 살펴보니 벽에 화법이 뛰여난 그림 한점이 걸려있었다. 제갈량이 벽화를 감상하고있는데 황승언이 딸이 그린것이라고 소개했다.
“딸이 제멋대로 그린것이니 비웃지 말게.”
황승언은 또 창밖에 탐스럽게 피여난 꽃들을 가리키며 자랑했다.
“저것도 내 딸이 심고 가꾼것일세. 어떤가? 꽃들이 아름다운가?”
제갈량은 황월영의 재능에 감탄하고있었다.
“따님이 재간이 많은가 봅니다. 그림도 잘 그리고 꽃도 잘 가꾸니 말입니다.”
“내 딸의 자랑은 아니지만 그런 재주가 있는가 보오.”
이때 황월영이 방에서 나왔다. 제갈량은 그의 추한 외모에 대해서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제갈량은 황승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류비, 관우와 장비가 와룡산으로 여러번 저를 찾아온적이 있습니다. 그들을 따라 세상을 다스리는데 나서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내릴수가 없습니다.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저에게 방향을 가리켜주십시오.”
황승언은 기뻐하며 되물었다.
“류비가 과연 자네를 찾았었군. 사람보는 안목은 있단 말이야. 먼저 자네생각부터 들어보고싶네.”
그러자 제갈량은 자기생각을 털어놓았다.
“저는 사실은 조용한 시골에서 농사나 짓고 글이나 읽으면서 세상이 돌아가는것을 지켜보고싶습니다. 복잡한 이 세상에서 이름이 알려지기를 바라지도 않고 그냥 목숨이나 부지하면서 평화로운 삶을 살가 합니다.”
이때 옆에서 듣고있던 황월영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지금은 님이 이름을 날리려는것이 아니라 세상이 당신을 필요로 하고있습니다. 이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리고 복잡한 세상에서 개인목숨이나 유지하려는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또 쉬운 일도 아닙니다. 공용(孔融)이나 양수( 修)를 막론하고 예로부터 이런 생각을 품었던 문인들을 보면 결국에는 감금되지 않으면 살해당하고 아니면 류배를 떠나고…평화롭고 자유로운 생활을 하신분이 계십니까?”
황월영의 권고로 세상에 나가다
황승언은 딸이 자신의 마음속말을 하는지라 연신 머리를 끄덕였다. 제갈량도 처녀의 대담함과 슬기로움에 또한번 놀라게 되였다. 황월영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건 마치 보석이 흙속에 파묻힌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을 깊이 감추려 하실 필요가 있습니까?”
듣고있던 제갈량의 얼굴에 미소가 비꼈다. 흥분의 기색이 력력했다. 그는 황월영을 한번 바라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월영처녀의 말씀을 들으니 느끼는바가 많습니다. 사실은 저도 뜻을 펼쳐 크게 해보려고 했으나 험난한 과정과 실패가 두려웠습니다. 평생 밭과 씨름하자니 그것도 내키지 않았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이런 깊은 생각을 하시다니 정말 탄복됩니다. 저도 생각을 고쳐 다음에 류비 등이 다시 찾아오면 얘기를 나누어보고 생각이 같다면 기꺼이 따라서 가리다. 흥망성쇠는 제 개인의 의지로 좌우지되는것이 아니기때문에 신경쓰지 않으렵니다.”
와룡산에 돌아온 제갈량은 황월영을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그들의 혼인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결혼후 얼마 안되여 제갈량은 뜻을 이루기 위해 류비를 따라나섰다. 남편이 항상 전쟁터에 나가있었지만 황씨부인은 근면한 생활을 하면서 내조를 잘해 제갈량의 걱정을 덜어주고 훌륭한 원군이 되였다. 제갈량의 친구들과 이웃들의 어려움을 만사를 제쳐놓고 도와주었으며 성품이 따뜻하고 친절해 “공명이 마누라 고르는것을 배우지 말아야 한다. 황승언의 딸과 같은 추녀를 얻을지도 모르니깐”라고 말하며 비웃던 사람들도 후에는 모두가 그녀를 따르고 존경했다고 한다.
제갈량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현모량처
제갈량과 그의 부인은 금슬이 매우 좋았다. 그들은 슬하에 아들 둘, 딸 하나를 두었는데 모두 머리가 비상하였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46세에 낳은 늦둥이 제갈첨은 후에 나라의 공주와 결혼하였는데 용감무쌍한 장군으로서 전쟁터에서 불행히 목숨을 거두었다.
황씨부인에 대해 일부 야사에서는 절세미인으로도 소개하고있다. 시국이 어지러울 때라 황월영은 얼굴에 진흙을 발라 자기의 미모를 감추었다고 한다. 그리고 제갈량의 앞에서만 경국지색의 미모를 드러냈다고 한다.
어찌됐건 지모가 뛰여난 제갈량과 탁월한 현모량처 황월영은 그야말로 천하에 길이 빛날 천생배필임에는 의심할바가 없다.
《상해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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