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의 성씨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건만 사람들은 예술의 영원한 주제라는 아름다운 말로 개괄한다. 사랑이 예술의 주제로 되는것은 생명발로의 아름다운 형태인 예술에 앞서 인생의 영원한 주제로 되였기때문이리라.
사랑을 딱히 이름지을수는 없으되 사랑과 인생을 동의어라고 말할수 있다. 따라서 사랑의 비밀은 인생의 비밀이 되는것이요 인생길에서 엮은 사랑의 편장은 곧 그의 인생의 편장이 되는것이다. 젊은 시절엔 무지개같은 꿈을 주고 늙어서는 인생의 저문 언덕에 추억으로 되새겨지는 사랑에 대한 자성은 자기 인생에 대한 자성이 된다.
녀인들에 대한 남자들의 인식은 심각할수 있으나 녀자에게 취하는 행동은 영원히 천박할수밖에 없다. 로신선생은 중국의 남자들은 모두 성인이 될수 있었는데 녀자들이 망쳐놓았다고 하였지만 기실 이 세상의 모든 녀자들은 원래 괜찮다고 할수 있다. 문제는 어떤 남자를 파견하여 그 녀자를 정복하는가에 달렸다.
녀자들은 몽롱시, 가장 난해한 몽롱시라고도 한다. 기실 녀자는 한권의 책이다. 난해하기도 하고 통속적이기도 하다. 녀자라는 이 아름다운 책을 남자는 시종 서투르게 해석하여 왔고 지금도 그렇다. 항간에서 흔히 남녀사이에 전기가 통하니 안통하니 하는 말이 있는데 확실히 사랑은 음전기, 양전기두극의 전기를 띠고 있으므로 조작에 근신하여 전기에 붙거나 선이 끊기지 않게 해야 한다.
대저 사랑의 감정은 호감으로부터 발효하기에 그것을 단술로 빚는가 고배로 빚는가는 자신에게 달린일이다. 사랑은 한차례 남몰래 한 비밀투고인데 사랑책에 녀편집의 편집방향과 의도를 잘 알아낸후 투고하되 알맞게 서정을 토로하면서 중점을 또렷하게 내세워야 한다. 아니면 퇴고당하기 십상인바 재투고의 성공률은 낮다
모종 경우 애정행위는 한차례 모험적인 투자로서 크게《벌수》도 있고 본전도 찾지 못할수 있다. 감상주의적으로 표현한다면 사랑은 아름다운 이중주로서 조화로워야 감동적인 악장을 연주할수 있다. 아니면 주선률이 외곡되고 소음으로 될것이다. 인생을 려로라면 사랑도 인생행로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선으로 되여 당신을 떠나기 아쉽게 할도 있고 역증나고 피로해져서 영영 떠나게 할수도 있다. 처음 사랑의 꽃마차를 달릴때 거리보존법칙과 급정거경우를 념두에 두고 초속으로 달리지 말아야 한다. 우정선과 애정선을 잘 분별하면서 전후좌우를 잘 살피며 제때에 정지, 통과하는데 주의해야 한다,
사랑을 아름다운 선률에 비유할 때 풋사랑은 경음악, 열렬한 사랑은 재즈곡이고 결혼은 통속음악인데 리혼이 류행곡이 된것은 현대인의 비극이다. 사랑에 사랑을 더하면 비상한 사랑이 되고 사랑에서 사랑을 덜면 사랑의 기점이 되며 사랑에 사랑을 곱하면 무한한 사랑이 되며 사랑에 사랑을 나누면 유일한 사랑이 된다.
정이 고기와 물처럼 되는것은 모든 부부들의 최고의 추구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너무 쉽게 하나의 잘못을 범하고있다. 바로 자기는 늘 물이고 대방은 고기라고 생각하는것이다. 사랑은 모호성과 림기응변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공식이 없지만도 기술은 수요된다. 사랑을 얻기전의 기다림은 곧 사랑의 대명사이고 사랑을 얻은후의 연분이 곧 결론이다. 확실히 그대앞에 서있고 또 그대가 심장이 뛰는 리유를 말할수 없을 때 곧 사랑의 꽃대문이 열리는 때이므로 나름껏 사랑을 하라. 그러나 신근한 육종가의 자태로 사랑의 꽃나무를 가꾸어가시라.
사랑을 한권의 책이라 한다. 랑만으로 넘친 활발한 애정은 재미있는 련환화이고 장중하고 자중하는 애정은 두터운 정장본이며 파란곡절속에서 동고동락한 사랑은 심혈로 쓴 초사본이지만 글줄 곳곳에서 옥처럼 밝은 빛이 반짝인다. 헤여졌다가 다시 맺은 사랑은 수정보충한 재판본이고 생사불변의 애정은 절판서이며 총서처럼 엮어진 애정은 틀림없이 “도판서”이다.
사랑책은 한생을 진실된 심장으로 엮는 소중한 인생편장으로서 아무도 대신해 쓸수 없다. 정장본이든 초사본이든 그리고 수정재판 본이든 옹근 인격이 인생의 화랑에 전시되는것으로서 련습이 없이 쓰는 초고이자 완성고가 되기에 실패작이 많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미완성작으로 남기마련이다.
젊은이들의 사랑책은 랑만파의 시집으로서 작열하는 격정으로 충만되여있으며 아름다운 상상과 우아한 묘사, 능란한 수사법으로 차있다. 중년의 사랑은 한부의 황당파의 희극으로서 극속에 인물관계는 애매하며 복잡한 모순충돌은 언제나 당사자도 망연자실과 곤혹에 빠지게 한다. 로년인의 애정은 한부의 담담하고 평온한 산문집으로서 가을하늘처럼 맑고 쓸쓸하고 고요하다. 때때로 멀고 분방한 회포가 쪼각구름 처럼 떠오르기도 한다.
사랑책은 알뜰하게 간직하고 애호할 필요가 있는 소중한 책이기에 읽을 때이든 아니 읽을 때이든 아름다운 뚜껑을 씌워두어야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파묻어둔 사랑은 망망대해속에 빙산과 같고 창망한 하늘에 비를 머금은 비구름과 같으며 깊은 산속에 묻힌 백만년전 광맥과 같고 깊은 우물속에 고요한 물과 같기도 하다. 이런 말없이 집착하는 사랑은 소홀히 번질수 없는 밀서와 같아서 평생 유일한 해독자를 기다려야 한다. 애정학에는 스승이 따로 없이 죽을때까지 자습해야 하게 “3호학생”이 많지 않다. 인생이 미완성작이듯이 애정서도 미완성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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